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택 대표, 주담대 출시 시기 질문에 “해야 하지만..."
금융 당국, 가계대출 주범으로 인뱅 지목
토스뱅크 주담대 포기 못할 것...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전월세 대출 상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심민현 기자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전월세 대출 상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사진=심민현 기자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주택대출 시장에 뛰어든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당초 예상과 달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출시는 망설이는 모습을 보여 그 이유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민택 “주담대 해야 하지만...환경 등 준비돼야 진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전월세 대출 상품 출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주담대 출시 시기에 대한 질문을 받고 “토스뱅크도 (주담대를) 해야 한다고 보고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거시경제 환경 등이 준비돼야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홍민택 대표가 이날 언급한 거시경제 환경은 최근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심각하게 판단하고 그 원인을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장에서 찾으려는 등의 문제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가계대출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만에 6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가 6조원 증가한 820조8000억원으로 집계되며 주담대가 전체 가계대출 급증 문제를 주도하고 있다는 금융 당국의 진단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사진=금융감독원 제공

금융 당국,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인뱅 주담대 지목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 중 하나로 인터넷은행을 지목한 상태다.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기간 동안 인터넷은행은 주담대 확장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사실이다.

인터넷은행 업계 1위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10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5% 증가했고 2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9% 늘었다. 1분기에 이어 다시 한번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카카오뱅크가 이처럼 호실적을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로는 은행권 최저 수준의 금리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주담대 확장에 나선 점이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2분기 주담대 잔액은 약 5조5000억원으로 1분기(2조4000억원) 대비 약 129% 증가했다. 2022년 2분기 2000억원, 3분기 5000억원, 4분기 1조2000억원에 이어 2023년 1분기 2조4000억원으로 매 분기마다 2배가량 급증하는 추세다.

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케이뱅크의 안정적인 실적도 주담대가 이끌었다. 

케이뱅크의 2분기 말 주담대 잔액은 3조6934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0.7% 증가했다. 주담대의 적극적인 확대로 케이뱅크는 주택 관련 대출의 비중이 지난해 말 21.3%에서 올 2분기 말에는 29.1%까지 높아지며 여신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금융 당국은 인터넷은행이 당초 출범 목적인 중·저신용자의 중금리 대출에 주력하지 않고 주담대에 집중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바라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6일 이와 관련해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가 되는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복현 원장의 해당 발언 이후 금융 당국은 인터넷은행 비대면 주담대에 대한 점검을 본격화한 상태다.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점검을 진행하고 케이뱅크는 이달 11일부터 14일까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융 당국은 인터넷은행들이 비대면 대출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차주의 상환 능력 등을 충분히 심사했는지 등을 감독하고 있다.

사진=토스뱅크 제공
사진=토스뱅크 제공

주담대는 알짜 사업...“토스뱅크도 내년 넘기지 않을 것“

다만 이런 악조건속에서도 토스뱅크가 주담대 출시를 계속해서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주택대출을 향한 포문을 연 만큼 주담대로 재미를 보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따라잡기 위해선 주담대 시장 진출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품 가치만 놓고 봤을 때도 주담대는 주택이라는 우량한 담보를 확보하고 있어 대출 부실이 발생해도 은행이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적고 대출액이 높아 은행이 안정적으로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알짜 사업이다.

그렇기에 홍 대표도 주담대 시장 진출 뜻이 있음은 분명히 밝히면서도 “후발주자로서 현 사용자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기존 사업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 가치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전제조건을 명시한 것이다. 이는 전월세보증금 대출과 마찬가지로 토스뱅크만의 차별성을 확실히 갖췄을 때 주담대를 출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금융 당국의 칼날이 서슬 퍼런 현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주담대 출시 시점을 밝힐 경우 향후 논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홍 대표가 말을 아낀 것으로 본다“며 “신용대출만 취급하던 토스뱅크가 주택대출을 시작한 만큼 주담대 출시 시기는 내년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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