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사진=롯데지주.

[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제시하면서 인수보단 매각 위주 전략 선회를 공식화했다. 

매각과 맞물려 시장엔 앞으로 펼쳐질 롯데의 변화 정도를 가늠하느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실적 부침이 심했던 소비재와 직결된 그룹 유통 계열사의 구조조정 등에도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6일 업계, 외신(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바이오·메타버스·수소에너지·이차전지 소재를 앞으로 그룹을 이끌 4대 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방향성을 수립해나간다. 장기적 차원에서 시장 넓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기존 유통·식품·화학 등 사업군에 더해 롯데의 포트폴리오를 더욱 고도화해가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이와 맞물린 인수(60개사) 위주 전략에서 선회, 그룹의 매각 작업 등에 대한 언급은 어떤 특정 영역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 곳곳에서 비효율을 걷어내며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동안 신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것이다. 올 초 사장단 회의(VCM)에서도 신동빈 회장은 각 사업 영역에서의 핵심 역량 고도화를 주문하면서 차별화한 가치를 위해 사업 구조도 과감히 개편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당장 유통 사업군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매각 등 효율화 작업은 각 사업 영역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동안 지속해왔던 정도의 구조조정은 계열사별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부터 2년여에 걸친 그룹의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필두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유통 사업군은 점포 구조조정과 함께 희망 퇴직 등을 통해 최근까지 조직 슬림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롯데리아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도 2021년 티지아이(TGI) 프라이데이스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이번 성장동력을 언급했던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신동빈 회장은 과거 매출액 기준으로 아시아 톱 10을 내걸었던 부분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고객 만족도 등 정신적인 것을 언급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고도 했는데, 이는 볼륨 위주 성장에 치중했던 데서 질적 성장 전환을 선언한 기존 '뉴롯데' 기조와 맞물린 내용이다. 

창립 50주년을 맞아 2017년 선언한 '뉴롯데' 이후 실제 롯데그룹은 쇄신에 쇄신을 거듭해오고 있다. 

2018년 신동빈 회장의 경영 복귀 후 2019년엔 전체 계열사 40% 가량의 22개사 대표를 교체하며 임원 세대교체에 나섰다.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2020년 8월엔 그룹 황각규 부회장이 용퇴했고 그해 11월엔 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롯데지알에스 등 식품 계열사 대표 등을 포함해 13개 계열사 대표가 바뀌었다. 600명 가량의 임원 중 30%가 해임되고 10%가 임명되며 임원 100여명 가량이 줄었다. 

실제 롯데그룹은 그동안 뉴롯데를 통한 성장의 질적 전환에 방점을 찍고 건강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지속 가능성 확보에 주력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그룹은 재작년(2022년) 5월 37조원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별 투자 가능성을 타진해오고 있다. 구조조정 작업과 동시에 유통 사업군에도 8조1000억원대 투자를 지속한다. 

이번 신동빈 회장이 성장동력으로 언급한 바이오·수소 에너지·이차전지 소재 등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바이오·화학 사업군 경우엔 더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바이오 등 성장 동력 사업 부문엔 앞으로 5년 동안 15조원을 투자한다. 

이미 앞섰던 바이오 부문 투자들은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미국 시러큐스 공장 등을 인수하며 설립(2022년) 1년차에 매출과 영업익 모두 흑자를 내는 성과를 올렸다. 2030년까지 글로벌 10위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같은해 설립한 롯데헬스케어도 맞춤형 건강관리 앱 캐즐을 내놓고 서비스를 확대하며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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