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로고가 선명한 이스타항공의 여객기. 사진. 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 로고가 선명한 이스타항공의 여객기. 사진. 이스타항공 제공

[미디어SR 박세아 기자] 중견건설사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으로 낙점된 가운데 자금력 부족 등의 문제가 거론되면서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충남 지역 기반 건설사 성정이 인수가 1087억원으로 이스타항공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을 기반으로 레저, 숙박 등을 연계한 관광업체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이런 성정의 이같은 강력한 의지와는 달리 실제 자금력과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

자금력은 성정이 이스타항공에 대한 인수 의지를 보일 때부터 지적받아온 문제다. 업계는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의 부채를 합하면 이스타항공 인수 필요 금액이 2000억원을 넘길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성정은 지난해 매출 59억원, 영업이익은 5억5000만원, 당기순이익은 2억원에 불과한 중견기업이다. 관계사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 등 관계사 매출을 합해도 400억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성정이 자금 마련을 위해 백제컨트리클럽을 2500억원에 내놨다거나, 골프장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다만, 백제컨트리클럽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구체적인 것은 모르지만, 성정이 클럽을 시장에 내놓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성정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15억원으로 이 중 현금성자산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46억원에 그친다. 성정은 유동자산보다 단기차입금이 49억원으로 조금 더 많은 상태다. 장기차입금 70억원은, 2023년까지 일시상환해야 한다.

전체 부채비율이 297.54%를 기록하고 있어 업계평균보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반면 기업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28.39%밖에 되지 않는다. 성정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 마련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오는 이유다. 

일단 형 회장은 "이미 계약금 등 몇백억원이 들어간 상태에서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인수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친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정상화까지 버틸 수 있을까

서울회생법원이 입찰금액 규모 외에도 회사경영계획의 적정성과 구체성 등 인수 후 경영능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후 운항증명서 재취득 등 일회성 비용 외에도 신규 항공기 리스와 재고용, 기타 투자비용 등 월 50억원 안팎의 운영자금이 매달 투입돼야 정상화가 가능하다. 우여곡적 끝에 인수했다 하더라도 이미 많은 돈을 끌어다 쓴 성정이 이후 고정적으로 매달 나갈 금액을 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 뒤따른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정상화 시점까지 약 500억원에서 1000억원이 추가로 더 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상화 시점이 코로나19 등의 대외 변수로 길어지면 매달 드는 자금 투입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려해 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성정은 인수금 1087억원 가운데 520억원을 공익채권 변제에 쓰고 387억원은 조세채권과 퇴직금 충당금에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180억원을 상거래 채권 등을 갚는 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채권 규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공익채권을 제외한 채권 규모는 최소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돼 변제율이 9%에 그친다. 회생 절차에서 변제율이 낮으면 이스타항공의 정상화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자금 사정 외에도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성정의 경우 골프장, 임대업 등을 주 사업으로 영위해 왔기 때문에 항공업 관련 지식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일단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대금 지급과 함께 구체적인 회생안을 오는 2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번 이스타항공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번 M&A 성사 여부는 근로자들의 체불임금과 퇴직금, 그리고 근로보장과 깊은 연관성을 띠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이 채권자들에게 얼마 만큼이나 채무를 상환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비상경영 목표를 수립해 원활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성정이 마련한 자금으로 회생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현재 M&A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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