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기업들의 사회적책임(CSR) 활동이 단순 기부를 통한 평판 제고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 CSR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조장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SR전략연구소(이하 코스리),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CSR 활동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관련 비용 지출 규모도 2011년 기준 3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CSR 활동이 대상자(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보다는 행위자(기업) 중심의 ‘보여주기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커지고 있다. ‘착한 기업 이미지’로 포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CSR가 활용되면서 나타난 폐해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로 코스리가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글로벌사회적책임센터와 지난 9월 25일부터 2개월간 국내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CSR 현황에 대해 설문(5점 만점)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응답기업이 ‘평판 관리(4.38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CSR 활동도 시혜적인 관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4곳은 CSR전담 부서를 갖추지 못했고, 절반 이상의 응답기업이 기부를 중심으로 CSR 활동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재계 한 관계자는 “CSR 활동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보니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게 사실”이라며 “기업들이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는 코스리와 함께 CSR 활동에 대한 기업들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방향성을 제시, 기업의 사회적책임 문화 확산을 위해 ‘2013 대한민국 CSR 필름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대회위원장인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신영무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비롯해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신제윤 금융위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내외빈을 포함한 기업 CSR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1부 행사에서는 한·미 양국 전문가들이 기업 CSR 활동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으며, 2부에서는 CSR필름페스티벌에 참가한 74개팀 중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삼성전자, KB금융그룹,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의원 등 총 16개 기업 및 단체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이투데이 장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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