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상반기 5252억원 순익 기록...신한EZ손보는 13억 적자
신한금융 "新손보사 인수냐, 현상유지냐" 고민

(왼쪽부터)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사옥/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사옥/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KB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뱅크 왕좌 자리를 지켰다. 두 금융그룹 간 격차는 비금융, 특히 손해보험 부문에서 크게 벌어지며 희비가 갈렸다.

'맞수' KB vs 신한...상반기 격차 벌어진 까닭은?

2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2조9967억원으로 집계돼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한금융그룹은 2조62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한 수치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1분기 순이익은 각각 1조4967억원과 1조3880억원으로, KB금융그룹이 1096억원의 근소한 차이로 리딩뱅크에 올라섰다. 상반기 기준 그 격차는 3705억원으로 더욱 확대됐고 지난해 순이익 1위였던 신한금융그룹은 올 1분기에 이어 상반기에도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그룹에 내주게 됐다.

양사의 상반기 실적 차이는 보험, 증권, 카드 등 비금융에서 판가름났다. KB금융그룹은 KB증권(2496억원), KB손해보험(5252억원), KB국민카드(1929억원), KB라이프생명(2157억원) 등이 1조18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신한금융그룹은 신한투자증권(2419억원), 신한카드(3169억원), 신한라이프생명(3117억원), 신한EZ손보(-13억원) 등 당기순이익이 총 8700억원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양사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3700억원 수준임을 고려했을때 신한금융그룹은 비금융 4사 실적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그룹의 아픈 손가락 신한EZ손해보험은 지난해 105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7월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신한EZ손해보험을 야심차게 출범시킨 바 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부진한 가운데 신한EZ손해보험 역시 지난 1년간 별다른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실제 신한EZ손해보험사와 같은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7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하나손해보험도 702억원의 적자를 봤다. 신한EZ손해보험과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261억원의 손실을 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52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보험사에서 매출을 뜻하는 원수보험료가 지난해 동기 대비 4% 증가한 6조3814억원을 기록했고 투자영업 부문에서도 2087억원을 벌어들였다. 손해율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0.7%p(포인트) 개선되며 수익성도 좋아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을 인수해 KB손해보험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과연 성공할까 하는 우려가 많았지만 결론적으로 KB손해보험이 KB금융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자리잡으며 리딩뱅크로 우뚝 서는데 한몫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신한EZ손해보험 제공
사진=신한EZ손해보험 제공

신한금융그룹, 손해보험 부문 고민 깊어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지금이라도 중간 규모의 손해보험사를 인수해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전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금융그룹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한 손해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설도 떠돌고 있다.

다만 신한금융그룹이 손해보험사 인수에 성공한다 해도 현재 손해보험업계의 대형사 과점 체제가 확고히 구축돼 있어 그 틈을 파고들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손해보험사 상위 5개사는 보험수익의 78%, 당기순이익의 84%를 차지한 바 있다.

손해보험사 인수가 어렵다면 현실적으로 신한EZ손해보험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한EZ손해보험도 흑자 전환을 위해 건강보험, 암보험과 같은 장기보험 판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초 장기보장성 상품으로 ‘운전자보험 신한이지(무배당)‘를 선보였고 2월부터는 신한라이프의 독립된 TM채널을 통해 교차판매하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당분간 KB금융그룹의 독주가 예상된다“며 “신한금융그룹이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가져오려면 손해보험 부문에서 확실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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