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1억4600만원, 4년 연속 1위
은행권 최고 토스뱅크보다 1000만원 높아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도 1억 넘는 고연봉
업황 악화 이유로 소비자 혜택만 줄여

삼성카드 본사/사진=삼성카드 제공
삼성카드 본사/사진=삼성카드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업황 악화에 고전하고 있지만 임직원 평균 연봉은 꾸준히 늘어 대부분 1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악화를 이유로 고객들의 혜택만 줄인 것과는 상반된 움직임이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최고경영자(CEO) 등 직원들이 거액의 연봉과 퇴직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한 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는데,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똑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8개 전업카드사 평균 연봉 1억1405만원

21일 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은 1억1405만원으로 전년(1억1287만원) 대비 1.5% 올랐다.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삼성카드가 1억4600만원으로 4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억3900만원) 대비 5.5% 증가한 수준이다. 임직원 수는 19명 줄어든 반면 보수 총액이 늘어나 평균연봉이 상승했다.

특히 삼성카드는 작년 모든 전업 카드사들이 2조원이 넘는 상생금융안을 발표했지만 홀로 침묵으로 일관한 바 있다. 당시 삼성카드 측은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일원으로 상생금융 방안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상생 정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지난해 임직원에게 평균 1억22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해 삼성카드와 2400만원 격차가 났다. 이어 KB국민카드가 1억2100만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BC카드 1억1300만원, 하나카드 1억1200만원, 현대카드·우리카드 1억400만원, 롯데카드 90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상위사들은 은행권보다 높은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을 공시한 은행 중 가장 높은 평균 연봉을 준 곳은 토스뱅크(1억3600만원)로 삼성카드는 이보다 1000만원 많은 금액을 임직원 평균 연봉으로 지급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도 현재까지 임직원 평균 연봉을 공시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KB국민은행(1억1800만원)보다 높은 보수를 직원들에게 줬다.

업황 악화에도 고연봉 지급, 소비자 혜택은 축소?

문제는 카드사들이 직원들에게 높은 연봉을 지급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부분이다. 실제 실적, 건전성 등 모든 부분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아직 발표를 하지 않은 현대·롯데·BC카드를 제외한 전업카드사 5곳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2050억원) 45.3% 급감했고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도 각각 3511억원, 1719억원을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10.9% 감소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도 각각 2.1%, 3.2%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건전성을 대표하는 지표인 연체율도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뜻하는 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 대비 0.42%p(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임직원 연봉을 깎는 대신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방법을 택, 고객에게만 비용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실제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 458종이 단종됐다. 이는 2022년(116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카드사들은 알짜카드를 없애는 동시에 프리미엄카드에 집중하며 연회비도 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8개 전업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9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2%(689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연회비 수익 증가는 카드사들의 고급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며 우량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소비자 혜택은 줄어들고 임직원 연봉은 오르는 현 상황을 고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카드사들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며 "대형 카드사를 중심으로 제대로 된 책임 경영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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