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신세계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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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이호영 기자] 덜 짜고 칼로리도 낮은 대안육 캔 햄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캔 햄 시장을 이끌어온 스팸(CJ제일제당)을 대체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스팸'으로 국내 시장을 이끌어온 CJ제일제당이 최근 일반 소비자를 대상(B2C)으로도 식물성 캔 햄을 내놓으며 이 시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두(콩)를 주원료로 한 캔 햄 시장 등 대안육 시장은 국내는 2025년까지 295억원(한국농수산통식품유통공사), 약 300억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은 2027년까지 약 88억달러 10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식물성 캔 햄 시장은 글로벌 처음으로 '스팸'을 경쟁 상대로 삼고 지난해(2022년) 7월 신세계푸드가 대안육 베러미트 캔 햄을 출시하며 물꼬를 튼 후 이 제품을 포함해 국내는 4개 제품이 시장을 이루고 있다. 같은 해 12월 풀무원이 식물성 식품 전문 지구식단 브랜드를 통해 식물성 캔 햄 '라이크(LIKE) 런천미트'를 내놨고 올 들어 9월에 동원F&B도 자체 식물성 대체 식품 '마이플랜트'로 캔 햄을 내고 이 시장에 발을 담갔다. 가장 최근엔 지난 11월 말(29일) CJ제일제당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용 식물성 캔 햄을 선보였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이 식물성 캔 햄을 출시한 것은 타깃층이 달라 기존 스팸 시장 잠식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신세계푸드는 이와는 다르게 보고 식물성 캔 햄에 의미를 부여해왔다. 신세계푸드가 목표한대로 식물성 캔 햄이 100년 역사의 스팸을 대체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단 맛과 영양, 가격 정도가 소비자 선택을 가를 텐데 영양적인 면에선 분명히 강점이 있다. 가격과 맛은 업계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영양적인 면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식물성 캔 햄 제품들은 CJ제일제당의 스팸 클래식에 비해 100g 기준 나트륨(스팸 1080mg)과 지방(스팸 31g, 포화지방 11g 포함), 칼로리(스팸 340㎉)가 적고 탄수화물(스팸 2g)과 당류(스팸 2g) 비중이 높다. 

무엇보다 스팸엔 콜레스테롤이 60mg 들어 있지만 식물성 캔 햄엔 아예 없다. 식이섬유도 스팸엔 없지만 대두(콩)를 사용한 만큼 이들 캔 햄엔 5~6g 가량 들어 있다. 

다만 스팸은 나트륨과 지방도 높지만 단백질도 13g으로 식물성 캔 햄 중 어떤 제품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이와 동시에 CJ제일제당은 자체 식물성 식품 전문 '플랜테이블'을 통해 식물성 캔 햄을 선보였는데, 이 제품 경우 나트륨과 지방 모두 스팸보다 낮다. 단백질은 엇비슷한 수준이긴 하지만 스팸보단 낮고 탄수화물 비중이 크게 높다. 나트륨은 820mg, 지방은 18g(포화지방 1.9g)이고 당류 4g, 탄수화물은 12g이다. 단백질은 10g이다.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캔 햄과 풀무원 지구식단 캔 햄은 지방이 각각 22g(포화지방 3g)과 21g(포화지방 1.4g)으로 높은데, 이는 맛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단백질이 가장 높은 식물성 캔 햄은 11g을 함유한 풀무원 지구식단이다. 이어 CJ제일제당 플랜테이블이 10g으로 높다. 단백질이 가장 낮은 식물성 캔 햄은 5g의 베러미트 캔 햄이다. 

이들 지구식단·플랜테이블·베러미트 캔 햄이 두드러지는 영양소는 탄수화물이다. 10~12g으로 높다. 지구식단과 플랜테이블 캔 햄은 12g으로 높고 베러미트 캔 햄도 10g으로 높은 편이다. 지구식단과 베러미트 경우 식이섬유도 6g으로 가장 높다.  

칼로리를 낮추고 싶다면 선택지론 동원F&B '마이플랜트 오리지널'이 돋보인다. 이 제품 칼로리는 100g 기준 175㎉로 가장 낮다. 스팸 클래식의 절반 수준이다. 식물성 캔 햄 중에서도 지방이 14g, 탄수화물이 8g으로 가장 낮기 때문으로 보인다. 단백질(7g)도 낮은 편이다.  

이외 베러미트(246㎉), 지구식단(270㎉), 플랜테이블(250㎉) 제품 경우는 250~270㎉ 선으로 스팸에 비해 칼로리가 크게 낮지는 않다. 

/ 사진=풀무원.
/ 사진=풀무원.

눈에 띄는 것은 풀무원 지구식단 식물성 캔 햄이다. 추가로 칼슘과 철분을 챙길 수 있다. 이 지구식단 런천미트 경우 칼슘이 60㎎, 철분도 1.7㎎ 들어 있다. 비타민 A·C가 들어 있지는 않지만 다른 식물성 캔 햄과 달리 이를 항목으로 표시하고 있어 영양면에서 더 고민한 흔적을 보여준다. 신세계 베러미트나 동원 마이플랜트에 비해 포화지방도 1.4g으로 가장 낮다. 

식물성 캔 햄의 가격 경쟁력은 스팸에 비해 낮다. 지난달(11월) 29일 출시한 CJ제일제당 제품이 현재 200g 기준 약 3000원(CJ 더 마켓 3168원)으로 가장 저렴한데, 그래도 스팸이 온라인 최저 판매가 1800원인 점을 감안하면 2배 가량 높다. 이외 식물성 캔 햄들은 평균 4000~5000원대로 3배 수준이다. 이 플랜테이블 제품 3000원도 출시 초반 프로모션가인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다만 스팸을 먹으며 나트륨·칼로리·콜레스테롤·포화지방 등을 걱정했다면 식물 성 캔 햄은 이들 성분이 낮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스팸을 대체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만 최근 단백질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감안할 때 스팸보다 단백질이 적은 점은 다소 불리해보인다. 

무엇보다 이들 식물성 캔 햄이 앞으로 스팸을 넘어서려면 나트륨과 칼로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스팸을 찾게 만든 '맛'이 관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식물성 캔 햄의 맛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어떨까. 제품 후기 등을 봤을 때 전반적으로는 "스팸 등 육류 캔 햄을 재료로 썼던 메뉴에 대신 넣어도 좋을 것 같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일례로 풀무원 지구식단 '라이크(LIKE) 런천미트' 후기를 통해 한 소비자는 "육류로 만든 런천미트랑 비슷했다. 육류 고기향을 안 좋아하는데 심지어 그 향까지 났다"며 "햄이 먹고 싶지만 식단 관리, 건강상 이유로 먹을 수 없는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햄"이라고 했다. 

식물성 캔 햄의 맛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나쁜 편은 아니지만 시장에서 스팸보다 많이 선택 받는 게 목표라면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맛을 넘어설 영양소나 가격 등 강점을 새로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칼슘 등을 첨가한 풀무원 지구식단 식물성 캔 햄이 일례다. 다만 소비자 선택에 있어 이런 강점들이 맛에 우선할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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