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인 임현선 최수인 기자] ‘기부를 쇼핑하다’란 개념을 내걸고 지난 9월 문을 연 ‘착한 매장’ 하티스트 하우스. 과연 그 착한 시도는 어디에서 출발했을까, 그리고 현실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있을까.

코스리는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하티스트 하우스’ 5층에서 제일모직 신문화(CSR)팀 최하연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병철 선대회장 때부터 사업보국(事業報國)이란 경영철학을 지켜오고 있는 가운데 제일모직만이 할 수 있는 CSR활동에 대해 계속 생각해오다 하티스트 하우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제일모직 측은 밝히고 있다. “너무 명분만 내세운 것은 아닌가, 실행이 어렵지 않을까,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있었지만 뜻을 모아 어렵지않게 이겨냈다.

하티스트 하우스는 매장 운영비를 제외한 이익 전액을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기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최 과장은 “‘하트하트재단’, ‘우리들의 눈’과 계약을 맺어 시각장애 아동을 대상으로 하트캠페인을 운영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패션회사의 특성을 살려 패션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맹학교 아이들이 ‘SPA 브랜드’인 ‘에잇 세컨즈’를 실제 방문, 옷도 만져보고 쇼핑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소개했다.

최 과장은 “1, 2층에 전시되는 제품들을 고를 때 분명한 원칙이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적이면서, 윤리적이고, 영세하지만 발전가능성이 있는 업체를 선택한다는 것. ‘하티스트 하우스’와 함께 좋은 뜻을 공유하고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업체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한다.

하티스트 하우스는 건물에서도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갖췄다. 1940년대 지어진 창고건물의 벽돌을 재활용한 이 건물은 일부만 수리해 최대한 원형을 유지하려고 했다. 또 물탱크에 빗물을 받아 5층 정원에 물을 주거나 화장실 물로 사용한다고 한다.

최 과장은 “상업적인 목표가 따로 없는데다 기부하기 위해 쇼핑공간을 만들고 아이템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많이 알리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 언론보도와 많은 관심으로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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