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과 제스처로 작동하는 AI 개인비서
"스마트폰 대체할 AI기기" vs "최악 기술"
SK텔레콤 통해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
가격과 구독료, 시기 등은 미정

Ai핀 작동 모습. 사진=휴메인 홈페이지 캡처 
Ai핀 작동 모습. 사진=휴메인 홈페이지 캡처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세계적인 IT 매거진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실패로 끝난 2023년 최악의 기술’로 선정했던 휴메인(Humane)의 웨어러블 인공지능(AI) 기기 'Ai핀(Ai Pin)'이 조만간 국내에 상륙한다.

글로벌 주요시장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되는 것이다. 혹평만큼이나 호평도 적지 않은 제품인 만큼 수준이 높아 까다롭기로 유명한 국내 IT소비자들 사이에 과연 어떤 반응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Ai핀은 올해 2월 말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4'에서 공개된 뒤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SK텔레콤은 곧바로 휴메인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협력 관계를 맺었다.

가격이나 구독료 및 출시 시기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본래 3월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출시 시기가 3월 말로 미뤄졌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4월 중순은 돼야 Ai핀을 받아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게 휴메인 측의 설명이다.

기술 매거진인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휴메인은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이 단순한 MVNO(이동통신망의 통신망을 임대해 독립적인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 제휴를 넘어서는 ‘전략적 투자 기회’의 일환이며, SK텔레콤이 Ai핀을 구동하는 독자적인 AI 지원 운영 체제인 휴메인의 CosmOS 라이선스를 취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 전 임원이 설립한 회사...오픈AI와 MS 등에서 투자받아 

휴메인은 2017년 애플 임원 출신인 베서니 본조르노(Bethany Bongiorno)와 임란 초드리(Imran Chaudhri)가 공동 설립해 유명해진 회사다.

휴메인은 외부에 알려지기도 전에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유명한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 벤처스 등으로부터 2억달러(약 2700억원)가 넘는 투자를 받았다.

GPT-4 기술로 구동되는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된 Ai핀은 배지처럼 자석으로 몸에 부착하고 다니면서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AI와 웨어러블 컴퓨팅의 완벽한 통합을 통해 이 기기가 스마트폰 없이도 생활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마중물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따로 없고 사용자의 손바닥에 빔을 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Ai핀 근처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레이저를 통해 화면이 나와 날짜와 시계 등이 표시된다. 일명 ‘레이저 잉크(Laser Ink)라는 기술 덕분이다.

사용자는 손동작이나 음성을 통해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고 음악을 제어할 수도 있다. 달러를 유로로 환전하면 얼마가 되는지 등 간단한 질문도 빠르게 답변해주고, 번역 기능도 지원한다.

미국의 IT 매체인 씨넷에 따르면 Ai핀은 총 50개의 언어를 지원한다. 자체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어 휴대폰과 페어링할 필요가 없는 완전히 독립적인 기기다.

현재는 SMS만 지원되지만 곧 왓츠앱(WhatsApp) 같은 메시징 서비스와의 호환성도 추가될 예정이다.

본조르노 CEO는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현재의 순간에 더 많이 살고 싶다는 것”이라고 이 기기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항상 대기하고 있는 전문 비서가 궁금한 점을 도와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통해 국내에 출시 예정...지난해 실패한 최악의 기술로 선정되기도 

Ai핀은 처음 등장했을 때 전문가들 사이에서 특이하다는 평가와 함께 어색하다는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특히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타이타닉호 잔해 탐사를 위해 5명을 태우고 출항했다가 실종된 타이탄 잠수정과 실험실 배양육, 제너럴 모터스(GM)의 자회사 크루즈가 만든 로보택시, 급증한 플라스틱,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며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초전도체, 그리고 끝으로 인위적 방법으로 태양열이 지구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들어온 태양열을 지구 밖으로 빠르게 방출하는 기후 기술인 태양지구공학과 함께 Ai핀을 지난해 최악의 기술로 꼽았다.

스마트폰 스크린이 주는 매력이 없고, 비싼 가격에 월 구독료까지 내야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문제로 거론됐다.

Ai핀의 가격은 699달러다. 여기에 구독료로 24달러를 별도로 내야 한다. 연결, 안전한 데이터 저장, 휴메인의 AI 서비스 이용에 따른 비용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크립토폴리탄의 제임스 키노티 기자는 17일 “휴메인의 Ai핀은 웨어러블 AI 기술의 중요한 진보를 상징하며, 모바일 컴퓨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제품”이라며 “단순성, 편의성, 사용자 중심 디자인을 우선시하여 스마트폰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생산성과 연결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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