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쇼카재단은 '세계의 가장 시급한 사회 문제를 시스템 변화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을 사회적 기업가로 정의하고, 이에 적합한 사람들을 매년 펠로우로 선발하고 있다. 아쇼카 재단이 생각하는 사회혁신가는 누구인지, 진정한 사회적기업가가 가져야 하는 자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1980년 설립된 아쇼카 재단은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비영리기관이다. 사회 문제에 대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혁신가들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설립후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중동 등 전세계 73개국에서 약 3000여 명의 사회적기업가를 아쇼카 펠로우로 선발했다.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그라민은행 설립자 무하마드 유누스, 인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5~10달러로 인공수정체를 개발한 오로랩 창립자 데이비드 그린 등이 대표적인 아쇼카 펠로우다. 지난해 아쇼카 한국지부가 설립된 이래 5명의 한국 아쇼카 펠로우가 배출됐다.


과거 ‘사회혁신’이란 단어는 일반인들에게 낯설었다. 슈퍼맨, 뽀빠이, 스파이더맨 등 만화 속 주인공 영웅들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이젠 사회적 기업가들의 다양한 모델과 사례가 나오면서 많은 청년들이 ‘사회혁신가’, ‘사회적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사회적기업가, 사회혁신가 외에도 소셜이노베이터, 체인지메이커 등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다양한 이름이 있다.


사회적기업가는 어떤 사람들일까? 사회 변화를 위한 열정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만으로 사회혁신가가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누구나 사회혁신가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무나 사회혁신가가 될 수는 없다. 아쇼카가 사회적기업가를 바라보는 관점과 사회적기업가로서 필요한 역량과 자질을 살펴본다.


사회적기업가정신의 아버지, 빌 드레이튼
‘사회적기업가(social entrepreneur)’는 아쇼카재단 창립자이자 CEO인 빌 드레이튼(Bill Drayton)이 1970년대 창안한 개념이다. 그는 “사회적기업은 단순히 고기를 주거나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고기잡이 산업(fish industry)을 혁명적으로 바꿀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사회적기업가는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깊게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며,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기업가 능력을 가진 개인이다.


“세상 모든 사람을 체인지 메이커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인 드레이튼은 이를 위해 10대 때부터 사회적기업가로서 경험을 쌓아왔다. 초등학교 4학년때 용돈을 모아 등사기를 구입한 뒤 학생기자단을 조직해 ‘파수꾼’(The Sentinel)이라는 32페이지 월간지를 제작했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생서클 ‘아시아 소사이어티’를 조직했다. 하버드 대학 시절 매주 정부, 노동조합, 재계, 종교계 인사들을 초청해 캠퍼스 바깥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는 ‘아쇼카의 원탁’ 토론회를 주관하기도 했다. 아이디어를 몸소 실행하고, 혼자가 아닌 팀워크와 사회 각 세력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는 훈련을 계속했다.


1962년 그는 인도 비폭력 인권운동가 비노바 바베(Vinoba Bhave)를 만나기 위해 인도를 방문했다. 토지헌납운동을 이끈 비노바는 13년 동안 인도 전역을 걸어 다니며 지주들에게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가난한 이들에게 토지를 나눠주었다. 빌 드레이튼은 비노바와 함께 지주들을 설득하고, 700만에이커의 땅을 헌납받아 빈농과 소작농들에게 성공적으로 나눠주었다.


그는 이를 계기로 훌륭한 아이디어의 힘과 중요성을 깨달았다. 정부와 비영리단체들이 해오던 기존의 방식이 아닌 아이디어와 접근법을 재정의해 사회적 영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었다. 드레이튼은 훌륭한 아이디어와 기업가 역량을 가진 사람들에게 적은 규모로 투자하더라도 이 아이디어가 사회 전체에 확산, 복제된다면 시스템을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아쇼카는 이 개념으로 시작됐다.


아쇼카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가들을 발굴하고 해결책이 지속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가에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회적기업가로서 자질을 새로운 아이디어, 창의성, 기업가적 자질, 사회적 영향력, 도덕적 품성로 규정, 펠로우를 엄격하게 선정한다.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롭고 차별성 있는 아이디어인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해온 경험은 있는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개인의 동기와 포기하지 않는 끈기, 시스템 변화와 사회 내 사람들의 생각과 조직의 행동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신뢰할 만하고 윤리적인지 살펴본다.


사회적기업가는 새로운 아이디어뿐 아니라 다른 경쟁상대와 차별성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공감, 창의성, 협력이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강력한 힘이란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아쇼카가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는 중심지로 세계적 명성을 쌓아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람에 대한 투자’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가가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조직일 뿐이다. 아쇼카는 전략과 재정 설계 자문뿐 아니라 생활비를 지원해 기업가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시간을 온전히 쏟을 수 있도록 한다. 또 전세계 사회적기업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영감을 얻으며 서로에게 멘토가 되고, 협력할 수 있는 커뮤니티로 발전했다.


누군가의 절실한 니즈에 공감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사회적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교육, 환경, 인권, 의료, 빈곤 등 사회적 이슈에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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