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표 후보로 주총에 올라..사실상 연임 확정
'자기자본 3조 앞둬..종투사 인가에 '탄력' 기대
배당·건물 매각 등 자본 확충해 초대형IB도 구상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사진제공=대신증권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사진제공=대신증권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사실상 3연임을 확정하면서 올해 목표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 진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신증권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오 대표를 단독 대표 후보로 추천하고, 이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오 대표의 연임안은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특히 오 대표가 단독 대표 후보로 오르면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3연임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오 대표는 지난 1987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대신증권 인사부장, 재무관리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대신저축은행 대표이사, 대신증권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20년부터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이번 선임안이 주주총회에서 가결될 경우 오 대표는 총 6년간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다.

오 대표가 연임하게 되면 지난해 말부터 증권가에 CEO 물갈이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서도 자리를 지키게 되는 셈이다. 앞서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키움 등 주요 증권사가 지난해 말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실적 부진과 내부통제 실패 여파에 따라 수장을 교체했다. 

반면 오 대표가 이끈 대신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등을 피한 몇 안 되는 증권사로 꼽힌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이끌어낸 만큼 오 대표의 연임에 대한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오 대표의 보수적인 경영에 실적도 양호했다. 오 대표가 부임한 2020년, 2조2895억원이던 대신증권 매출(별도기준)은 2021년 2조4321억원, 2022년 3조1073억원, 2023년 3조5909억원 등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한편, 대신증권은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에 오 대표 연임 안과 함께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건(보통주 1주당 1200원 현금배당 등) △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 등을 상정했다.

다음 달 종투사 인가 신청..오 대표 연임으로 인가 탄력 붙을까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오 대표의 임기 중 양호한 실적과 함께 올해 종투사 진입을 목전에 둔 점도 연임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다음달 금융위원회에 종투사 인가 신청에 나설 계획이다. 이 같이 전사 목표 달성을 위해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 오 대표를 연임해 종투사 진입 작업에 탄력을 붙이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증권사가 종투사로 지정 받기 위해서는 별도 기준 '자기자본 3조원' 요건을 갖춰야 한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 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늘어나며 기업 직접 대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업무를 영위하는 등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신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2조170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부터 종투사 도전을 경영목표로 세운 대신증권은 사옥매각 추진, 계열사 배당, 보유자산 재평가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힘을 실었다.

대신증권은 특히 올해 종투사 지정을 넘어 초대형 투자은행(IB) 자격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초대형IB로 지정되려면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야 한다.

앞서 이어룡 대신파이낸셜 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4조 달성, 초대형 증권사 진출을 2024년 대신파이낸셜그룹 전략목표로 수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22년 이어룡 대신파이낸셜 그룹 회장이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그룹미션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신증구너

이 회장은 "증권의 자기자본 4조 달성이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그룹이 이끌고 각 사업 부문이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면 증권은 올해 말에 자기자본 4조를 만들 것"이라며 "올해 연말에 자기자본 4조를 달성한다면 대신증권은 명실상부 업계 최고 수준의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본사 사옥 매각과 계열사 배당 등을 통해 4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서울 중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의 평가 가치 금액은 6000억~7000억 원에 달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직까지 구체적인 자기자본 확충 방안은 없다"며 "초대형 IB추진은 종투사 인가 이후 순차적으로 진행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투사 도전에 목표가 상향...배당 등 '계열사 자본거래' 따른 재무안정성 우려도

증권가에선 대신증권의 종투사 도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대신증권의 목표주가를 2만원에서 2만2000원으로 10%로 높였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상반기 중 자기자본 3조 원을 달성해 국내 10번째 종투사 신청 예정"이라며 "4분기 별도 자기자본은 2조8500억 원인데 부족한 부분은 가까운 시일 내 자본조달로 충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빠른 시일 내 자기자본 3조 원을 달성해 10번째 대형증권사로 지정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조건을 달성해 초대형 기업금융(IB) 인가를 통해 발행어음 등 신사업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종투사 추진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지난 5일 '증권사 대형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대신그룹 금융의 계열사 자본거래를 문제 삼았다.

이 본부장은 자기자본의 '질'에 주목하며 "자기자본 증가의 원천 중 가장 좋은 것은 유상증자나 현금성 이익 발생이며, 현금 유입이 동반되지 않은 자기자본 증가는 자본의 질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종투사나 초대형 IB 및 IMA 사업자 자격을 획득하면 영업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이는 규모의 경제 진전과 수익원 다각화 측면에서 좋은 일"이라면서도 "영업 확대는 또 다른 관점에서는 위험투자와 차입금 증가를 의미하는데, 실질적인 자본 확충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투자와 차입금이 대폭 늘면 종합적인 재무안정성은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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