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코모스 아네호 크리스탈리노, 코모스 엑스트라 아네호. /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100주년을 맞아 내놓은 최상위 등급 데킬라 '코모스'. 왼쪽부터 코모스 아네호 크리스탈리노, 코모스 엑스트라 아네호. / 사진=하이트진로.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주류 시장 트렌드도 변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게 저도주를 즐기는 것인데, 하이볼 수요도 이런 흐름으로 읽힌다. 

하이볼은 고도수 증류주 위스키·데킬라 등 고도주에 탄산수 등을 섞어마시는 것이다. 콜라 등 탄산 음료, 토닉 워터, 주스 등을 섞기도 한다.  

이에 따라 증류주 등 고도주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저도주·고도주로 수요가 양극화하는 게 아니라 결국 저도주를 즐기려는 수요로 파악된다. 

1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주점 등에 모이지 못하고 혼자(혼술) 집에서(홈술) 술을 즐기는 게 일상이 되면서 모여 함께 취하는 술을 찾던 수요가 맛있는 술을 즐기려는 수요로 바뀌었다. 

업계는 "MZ세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술을 정말로 맛있게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탄산수, 탄산 음료 등을 섞어 하이볼을 제조하는 형태까지 진행됐다"며 "코로나 혼술, 홈술이 이런 흐름에 불을 지폈다"고 봤다. 

홈술 등 트렌드 영향으로 10도 이하의 저도주를 찾는 소비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위스키 등 고도주를 맛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하이볼 확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흔히 소주 등에 탄산수·과즙 등으로 달달한 맛을 가미한 하이볼이 인기다. 

젊은층이 하이볼을 즐기는 상황은 편의점 주류 소비에서 잘 드러난다. 아예 관련 업계는 이런 수요 확대에 바로 마실 수 있는 레디 투 드링크(RTD) 형태 하이볼 캔을 제조, 판매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달(2월) 편의점 CU에 따르면 RTD 하이볼 캔 제품이 출시 약 1년만에 와인과 양주 매출을 넘어섰다. 하이볼 확대에 대표 저도주로 크게 인기를 끌어온 와인도 주춤한 상태다. CU는 2022년 업계 처음으로 RTD 하이볼 '어프어프 하이볼' 레몬토닉·얼그레이 2종을 내놨다. 이후 연태토닉·말똥 등 20여종 이상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CU 하이볼 매출은 2022년에 비해 553.7% 급증했다. 이는 결국 주종 간 매출 비중 변화로 이어졌다. 

하이볼을 출시한 2022년 매출 비중은 8.3%에서 2023년 36.3%, 올해 들어서도 38.6% 꾸준히 상승세다. 이와 달리 와인과 양주는 2022년 47.2%(양주 44.4%), 2023년 26.5%(37.3%), 2024년 1월 25.4%(36%)로 비중이 떨어졌다. CU는 "와인과 양주 모두 절대적인 매출은 오르고 있지만 하이볼 매출 증가폭이 커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든 것"이라고 봤다. 

CU에 따르면 이런 하이볼 인기는 2030이 주도하고 있다. 하이볼 캔 제품 구매 연령대를 보면 20대 44%, 30대 35.9%로 2030이 80%에 달한다. 

하이볼로 즐기는 고도수 증류주 주종도 2022년 원소주 등 증류식 소주(화요·일품진로 등)에서 지난해(2023년)부턴 도수 40도 이상 위스키로 많이 옮겨온 상태다. 

지난해 편의점 주류 매출 신장률로 보면 위스키 신장률이 두드러지는데, 최근 관세청 무역 통계에서도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3만톤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위스키 등에 탄산수 등을 넣어 마시는 하이볼 확산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하이볼 트렌드로 레몬이나 레몬 원액을 취급하는 편의점도 늘고 있다. 업계는 "이미 트렌드가 저도주로 넘어왔다. 사람들이 저도수에 익숙해져 있다"며 "익숙한 맛과 도수 선호 성향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하이볼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 하이트진로는 이런 저도주 트렌드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표 소주 '참이슬 후레쉬' 도수를 기존 16.5도에서 16도로 낮추는 동시에 데킬라 최상위 등급 '코모스'를 출시하며 저도수·하이볼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미국 젊은층에서부터 데킬라 인기가 가속화하며 열풍이 한국으로도 오고 있는 추세"라며 "데킬라 코모스 2종 출시를 시작으로 코모스의 다른 고급 데킬라도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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