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온라인 소비 늘고 편집 샵에 밀린 탓
소비패턴 변화..."오프라인 경쟁력 회복" 관건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화장품 대리점 네이처 컬렉션./ 사진=홈페이지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화장품 대리점 네이처 컬렉션./ 사진=홈페이지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뷰티업계가 대리점 수익 악화로 고민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화장품 구매 패턴이 변화하면서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대리점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서다.

이에 뷰티업계는 기존 대리점 유통구조를 개편하거나 신개념 로드샵을 선보이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LG생건)은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등 400여개 오프라인 가맹점 계약 구조를 개편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가맹 계약에서 물품공급 계약으로 전환해 대리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다른 회사의 브랜드도 취급할 수 있게하며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번 계약 변경건과 관련해 LG생건은 인테리어 비용 지원과 매장 임대료 지원에도 나선다. LG생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가맹점주들이 자사 제품 외에 다른 브랜드 제품도 갖다놓고 팔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라며 "가맹 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물품공급 계약으로 바꾸는 등 최대한 가맹점주들이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리점 계약 구조 변경은 단일 뷰티 브랜드를 취급하는 로드샵의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보통 LG생건이나 아모레퍼시픽의 오프라인 유통 구조는 럭셔리 브랜드의 경우 백화점과 면세점, 중저가 브랜드는 대리점과 대형마트, 편집샵 등으로 이분화된다. 이런 가운데 중저가 브랜드 로드샵의 경쟁력은 CJ올리브영 같은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편집샵에 밀려 수익성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실제로 중저가 뷰티 로드샵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기점으로 매장 수와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2022년도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따르면 화장품 가맹점 수는 2018년 3407개에서 2021년 1588개로 50% 넘게 감소했다. 가맹점 평균 매출액 역시 같은 기간 연간 4억3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의 대리점 사업 수익성도 예전같지 못하다. 공정위 가맹사업거래정보에 따르면 LG생건이 전개하는 더페이스샵의 경우 2018년 가맹점수가 270개에서 2021년 57개로 줄었다. 평균 매출액은 약 2억4500만원에서 1억1200만원 가량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 역시 가맹점이 321개에서 87개로 줄었다. 가맹점 당 평균 매출액은 약 4억원에서 1억600만원 가량으로 70% 넘게 감소했다. 

이같은 변화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화되고, 우수한 신생 뷰티 브랜드가 대폭 늘어나면서 단일 브랜드만 취급하는 매장보다는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는 뷰티 편집샵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 대리점 수가 줄어든 것과 달리 편집샵인 올리브영은 2018년 1198개에서 올 상반기 기준 1300개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자사의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취급하는 편집숍 아리따움을 운영하고 있으나 올리브영의 독주에 경쟁력을 잃고 있다. 아리따움 매장 수는 2018년 1186개로 당시 올리브영과 12개 밖에 차이 나지 않았지만 2019년 1003개, 2020년 810개, 2021년 650개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LG생건과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부문 매출에서 럭셔리 브랜드 비중이 높은만큼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저가 브랜드 취급 대리점 사업을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대리점을 중심으로 한 로드샵은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최적의 유통 채널인데다 지방 상권에서는 아직도 영향력이 큰 만큼 완전히 철수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방한 관광객 증가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명동 등 주요 상권에서는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일부 브랜드의 로드샵 부활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회복을 위한 신개념 로드샵도 등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 성수, 아모레 광교 등 주요 도시에 아모레 전 브랜드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온라인을 통한 화장품 소비가 늘고 있지만 대리점 같은 오프라인 채널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수익성을 위해 대리점 채널을 효율화하면서 기존 가맹점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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