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은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비영리 조직이 외부 후원과 협약으로 운영되다보니 기업 등 민간부문의 지원을 받는 일부 단체에 ‘자금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 또한 일부 비영리 단체에서 발생한 비리사건으로 인해 기업들은 비영리 조직 운영의 투명성을 의심한다.


반면 비영리조직은 기업들이 마케팅과 홍보를 위한 자금 지원만으로 사회공헌을 다한 것처럼 여긴다고 불만이다. 기업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과정에서도 갑을 관계를 절감하며 소통부재를 호소하기도 한다.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사회공헌본부(이하 사회공헌본부)는 이처럼 물과 기름 같은 기업과 비영리 조직간 관계를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존재다.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사업법 제33조에 의해 설립된 법정단체로 사회복지에 관한 조사 연구와 각종복지사업을 조성하고, 사회복지사업과 활동을 조직적으로 협의 조정하고 있다. 더욱 전문성 있고 확장된 사회공헌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1월, 사회공헌본부를 출범시켰다. 현재까지 15개 기업과 사회공헌협력사업, 80건의 문화 나눔 사업, 그리고 60개 기업의 푸드뱅크 연계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사회공헌본부는 다양한 사회공헌 이해관계자들이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게 목표다. 아직까지 정부기관, 시민, 기업, 비영리 조직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드물었고, 소통을 조절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진정한 상생을 위한 밑바탕을 사회공헌본부가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사회공헌본부 김지은 팀장은 “다양한 영역에서 소통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포럼, 세미나, 간담회 등 소규모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통해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함께 실행하려고 해요. 정보 공유, 자원 공유뿐만 아니라 문화 공유를 위한 다양한 나눔 사업도 개발했습니다. 예술극단, 기업스포츠단에서 사회복지 종사자나 장애인, 취약 계층들이 문화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연극이나 스포츠 티켓도 기부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삼성물산(건설부문)은 창립 75주년 기념으로 전사 직원이 참여하는 봉사활동으로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의와 ‘노숙인을 위한 따뜻한 운동화 나눔 프로젝트’를 개최했다. 750켤레의 운동화에 희망메시지를 적어 노숙인에게 전달했다. 노숙인의 상당수가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을 하거나, 건설현장에서의 산재로 인하여 노숙인으로 전락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비추어, 노숙인을 위한 나눔의 테마를 삼성물산(건설부문)의 사회공헌사업과 접목한 사례였다. 이렇듯, 사회공헌본부는 기업의 업과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제안하거나 비영리단체와 연계를 하기도 한다.


김 팀장은 “공무원, 임용고시 교육전문기업인 KG패스원(구 웅진패스원)은 교육의 기회가 적은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한 공무원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요. 특정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는 취업을 희망하는 사회적 소외계층에게 애니메이션 제작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수강생 일부를 고용하는 사업을 저희에게 제안했습니다. 이와 같이 현재까지 다양한 비영리 단체와 기업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컨설팅하고, 사회복지 현장에 연계하는 일들을 해오고 있어요” 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위해 기업, 비영리 조직, 그리고 시민들이 변화하고 있다. 사회공헌 기여를 위한 기업의 의지는 커져가고, 더 나아가 기업은 점차 사회공헌 활동을 비즈니스 전략으로 통합시켜 나가고 있다.


“전략적 사회공헌을 수행하는 기업들은, 윤리적 소비시장이 커져가는 요즘,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이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놓이는 효율적인 방법임을 잘 알고 있으며 따라서 사회공헌 사업에 대한 수요 또한 커져가고 있어요. 따라서 사회공헌 CSV(Creating Shared Value), CRM(Cause Related Marketing) 등 해외 성공모델을 참조해 기업 이익 창출방안을 구상, 제안하기도 합니다”


사회복지사들 역시 경영 마인드를 키워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회복지사인 사회공헌본부 천은정 대리는 “협의회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는 홍보, 마케팅, 회계, 경영 수업 등도 있으며 이러한 교육들에 사회복지사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사회복지학과 내에도 사회혁신, 사회적기업가정신, 경영학 등을 공부해 어떻게 자원을 동원하는 지 배우기도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비영리단체에서는 대상자나 환경, 사회복지영역에 대한 이해가 크고, 그들의 욕구를 잘 알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는 사회공헌에 대한 투자와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지속성, 진정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이들의 효율적 의사소통을 위한 매개자와 허브 역할을 해 사회공헌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려 합니다”라며 ‘필요에 기반한 사업’의 중요성과 사회공헌본부의 '윤활유‘ 역할을 설명했다.


사회공헌본부의 노력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시민의 참여도 활성화되었고, 사회공헌 사업의 핵심 추구가치이다.


“주제에 맞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소통의 매체로서 오픈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고, 캠페인 공동추진이나 모금활동을 구상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시민들이 같이 참여하고 이야기하면서 만족감과 이해도를 높이는 게 중요합니다. 시민이 홍보주체가 되어 서울시내에 하나의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입니다”


삼성물산 ‘노숙인을 위한 따뜻해 운동화 나눔 프로젝트’에는 임직원 100여명 외에도 홈페이지,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모집한 일반시민 50여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직접 소통한다는 의미를 더하고 있다.


사회공헌본부는 공공기관, 비영리조직, 기업, 시민들이 하나의 바퀴가 되어 사회공헌이란 수레가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사회공헌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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