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금융권 진출 위한 포석 가능성"
여러 제약으로 현실적 어려움..간접 경영 참여는 가능

DGB금융그룹 대구본사/사진=DGB금융그룹 제공
DGB금융그룹 대구본사/사진=DGB금융그룹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OK저축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DGB대구은행의 모기업 DGB금융그룹(이하 DGB금융)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면서 그 배경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OK저축은행 측은 배당 수익 등을 기대한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고 밝혔지만 속내는 다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최윤 OK금융그룹(이하 OK금융) 회장은 지난해 대부업을 철수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결국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 DGB금융에 투자해 1금융권 진출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한 상황이다.

OK저축은행, DGB금융그룹 최대주주 등극

27일 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 18일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 감소와 OK저축은행의 지분율 상승에 따라 최대주주가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OK저축은행의 DGB금융 보유 주식수는 1435만3529주로 지분율은 7.53%에서 8.49%로 늘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의 지분율은 8.00%에서 7.99%로 감소하면서 DGB금융 최대주주는 OK저축은행으로 바뀌었다. DGB금융의 최대주주가 변경된 것은 지난 2019년 9월 이후 약 4년만이다.

OK저축은행의 DGB금융 최대주주 등극에 대해 업계에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OK저축은행은 이번 지분 확대가 배당수익을 기대한 단순 투자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314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 704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그럼에도 업계 관계자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이유는 OK금융의 과거 M&A(인수합병) 관련 행보 때문이다. OK금융은 지난 2015년 LIG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등 인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2017년에도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매물에 관심을 기울였지만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OK금융그룹 제공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OK금융그룹 제공

종합금융그룹 꿈꾸는 OK금융그룹, DGB금융에서 시작?

게다가 최윤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도 DGB금융 지분 매집이 1금융권 진출을 위한 포석이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OK금융은 재일동포 3세 최 회장이 2002년 설립한 대부업체 '원캐싱'에서 출발한 회사다. 그는 이후 2014년 예주저축은행·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사명을 OK저축은행으로 교체하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그 결과, 빠른 시일 내 급성장한 OK금융은 2022년 공정자산총액 5조2260억원을 기록하며 76개 대기업 중 74위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이 되려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이어야 한다.

최 회장은 지난해 산하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보유한 금전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하면서 대부업 철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는 대부업 철수 당시 "그룹의 모태인 대부업 철수를 계기로 또 하나의 새로운 정통에 올라섰다"며 "이는 OK금융이 또 다른 이단을 향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이기에 도전의 발길을 멈추지 말고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시작점을 DGB금융 최대주주 등극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이유다.

문제는 앞으로 OK저축은행이 DGB금융의 지분을 추가로 매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상호저축은행법상 저축은행은 동일 회사 주식에 대해 15%만 보유할 수 있기 때문. 은행법상으로도 시중은행 동일 주식 보유 한도인 10%를 초과하면 제재를 받게 된다. 

또 대주주 적격성 심사 때문에 당장 1금융권 진출을 모색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제약도 있다. OK금융은 앞서 언급했던 이베스트투자증권 M&A 추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대부업 위주의 사업구조를 지적받으며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종합금융그룹 프로젝트를 이제 막 시작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도전할 확률은 높지 않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OK금융의 최근 행보는 단순 투자와 1금융권 진출 그 사이에 있는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다. 저축은행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2금융권 금융사에 걸려 있는 여러 제약 탓에 당장 1금융권 진출은 힘들지라도 사외이사 추천 등 간접적인 경영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OK금융이 증권사 인수 등 종합금융그룹으로서 기반을 닦은 후 DGB금융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며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다면 DGB금융 내 OK금융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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