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 포켓·브랜드 대물림·패밀리 룩 트렌드"

/ 사진=신세계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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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저출산으로 아동복 시장도 양극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고가 시장으로 쏠림 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텐 포켓' 등 트렌드와 맞물려 유명 브랜드의 키즈 라인 신설이나 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아동복 시장은 진보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역대급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최근 제조 유통 일괄형(SPA) 브랜드까지 키즈 라인 신설이 이어지고 있다. 스트릿 웨어 '라이프 워크' 등 외형을 갖춘 캐주얼 브랜드 등도 아동복 단독 사업을 검토 중일 정도로 아동복 시장은 힘을 받고 있다. 

심지어 기존 삼성물산 패션의 빈폴 키즈, LF 관계사 파스텔세상의 헤지스 키즈, 닥스 키즈 등으로 일찌감치 패밀리 브랜드화하며 키즈 라인을 두고 있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베이비 라인 신설 등으로 세분화하며 대응하고 있다. 닥스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닥스 베이비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별로도 유아 때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층까지 겨냥하며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업계는 "저출산이지만 예전처럼 금방 크는 아이들을 아무거나 사주거나 물려주자 주의가 아니고 하나뿐인 아이를 좋은 것을 입혀주자는 흐름 속에 엄마, 아빠의 패션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아동복 브랜드 매출은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특히 빈폴 키즈, 헤지스 키즈, 닥스 키즈 등 프리미엄급 브랜드들은 저출산 기조에도 건실하다. 이에 더해 베이비 라인 등 유아동복까지 확장하며 전문화하고 있다. 여기엔 다름 아닌 텐 포켓 등 흐름으로 인한 선물 수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텐 포켓은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조부모·삼촌·이모·고모뿐 아니라 주변 지인까지 지갑을 여는 추세를 말한다. 선물세트를 따로 내놓고 있을 정도다. 이들 브랜드는 "닥스 등 경우엔 중장년층에게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보니 아이 대상의 이런 선물 수요를 감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를 가장 잘 말해주는 것은 최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연 베이비 디올 선물 매장이다. 이 매장에서는 유아동 스킨케어 상품을 비롯해 선물로 좋은 인형과 유모차 등을 판매한다. 디올 키즈·지방시 키즈·펜디 키즈 등 명품 브랜드도 키즈 라인을 두고 있는데, 선물 전용 매장까지 운영하게 된 것이다. 

업계는 "실제 아이가 귀해지다보니까 상대적으로 예전엔 사기 어려웠던 브랜드 제품에도 지갑을 쉽게 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친척은 말할 것도 없고 입학한다고 하면 지인들이 돈을 모아 부담 될 정도의 고가 브랜드 옷으로 선물하는 흐름이 젊은층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텐 포켓 트렌드는 업계 실적에 긍정적"이라며 "많은 이들이 아이 선물로 고가 브랜드 제품을 사며 실제 아동복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 이 추세로 아동복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동복 시장 신규 브랜드 진입 '속속'...경쟁 심화로 '양극화' 빨라질 것 

업계는 "아동복 시장엔 신규 브랜드 진입이 계속될 것"이라며 "현재 패션업체들은 자신의 브랜드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브랜딩을 유지한 새롭고 참신한 상품을 많이 내놓고 온오프라인에서 브랜드 가치를 모두 경험하는 장치들을 계속 고민하고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처럼 신규 브랜드 진입 등이 지속되는 등 경쟁 심화로 아동복 시장 양극화는 가속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명품 등 프리미엄 브랜드뿐 아니라 SPA 브랜드,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시장에 안착한 아동복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일반 브랜드 간 격차는 벌어질 것이란 얘기다. 특히 시장에 자리잡지 못한 브랜드는 성장이 둔화하거나 점유율을 뺏길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실제 프리미엄 닥스 키즈 라인은 선물 수요뿐 아니라 일상복까지 흡수하는 추세다. 닥스 키즈·헤지스 키즈를 운영하는 파스텔세상은 "새학기 등교 룩 등 특별한 날에 걸맞은 옷이 필요할 때 주로 닥스 키즈, 헤지스 키즈 브랜드 옷을 찾는다"며 "이런 수요에 부응해 기존엔 고급스러운 트렌치 코트나 셋업 종류의 컬렉션이 많이 나왔다면 요즘엔 캐주얼 웨어, 액티브 웨어로 맨투맨, 조거 팬츠 등으로 제품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했다. 

'키즈 라인' 등으로 패밀리화...패션 빅 브랜드의 확장, 살아남는 법

아동복 시장에서는 뉴발란스 키즈가 1위다. 캉골 키즈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인기 요인에 대해 업계는 "뉴발란스와 캉골은 2030 젊은층이 좋아하는 브랜드들"이라며 "이들이 2030 부모로서 아이에게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키즈 라인 제품을 사줬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브랜드 소비의 대물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성인 브랜드와 함께 해당 브랜드 키즈 라인으로 패밀리 룩을 연출하는 디자인적 흐름도 키즈 라인을 강화하는 아동복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 성인 브랜드가 패션성을 기반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런 인기를 키즈가 그대로 이어받아 아이와 함께 시밀러 룩으로 맞춰 입는 부모도 늘었다"고 했다. 

대부분 외형이 큰 나이키 등 브랜드들은 나이키 키즈,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 NBA 키즈, 노스페이스 키즈, 네파 키즈, 블랙야크 키즈,  키즈 라인을 두며 패밀리 룩까지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업계의 전략이 있다. 브랜드 영속성을 위한 전략인 것이다. 차세대 소비층인 아동에게 친숙한 브랜드로 다가서며 세대를 이어 고객층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런 전략도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기존 주요 고객층이던 이들이 부모로서도 아이에게 선호하는 브랜드의 키즈 라인을 입힐 것이라는 업계의 예측은 이미 적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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