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SR전략연구소(코스리)와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글로벌사회적책임센터는 지난 9월25일부터11월6일까지 국내 187개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한국기업의 사회적 책임(SR) 현황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요 내용과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시사점을 정리한다.

<조사방법>
코스리와 글로벌사회적책임센터는 지난 7월11일부터 9월1일까지 설문문항을 작성하고 3주간의 검증과정을 거쳐 9월25일부터 실제 설문조사에 착수했다. 설문조사는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조사대상>
이번 설문조사는 KOSPI 시가총액 500대 종목 중 우선주, 지주회사, 수익증권 등 비영업활동 종목을 제외한 후보기업군을 선정한 후 비상장 금융기업, 공기업 등 추가, 총 187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최종적으로 55개 기업이 설문에 참여, 참여율은 29.4%를 기록했다.

응답기업의 75%는 상장기업이며, 매출액규모는 10조원이상이 38.3%로 가장 많았고, 1조원이상10조원 미만 대기업은 21.3%를 차지했다. 1000억원이상 1조원 미만 기업은 31.9%였다. 응답대상 기업의91.5%가 매출액 1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이었다. 업종별로는 금융보험업이 39.5%,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각 20.9%를 차지했으며 건설업이 11.6%였다.

<설문조사 주요 내용>
한국 대기업은 CSR 활동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혹은 ‘사회공헌활동’이란 이름을 주로 사용하고있다. ‘지속가능경영’ 사회책임경영’ ‘윤리경영’으로 부르는 경우는 이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CSR이나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활동’으로 표현하는 미국과 사뭇다른 양상이다.

설문에 응한 한국 대기업 중 83.6%가 CSR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전략을 공식문건화하고있다는 기업은 87.89%에 달했다.

CSR 활동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사업목표로는 ‘기업평판 제고’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외에 ‘우수직원 확보능력 향상’ ‘리스크 관리’ ‘신규고객 유치 및 기존고객 관리’가 뒤를 이었다.

한국 대기업의 CSR 활동은 아직까지 국내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응답기업의 27.1%가 국내에서만CSR 활동을 하고있다고 답했고 ‘일부 해외활동이 있으나 주로 국내에서 이루어진다’는 답은 62.5%에 달했다. 국내와 해외에서 동등하게 활동하거나 주로 해외에서 활동한다는 답은 합쳐서 10.5% 수준이었다.글로벌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해외 CSR 활동을 어떤 식으로 수행해 나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과 전략적 접근 필요한 대목이다.

응답기업의 64.6%는 사내에 공식적으로 CSR 부서를 두고 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은 CSR 부서가 만들어진 지 3년 미만이라고 답했다. 한국 대기업이 CSR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기 시작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SR 예산 중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7.4%에 달해 우리나라 대기업의 CSR이 기부활동 위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기업이 핵심역량과 CSR 활동을 결합해 그 성과를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CSR 보고서를 작성하는 기업은 53.2% 였다. 보고서 작성에 사용하는 기준으로는 88%가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의 가이드라인이라고 답했다. ISO(국제표준화기구)나 UN글로벌콤팩트(UNGC)가 제시한 기준은 각 12%가 사용하고있었다.

CSR 담당자의 전문성을 계발하고 일반 임직원들에게 CSR에 대해 기초적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학교 및 전문연구기관 등 다양한 외부기관과 교육 파트너십을 고려하고있다는 의미다.

<시사점>
한국 대기업 중 CSR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보고서를 작성하더라도 아직 ESG향상을 측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고서 작성과 관련된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우리 대기업들이 직원이나 고객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데 비해 미국등 선진국 기업들과 달리 주주,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으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CSR 활동의 성과를 여러 이해관계자와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젊은 층과 소통하려는 의지도 중요해보인다.

한국의 특성상 언론사나 시민단체 등 여론과 정부의 상대적 중요성이 큰 게 사실이다. 기업평판 제고, 리스크 관리 개선 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CSR 전략의 유효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받는 시스템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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