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포터와 마크 크래머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발표한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개념이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반면 캐나다 요크대학의 경영대 교수 더크 매튼(Dirk Matten)는 최근 캘리포니아 매니지먼트 리뷰(California Management Review)를 통해 ‘CSV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CSR이론이며 포터와 크래머가 소개한 CSV는 그 중 일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매튼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개념을 화려하게 포장해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대 커리큘럼에서 CSV를 비즈니스의 중요 부분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뜨거운 관심만큼 CSV에 대한 구체적인 이론과 관점들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단순히 ‘전략’으로서 CSR을 바라보는 관점과 윤리적 관점으로 CSR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또는 실제 CSR 현황과 학계에서 이야기하는 CSR관점에서 발생하는 충돌에 대해서는 별다르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CSR은 비즈니스 세계와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사회구성원을 연결해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독일 뮌헨 TUM 대학교의 크리스토퍼 뤼트게(Christoph Lütge)교수와 베네딕트 본 리엘(Benedikt von Liel)연구원은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 기고에서 CSV는 경영대 학생이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래에 기업 매니저가 될 젊은이들은 기업과 사회가 상생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훈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과 사회의 관계를 상충관계(trade-off 두 변수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로 봐서는 안된다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이들 외에도 정부, 비정부 조직들 역시 CSV를 핵심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섹터와 협업하는 것은 각 섹터가 가진 경쟁력과 자원을 동원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기업의 비즈니스와 사회적 가치를 융합하는 것은 CSV의 핵심 요소지만 이 과정에서 CSV의 비윤리적인 모습이 나타날 때도 있다. 예를 들면 CSV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윤 극대화로부터 시작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CSV는 때때로 사회가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 나선다기 보다는 결국 돈이 되는 것들을 찾게한다. 이는 포터와 크래머가 CSV를 ‘수준있는 자본주의(a higher form of capitalism)’로 표현한 것과 같은 논리이다. 사실 금전적 이익이 아닌 윤리적인 동기로 인해 실행된 CSR이 더 의미 있고 뚜렷한 목적을 가지기 때문에 기업과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CSR 실현에 참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경영대학들은 CSV의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미래사회 경제 주도자인 학생들에게 기업과 사회가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라는 툴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만약 MBA 코스가 CSV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지 못한다면 이는 비즈니스의 역할을 온전히 가르치지 못하는 것이다.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한 가지가 있다. 학계에서 거론되는 CSV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실제 기업들 사이에서는 환상에 가까운 것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물론 매튼교수의 말처럼 CSV가 기존에 존재하는 CSR 이론의 일부이며 포터와 크래머의 이야기가 신선하지 않다는 데 동의한다 하더라도 포터와 크래머의 주장이 없었더라면 CSV가 지금만큼 유명해지고 화두에 오르진 못했을 것이다.
아담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비유했듯 자본주의는 모순점이 많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CSV는 기업과 사회가 공생할 수 있는 가치를 가져다준다. 특히CSV는 학계에서 거론되는 CSR 개념을 현실로 꺼내올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원문출처: http://www.triplepundit.com/2014/07/shared-value-half-double-va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