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빈 객원연구원] 매년 1월 말이면 스위스 동부의 휴양지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이 열린다. 세계의 정치, 경제,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앞으로의 경제를 전망하고 고급 정보들을 교환하는 이 곳은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얻게되는 까다로운 참가자격으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특정 계층만을 위한 포럼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지만 다보스포럼이 미치는 영향력이 워낙 크기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실제로 이 곳에서 논의되는 사안들은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경제기구나 각 국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Dick Fuld를 비롯해 그동안 다보스포럼의 이슈를 주도해온 저명인사들이 경제위기의 거센 바람을 견뎌내지 못했다. 꾸준히 지속된 세계 경제위기와 더불어 그리스 재정위기에 따른 유럽연합의 긴축재정으로 글로벌 경제의 활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그 파급효과로 세계 금융시장의 거래와 성장이 저하됐다. 이로 인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부유한 국가의 상-하위층 수입격차가 9배나 벌어진다고 발표했다. 이는 25년 전보다 격차가 7배가 증가한 것이라고 한다. 가진 게 없으면 경제위기도 그만큼 적게 느끼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이런 위기 속에서 더 큰 고통을 받는 것은 이미 더 빼앗길게 없는 이들이다. 기술과 의학이 발전한다고 해서 삶의 격차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유럽의 농부들이 적정가격을 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아도는 농산물을 폐기하는 동안 지구 반대편에서는 하루에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자원은 넘치는데도 누군가는 굶어 죽어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다보스포럼에서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탄력적 역동성(Resilient Dynamism)'이란 주제 아래 '지구의 과거와 미래', '차세대 노동력', ‘환경과 식량안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내용이 논의됐다. 세계 경제위기를 앞에 두고 이렇다할 해결책은 나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문제인식과 더불어 조금씩 진전을 보이는 부분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사회도 빠른 성장과정 가운데 미쳐 돌아보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되짚어 나가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소비자들도 브랜드만 따지는 소비생활보다 공정무역 커피나 초컬릿 또는 제 3세계 여성들이 수작업으로 생산한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여성들의 자립을 돕는 등 사회기여부분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있다. 아동과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며 만들어진 의류제품에 대한 보이콧 활동이 활발해지며 아동 인권과 이주노동자 인권 착취문제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들을 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다. 다보스포럼에도 다루었듯이 환경문제는 이미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자리잡았다.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기 위해 저탄소 물품 사용이나 친환경적 제품 구매 등 개념있는 소비 또한 우리가 맞닥뜨려야 할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있어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경제위기를 한순간에 극복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임이 분명하다. 어떻게 준비하고 대처하느냐에 따라 2013년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성장궤도로 진입하기 위한 반환점이 되느냐 여부가 결정된다. 독일의 싱크탱크 ‘키엘 세계경제 연구소’도 지금의 통합된 경제는 좋지만 분열된 사회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합경제시장에서 소외된 곳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고, 일으켜세워 함께 경쟁하며 발전 성장하는 파트너가 되는 길. 그 길이 우리가 나아가야할 올바른 성장의 길이 아닌가 싶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우리 앞에 있는 많은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는 멋진 한 해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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