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해동안에만 고급형 전기자동차 ‘모델S’(Model S)를 2만대이상 팔아치우며 전세계 전기차시장을 주도해온 테슬라가 정치바람에 휘청이고 있다. 자동차 딜러를 통하는 미국의 차량판매관행을 무시한 채 직접 판매에 나선 테슬라가 뉴저지, 텍사스 등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관할하는 일부 주에서 잇따라 판매금지처분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전기차의 성장은 기존 자동차회사는 물론, 자동차딜러들과 정유회사 등 에너지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들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정치권, 특히 미 공화당의 저항이 만만치않은 것이다.

테슬라의 설립자이자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져있는 엘론 머스크(Elon Musk)로선 일대 시련이지만 그는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주정부의 개별적인 조치들에 맞서 연방정부 청원으로 일거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태세다. 연간 2만대 전기차를 파는 테슬라는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전세계에서 971만대의 차를 파는 GM의 절반수준에 이른다. 미래가치를 그만큼 높게 평가받고있는만큼 향후 대응이 더 주목된다.

현재 뉴저지 주민들은 테슬라의 모델S를 사려면 이달안에 결정을 내려야한다. 4월1일부터 테슬라는 더 이상 뉴저지에서 차를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뉴저지는 이제 텍사스, 아리조나, 버지니아, 메릴랜드에 이어 테슬라의 전기차를 살 수 없는 주가 됐다. 이들 주는 프랜차이즈 자동차 딜러들만 자동차를 팔 수 있도록했다. 딜러를 이용하지않고 자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스토어에서 모델S를 판매하는 테슬라를 견제하는 조치다.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는 뉴저지주 정부의 최근 결정에 매우 언짢은 모습이다. 지난주 금요일 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모욕”이자 “기술혁신과 소비자 선택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럼 왜 전기차업체들은 직접 판매에 나서려할까. 머스크는 차량판매권을 독점하고있는 딜러들이 전기차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가솔린 차를 판매하는게 그들의 수익에 도움이 되는데 비해 전기차는 팔아봐야 돈이 안된다는 것이다. 머스크는 자동차 딜러십은 이익의 대부분을 차량서비스에서 얻지만 전기차는 가솔린 차량에 비해 서비스요소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딜러들로선 전기차를 팔 이유가 없는 셈이다. Fisker(2007년 설립됐다 특허분쟁, 자연재해 등으로 2012년 사라진 전기차 업체)와 Coda(2009년 설립된 전기차 생산판매업체. 대부분의 엔지니어링과 생산기반을 중국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같은 전기차회사들도 같은 갈등을 겪었다.

머스크는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예비주자 가운데 한명인 뉴저지주 크리스 크리스티(Chris Christie) 주지사의 '브리지 게이트'를 거론하며 “그가 식언을 했다(gone back on its word)”고 맹비난했다. 당초 ‘판매규제를 한다면 주의회 입법을 거치도록 할 것’이란 약속을 깨고 주정부가 나섰다는 주장이다. 반면 크리스티 주지사측은 허핑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1년전 테슬라가 처음 뉴저지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래 뉴저지법에 따라 직접판매법인을 세우는 법안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음을 분명히 알렸다”고 주장했다. 테슬라가 직접 판매를 하려면 주의회에서 이를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법을 새로 만들도록 하라고 그간 확실히 말해 왔다는 것이다.

뉴저지 차소매업자연합(New Jersey Coalition of Automotive Retailers) 같은 자동차 판매관련 결정 지지자들은 이 정책이 차딜러들을 보호하는게 아니라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협회의 짐 애플턴(Jim Appleton) 회장은 “차량 제조업체들은 보증과 안전리콜을 두통거리로 여긴다. 반면 딜러십은 소비자에 대한 보증과 안전리콜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이처럼 곤란을 겪는 것은 미국사회 기득권층의 이해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더 성장하고 전기차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는다면 기존 자동차회사와 정유회사, 딜러가 모두 몰락할 수 있다.

현재 테슬라의 직판이 불허된 주는 공화당 주지사 지역인 잔 브루어(Jan Brewer)의 아리조나(Arizona), 릭 페리(Rick Perry)의 텍사스(Texas), 밥 맥도넬(Bob McDonnell)의 버지니아(Virginia)와 민주당 주지사인 마틴 오말리(Martin O’Malley)의 메릴랜드(Maryland). 여기에 뉴저지가 뒤를 이은 것이다.

이와 유사한 조치를 한 주도 있다. 테슬라는 조지아주(Georgia)에서 1년에 150대만 판매할 수 있다. 주의 차량딜러규제에서 면제되는 규모가 그 수준이다. 계류중인 법안은 판매가능 대수를 연간 1500대로 늘리고있지만 조지아주의 전기차 보조금 5000달러는 제외되도록 했다.

콜로라도주(Colorado)에선 단 1개 점포를 갖고 있다. 덴버 외곽 론트리(Lone Tree 콜로라도주 더글러스 카운티Douglas County에 있는 도시)의 파크메도우(Park Meadows) 쇼핑센터에 있다. 콜로라도에선 더 이상 점포를 낼 수 없다.

오하이오(Ohio)에서는 지난해 12월 주내 자동차딜러들이 테슬라 규제법안을 몰래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올해 다시 상정될 예정인데 통과된다면 테슬라는 오하이오주에서 2개까지만 점포를 낼 수 있다. 콜로라도 상황과 비슷하다.

뉴욕주는 앤드류 쿠오모(Andrew Cuomo) 주지사로부터 주입법을 통해 테슬라의 영업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반면 메사추세츠(Massachusetts)에서는 테슬라가 법정싸움에서 이겼다. 보스턴 외곽의 내틱(Natick)에서 딜러십 라이센스를 얻었다. 미네소타(Minnesota)에서는 테슬라를 제한하는 법률시도를 중단했다. 차 딜러들은 작년 3월 싸움을 포기했다. 훗날을 기약하며.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는 오는 6월 주의회에서 미네소타와 비슷한 법률을 폐기할 것이다.

결국 5개주는 판매를 금지하고, 2개주는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며, 2개는 입법이 진행중이다. 그 지역 인구는 각각 5700만, 1500만, 3100만으로 모두 합하면 1억명을 넘는다. 미국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한다.

당장 4월이 되면 테슬라의 뉴저지 점포는 차량판매를 중단하겠지만 뉴저지의 전기차 애호가들은 언제든 온라인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기가팩토리의 배터리생산과 신차 모델 발표등은 테슬라의 기세를 이어줄 것이다. 향후 추이를 흥미롭게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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