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지주사 '반기‧분기 기준' 역대급 실적 기록

'5대 금융지주사' 모두 중간‧분기배당 가능성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가 하반기 실적 변수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견고한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다수 지주사가 탄탄한 은행 이익 흐름과 비은행 수익성 제고, 증시 열풍에 따른 수수료 증가의 영향으로 역대급 상반기 실적 기록을 거뒀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였던 중간배당 및 분기배당 실시 의지도 재확인한 만큼, 하반기 금융지주사의 성장 전략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신한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지막으로 국내 5대 금융지주사의 상반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지난 상반기 5대 금융지주사의 합산 순이익은 총 9조3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조9159억원) 가량 증가했다.

5대 금융지주 모두 역대급 실적 기록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에 올랐던 KB금융그룹은 지난 상반기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신한금융은 KB금융보다 305억원 적은 2조443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탈환에 실패했다.

하나금융은 1조75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우리금융과 NH농협금융은 각각 1조4197억원, 1조281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설립 이후 최대 실적(반기 기준) 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각 금융지주사들이 역대급 실적 기록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자이익의 개선이다. 지난 상반기 국내 시중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의 급등과 시장금리의 상승으로 이자수익이 늘어났고 이는 지주사 차원의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상반기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이자수익은 총 20조449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반기 이자수익 20조원’을 돌파했다. 5대 금융지주사의 NIM 역시 1.61~1.82% 수준을 보이며 선방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언한 만큼, 하반기에는 NIM이 소폭 개선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CFO)는 지난 27일 진행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되더라도 NIM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인상될 경우 4분기 은행 NIM은 0.02%p~0.03%p정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와 주식투자 열풍으로 인한 증권사 수수료 수익증가도 지주사 실적개선에 적잖은 역할을 했다. 특히 백신 접종에 따른 코로나19 사태의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속에 소비심리가 회복하면서 카드 결제 수수료가 증가한 점 또한 눈에 띈다.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서울 시내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KB금융의 상반기 순수수료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한 1조8326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한 1조4040억원의 순수수료 이익을 달성했고, 하나금융(1조2613억원), 우리금융(7290억원), NH농협금융(9837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순수수료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역대급 실적에 5대 금융지주 모두 중간‧분기배당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미 KB금융(750원), 하나금융(700원), 우리금융(150원)이 주당배당금을 확정한 가운데 신한금융 역시 6월 말 기준 주주들을 대상으로 배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NH농협금융 역시 중간‧분기배당 시행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가 관건

물론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당장,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이미 수도권, 비수도권을 막론하고 거리두기 상향이 이어지면서 경기 불확실성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4차 대유행과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는 기초체력, 즉 ‘충당금’이 충분히 쌓여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비한 ‘손실흡수 능력’도 충분한 만큼, 주주들과 약속한 중간·분기배당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해부터 주요 금융사들은 불확실한 금융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쌓아왔다”면서도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충당금 확보 및 리스크 관리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권의 오랜 과제인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 노력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표면적으로는 증권, 카드, 보험, 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지만, 이 역시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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