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에서 ‘진정성’은 무엇을 의미할까?

코스리와 사회혁신전문 투자컨설팅회사 mysc가 공동진행한 ‘2014 CSR 실태 설문조사’를 보면 지난해의 화두에 대한 질문에 ‘진정성’이란 답변이 등장한다. 홍보성, 이벤트성 CSR 활동을 벗어나 정말 진정성있는 CSR이 무엇인지 많은 실무자들이 고민한다는 얘기다. SK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사회공헌팀에서 10여년을 보낸 SK브로드밴드 김도영 사회공헌팀장은 CSR의 진정성을 이렇게 얘기한다.

“기업의 본질을 잃지 않고 어떤 행동을 할 때, 그 행동이 실질적 변화를 일으키고 지속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끼칠 때 드러나는 것”


SK브로드밴드 사회공헌팀은 크게 2개 부문에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있다. 우선 2010년부터 한국정보화진흥원과 상호협력협약을 체결, 바람직한 정보이용문화 조성과 유무선 미디어 중독방지 사업을 진행중이다. ‘해피인터넷’이란 이름으로 사내 인터넷중독 예방 전문가 양성, 청소년 대상 시간관리 멘토링, 캠프 방식의 ‘여름 인터넷 행복학교’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있다.

또 2011년 국내 최초로 가치사슬(Value Chain)내 주요 기능을 분화,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재단법인 ‘행복한 녹색재생’은 장애인고용공단의 도움으로 장애인을 고용,이미 사용한 모뎀제품을 수거하고 신규장비 사전시험과정에서 불량제품을 선별하는 역할을 맡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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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팀장은 “아무리 장애인고용공단의 도움을 받는다해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개인별 생산성 차이가 있고,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이 떨어지기도 한다. SK브로드밴드는 생산성 향상에 필요한 업무환경을 구축해주고, 개인별 직무분석 및 맞춤 훈련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행복한 녹색재생’은 김 팀장이 정의한 ‘진정성’에 딱 들어맞는 사례다. 사회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직무교육을 실시하며, 그들 가정에 중고PC를 보급하는 등 여러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있다. 행복한 녹색재생은 사업개시 1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사회적기업으로 변신하기 전과 비교하면 1인당 하루 작업량이 늘었고, 세심한 작업 덕분에 출고품에 대한 고객만족도가 향상됐다고 한다.


김 팀장은 사내 봉사활동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자원봉사 3.0’이란 타이틀아래 프로보노 형식으로 봉사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마케팅 팀에 난데없이 급식봉사를 요청하는 일은 없다. 마케팅과 연계된 곳에서 봉사활동을 해야 팀의 경영성과에 도움이 된다. 먼저 그 대상을 찾아보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경영성과와 연결된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진정성 측면에서 의심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SK브로드밴드의 본질을 연계해 소셜임팩트를 창출하고자 한다. 우리 회사에는 다양한 부서가 있다. 각 부서의 본질과 연계된 CSR이 성공할 때, CSR이 지속가능해진다. 또 CSR실천이 경영성과와 연관될수록 경영진에 성과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경영진이 사회적경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이해를 넓히게 만드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정의(正義 justice)와 진정성을 규정(define)하고 판단하는 것은 주관적일 수 있어 모든 섹터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기업이 복지영역을 지원하고, 더 나아가 대기업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들을 만들어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이런 성장과정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은 좀 성급한 듯하다”며 대기업의CSR활동을 장기적 안목으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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