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투자처로 '각광'...고금리·공급과잉으로 ‘골머리’
지난해 거래량, 거래금액 모두 전년 대비 30%가량 줄어
"건설업계 부실 뇌관 될 수 있다" 우려

그래프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래프 관련 이미지.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집값 상승기에 투자처로 주목받던 지식산업센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거래량과 금액 모두 급감한 가운데, 입주하려는 사업장이 없어 공실률이 높고 미분양 물량까지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지식산업센터 분양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 33%, 거래금액 34% 감소

20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전년 대비 모두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한 지식산업센터 거래 특성 보고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매매 거래량은 3395건으로 전년 대비 33.1% 감소했으며, 거래금액 역시 1조4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1% 줄어들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및 정보통신산업을 영위하는 자와 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다층형(지상 3층 이상)의 집합건축물을 뜻한다. 적은 투자금으로 매입할 수 있는 데다 주택에 비해 대출 규제가 적고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도 있어 지난 2020~2022년 집값 상승기에 투자처로 주목받았다.

수요예측 실패...우후죽순 공급이 시장 악화 원인

이처럼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받아 발생한 공급 과잉 상황은 미분양 물량 증가 및 거래액 급감으로 이어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 및 고금리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대출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지식산업센터 분양시장 상황도 함께 악화한 것이다.

예컨대 광명역 GIDC 지식산업센터, 아산 탕정지구 지식산업센터 등은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광명시는 핵심 산업단지가 부재한 데다 이미 가산, 구로 등에 지식산업센터가 자리를 잡고 있어 애초에 수요 확보가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 및 투자가 몰리면서 유동인구가 적은 부지에까지 상가가 과잉 공급된 점도 문제다. 상권 활성화 자체가 어려워 공실이 생겨난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분양가가 높고 대출이자 부담이 큰 신규 상가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공급 부담이 크거나 유동 인구 확보가 제한되는 지역 내 상가는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도 고금리, 고물가 등 경기 전반 불확실성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축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의 지식산업센터 매매 건수만 해도 총 635건, 거래액은 4720억원에 불과했다. 전년(956건, 7512억원)대비 거래량은 33.6%, 거래금액도 37.2% 감소했다. 경기도의 거래량은 2089건으로 전년(2901건) 대비 28% 줄어들었으며 거래액도 28.6% 감소한 7549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 이미지투데이.
국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 이미지투데이.

상황이 이러자 지식산업센터가 건설업계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식산업센터 입주 업종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업집적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지난달 말부터 시행했다.

이를 통해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할 수 있는 업종을 제조업, 정보통신업 등 첨단 산업에서 통신판매업과 전문건설업 등으로 확대했다. 이에 더해 각 지자체가 지식산업센터 인허가를 내줄 때에는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할 것을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지식산업센터 거래가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신규 분양과 공급은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