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현실에서 미래를 꿈꾸며 스펙 쌓기에 바쁜 대학생들, 그들과 다른 길을 걷는 이들이 눈에 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공존을 고민하는 동아리SEN(Social Enterprise Network) 친구들이다. SEN중앙 대표 김원석, SEN이화 이나름, SEN숙명 김주영 등 대학생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었다.

SEN 학생들은 여느 대학생들처럼 밝았고 장난기도 강했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와 사회적 기업 이야기를 나눌 때는 사뭇 진지해졌다. 저마다 다른 이유로 시작한 동아리지만 사회적기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꿈은 함께 하고 있었다. SEN숙명의 김주영 학생은 “경쟁에서 이기며 잘사는 시대는 갔어요. 경쟁의 폐해들을 보며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사회적 경제가 떠오르고있습니다”라고 말했다.

SEN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10개 대학의 연합동아리다. 모두 모여 한 학기 4차례 공식행사를 갖는다. 각 학교별로는 주 1회 스터디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공식행사 외에도 주 1회 이상 다른 학교 친구들과 모여 프로젝트와 스터디를 진행한다. 그들은 “SEN은 여타 사회적기업 동아리보다 연합으로서 네트워크가 강하고 협동을 잘한다. 성과를 위한 프로젝트 진행뿐 아니라 스터디에도 무게를 많이 두고 운영한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철학을 세워가는 과정을 통해 여타 동아리들과의 차별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SEN 학생들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 몇가지를 소개했다. SEN 숙명은 사회적기업 육성사업에 참여,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는 지원자들을 돕고있다. 또 자연음식 체험 기업 ‘해피마중물’과 협력관계를 맺고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SEN이화는 지방 사회적기업 육성을 목표로 ‘2014 IDEA SHARING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직접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인근 지역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경제를 교육하는 프로젝트다. SEN이화의 대표를 역임한 이나름 학생은 “중학생들이 때론 말을 듣지 않아 조금 힘든 점도 있었지만, 사회적 경제가 지방에도 알려지고 생겨나야 한다는 마음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코스리는 이번 인터뷰에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회원들로부터 SEN 학생들에게 던지는 다양한 질문을 받았다. 몇몇 질문엔 학생수준에서 어렵다고 하면서도 성의껏 답했다.

‘사회적기업도 기업이라 경제적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사회적 기업이 돈을 버는데 부정적 인식을 가지기도 합니다. 사회적 기업의 경제적 이익 혹은 수입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SEN중앙의 대표 김원석 학생은 “딜라이트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사회적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마음만 좋아서 하는 일들은 지속가능성이 없습니다. 수익을 많이 내는 기업이 돼 선례를 만드는 것은 아주 긍정적입니다. 정당하게 많은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사회적 경제 영역이 확장되는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김원석 학생이 말한 딜라이트는 저가형 보청기를 개발, 보급한다. 취약계층의 난청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2010년 창업, 임직원40명이 올해 매출액 46억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제1회 사랑하고 싶은 기업’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사회적기업의 창업이 소셜니즈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생겼다기 보다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혹인 청년창업의 붐은 아니었는가?’란 질문에 대해선
“유럽은 사회적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천천히 진행했지만 우린 그렇지않다. 사회적기업진흥원이나 다른 기관들을 통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사회적기업이 뿌리를 내린 것도 사실이다. 벤처를 준비하던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의 외피를 입고 진행하는 사업들이 많다. 진정성없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지원해준다면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게 되고 소셜니즈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자신들의 SEN 활동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스터디를 통해 혁신적이면서도 지역에 도움이 되는 해외사례들을 많이 알게된 것이 긍정적 자극이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유로운 대화를 하고 그 가운데서 생각이 발전해 나가는 SEN의 분위기가 좋았다, 진로에 대해 구체적이고 확실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됐다, 비즈니스 모델과 사회적 경제를 동시에 공부함으로써 경제적 가치의 중요성을 생각하는 균형감있는 사고를 하게됐다는 등의 자랑이 이어졌다.

SEN은 오는 8월21일 경희대 오비스홀에서 사회적경제연구동아리 인액터스, 서울대사회적 기업 동아리 위시(WISH), 서울대 CSR동아리 SNUCSR, 홍익대 사회적 기업 동아리 홍시와 함께 ‘대학생이 상상하는 미래’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코스리(KOSRI) 손동영 소장, SK브로드밴드 김도영 사회공헌팀장, 서울시 이은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미스크(MISC) 김정태 대표, 한국사회적경제신문 고재철 대표 등이 자문위원으로 행사에 참여한다.

정책연구원으로 사회적경제 영역을 발전시키고 싶고, 영리와 비영리의 중간에서 역할을 하고 싶고,영상을 통해 대중의 공감을 얻어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3명의 대학생. 자신만의 삶을 꾸리기보다는 함께 더불어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 이들의 꿈과 노력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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