성미산마을 지도

[김시온, 조창오 기자] 성미산 마을은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커뮤니티들의 네트워크’이다. 1994년 협동조합형 어린이집(우리어린이집)을 시작으로 한국형 리얼 유토피아라고 불린다. 마을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만들다 보니 어느 덧 20년이 넘은 성미산 마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일 울림두레생협(전 마포두레생협) 김우 이사장을 만났다.

관계가 있는 마을 ‘성미산 마을’

두 아이의 엄마인 김우 이사장은 아이들에게 “마을에서 누가 제일 좋아?”라는 질문에 “마을사람 다 좋아” 라고 대답할 때 큰 선물을 준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이 누군지 알고 인사할 수 있는 성미산 마을을 관계가 있는 마을이라고 소개했다.
김이사장은 사람과 마을이란 단체는 사람들이 모여서 소통하는 곳이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사람과 마을의 운영위원장이 곧 성미산의 대표는 아니다. 극장, 두레, 마포FM 등 각 단위의 위원장들은 소집정도의 권한이 있을 뿐, 모여 의논하고 회의를 통해 운영하는 구조이다.
성미산 마을은 각자의 직업, 학벌 등을 떠나 평등하고 친근하게 각자의 별칭을 부른다. 별칭을 부르는 것은 소수에서 시작하지만 긍정적이고 건강한 관계형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적극 장려하고 있다.

성미산 마을 대안학교

 

성미산마을의 교육

김우 이사장은 성미산마을에서 교육은 마을의 출발점이었으며, 마을 유지 비결이라고 했다. 3살짜리 공동육아에서부터 12년제 대안학교 ‘성미산학교’까지 성미산마을 교육기관은 보호자와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머무르는 공간이다. 더 마음이 가고 참여하게 되는 것이 성미산 교육의 비결이다.
성미산 마을교육 지향점은 생태적인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선행학습 없이 바람, 흙, 물을 느끼고 경험하면서 경쟁심이 아닌 상생과 협동을 배운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 사람과 사람사이에, 학교와 마을 사이에 있는 벽을 넘어 함께 어울리는 삶을 지향한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고 가정과 마을에서도 이어진다. 교사와 부모도 함께 공부하며 학교와 가정, 마을을 연결하여 풍부한 배움이 일어나는 ‘학습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시한다.

'성미산밥상' 식당 내부 모습

 

중요한건 협동과 참여

마을 여러 단위의 운영위원회는 구성원들이 그 단위가 유지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자발적 각출해 운영한다. 성미산 마을에 살기 때문에 이 단위에 참여해달라는 요청과 강요는 없다. 모두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만 개인차에 따라 모두 같은 시간과 비용을 분담할 수 없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서로의 차이와 입장을 이해하고 인정해준다. 이 마을단위가 자신에게 필요하다면 품을 내고 운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고, 결과가 아닌 과정과 공존을 중요시한다.
협동의 사례에는 ‘성미산밥상’이 있다. ‘성미산밥상’은 유기농재료와 조미료 사용을 하지 않는 건강한 밥집이다. 외부컨설팅기관에서는 비관적인 결과를 예측했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와 협동의 힘으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성미산밥상’을 통해 꿈을 실현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성미산 극장 내부 모습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를 허무는 마을극장

성미산 마을 극장은 프로와 아마추어, 마을과 마을,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공간이다. 아이들의 소박한 공연에 박수를 보내며, 사진전시회, 무용, 음악, 영화, 연극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관객의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무대 위 주인공이 되어 가슴뛰는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수익은 극장운영에 사용된다.

앞으로의 희망은?

일반가정 중심만이 아닌 독립생활자, 성소수자, 노인, 청소년 등에 관심을 갖고 조화롭게 어울어지는 마을이 되기를 바란다. 또 성미산 마을 지역화폐 ‘두루’가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 마을 주민 사이에서는 아이를 서로 봐주는 ‘정 문화’가 있다. 하지만 지역 내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두루’가 활성화 되어서 도움을 받은 대가로 두루를 지불해 수평적이고 쌍방의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나에게 불필요한 물품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 나눌 수 있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아 안전하고 살기 좋은 지역사회가 조성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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