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카드업계 상생물결 외면한 삼성카드, 이번엔?
삼성금융네트웍스 상생 동참했지만 규모 현저히 작아
기부금 규모도 전년비 크게 줄어

삼성카드 본사/사진=삼성카드 제공
삼성카드 본사/사진=삼성카드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국내 카드업계 2위인 삼성카드가 위상에 걸맞지 않는 규모의 상생 참여로 업계 안팎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올 상반기 모든 전업 카드사들이 2조원이 넘는 상생금융안을 발표했지만 삼성카드만 침묵으로 일관한 바 있다.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금융권 전반을 향한 질타 이후 ‘상생금융 시즌2‘가 시작된 가운데 삼성카드는 이번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 

삼성카드는 신한카드에 이어 카드업계 2위를 오랜 시간 지켜온 국내 최대 카드사 중 한 곳이다. 

카드업계 상생금융 규모 2조원 돌파, 삼성카드는?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드업계의 상생금융 지원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카드를 제외한 전업 카드사들은 어려운 업황에도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취지에 공감하며 대규모 지원책을 내놨다.

올해 3분기 전업 카드사의 합산 순이익은 736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8626억원) 대비 15% 감소한 수준이다. 누적 순익 역시 2조781억원으로 전년(2조3530억원)과 비교해 11.7% 급감했다. 4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지난 6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방문에 맞춰 우리카드가 업계 처음으로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지원책을 발표한 이후 신한카드(4000억원), 현대카드(4000억원), KB국민카드(3857억원), 롯데카드(3100억원), 하나카드(3000억원), BC카드(1100억원) 등이 연이어 수천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BC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69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344억원)과 비교해 무려 50% 가까이 감소했지만 1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내놨다.

삼성카드 “삼성금융네트웍스 일원으로 참여“

다만 삼성카드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지난 9월 삼성 금융 계열사 공동 브랜드인 삼성금융네트웍스와 함께 상생금융안을 발표한 것 외엔 개별 상생안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삼성카드는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일원으로 상생금융 방안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자체적인 상생금융안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금융네트웍스는 당시 지역 활성화와 청소년 자살 예방과 같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시각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의 경제적·사회적 기반 구축을 위해 3개 CSR 사업에 20년간 총 12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상생 금융안 규모다. 1200억원 중 삼성생명이 300억원, 삼성화재가 600억원을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나머지 300억원을 삼성카드가 전액 지원한다고 가정해도 업계 최하위 BC카드의 상생금융안과 비교해 800억원이 부족하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업계 꼴찌 BC카드도 상생을 향한 물결에 동참하는 가운데 삼성카드가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자취를 감춘 것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기부금 규모도 최하위

삼성카드의 상생 정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기부금을 공시한 6개 전업카드사 신한·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가운데 삼성카드의 기부금 축소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기부금은 4700만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2억200만원)과 비교하면 76.73% 급감한 수준이다. 상반기 기부금 규모가 1억원 수준을 하회하는 곳도 삼성카드가 유일했다.

실적 악화에도 기부금을 늘린 우리카드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리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81억원으로 전년 동기(1792억원) 대비 34.1% 감소했지만 올해 상반기 기부금 규모는 4억63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3억2400만원)과 비교하면 42.90%가량 큰 폭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권에 대한 상생 요구가 높아지면서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바뀌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삼성카드의 관련 인식 수준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빠른 시일내 삼성금융네트웍스와 별개로 상생금융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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