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대란' 곰표 맥주를 뛰어넘어라…'곰 vs 곰' 승자는?

정용진의 '구단주 맥주' 현실화…이마트24도 경쟁 참전

곰표 밀맥주. 사진제공. BGF리테일
곰표 밀맥주. 사진제공. BGF리테일

[미디어SR 김다정 기자]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올해 맥주시장은 ‘수제맥주’의 역습으로 예년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지고 있다.

그동안 오비맥주 ‘카스’, 하이트진로 ‘테라’,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등 주류업계 빅3가 여름철 맥주 시장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수제맥주’를 내세운 편의점을 중심으로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관측된다.

수제맥주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홈술족을 공략하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맥주시장에서 국산 수제 맥주 판매량은 1180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 2017년 430억원대와 비교할 때 3년만에 2.7배 이상 껑충 뛴 모양새다.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최근 3%대까지 오르며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이번 수제맥주 폭풍성장의 배경에는 편의점 CU의 ‘곰표 맥주’가 단연 주인공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5월 CU가 단독으로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출시 이후 지금까지 계속 품절대란을 이어가고 있다. 곰표 밀맥주는 카스 · 테라 등 맥주업계 전통 강자들을 꺾고 편의점 캔맥주 매출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CU는 지난 8일 전국 가맹점에 안내문을 보내 곰표 밀맥주 발주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3차 판매에는 2차 판매 300만개 물량보다 약 20% 증량된 360만개 물량이 풀렸지만, 7일 만에 품절됐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 생산물량은 지난해보다 15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생산량을 전월보다 더 늘렸음에도 생산량이 발주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몰이가 이어지고 있다.

곰표 밀맥주를 독점 유통하는 CU는 흥행에 힘입어 매출에서도 큰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CU의 수제맥주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8.4%에 달해 거의 5배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안주류 또한 17.6% 신장세를 보였다.

너도나도 뛰어드는 수제맥주 시장…‘곰 vs 곰’ 대결 임박

CU가 곰표 밀맥주를 통해 수제맥주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자극을 받은 편의점 경쟁업체들도 잇따라 수제맥주 경쟁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주류업계는 수제맥주에 대한 과세 부담이 지난해부터 줄어들고 편의점에서 일반화된 4캔 묶음 1만원 할인 행사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수제맥주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각 사는 이색적인 신제품을 출시하며 품절 대란을 일으킨 곰표 밀맥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까지 자신의 SNS를 통해 ‘구단주 맥주’라는 제품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먼저 CU와 함께 편의점업계 1·2위를 다투는 GS25는 곰표 밀맥주의 ‘곰’에 맞서 ‘북극곰’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GS25는 오비맥주가 최근 런칭한 수제맥주 협업전문 브랜드 KBC((Korea Brewers Collective)를 통해 아웃도어 브랜드 노르디스크와 협업한 노르디스크 맥주를 선보인다고 11일 공식 발표했다.

노르디스크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베이지 컬러에 시그니처 로고 북극곰을 캔 디자인에 반영하면서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곰 vs 곰’ 대결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고, 차별화된 맛을 즐길 수 있는 수제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색다른 수제맥주를 선보이고자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GS25 역시 2018년 수제맥주 랜드마크 시리즈 1탄 ‘광화문에일’을 선보인 이후 ‘제주백록담에일’, ‘경복궁에일’, ‘성산일출봉에일’, ‘남산에일’을 차례로 내놓으면서 수제맥주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올해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캔 디자인에 추억의 ‘골드스타’ 로고를 사용한 ‘금성맥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장수 껌 상품인 쥬시후레쉬와 손잡은 ‘쥬시후레쉬맥주’와 유동골뱅이의 패키지를 활용한 ‘유동골뱅이맥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용진 ‘구단주 맥주’의 현실화…이마트24 참전

여기에 이마트24도 곰표 맥주 발(發) 편의점 수제맥주전(戰) 참전을 예고하면서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0일 SNS를 통해 자신의 얼굴 캐리커쳐가 들어간 ‘구단주 맥주’라는 제품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SSG랜더스와 협업 제품으로 아이디어를 내본 것으로, 구체적인 제품화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24가 올해 안으로 수제맥주를 출시하기로 결정하면서 정 부회장의 SNS글은 현실화될 전망이다.

이마트24는 신세계 그룹 야구팀 SSG랜더스와 연계한 맥주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수제 맥주 제조 업체인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와 손을 잡았다.

이마트24는 미디어SR에 “수제맥주 출시는 사실이 맞다”면서도 “정 부회장이 올린 ‘구단주 맥주’와는 상관이 없고 맥주이름도 SSG랜더스의 이름을 딴 맥주 ‘SSG랜더스 라거’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마트는 SSG랜더스 중심 타선인 ‘최정-추신수-로맥-최주환’의 이름을 따 ‘최신맥주’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한 만큼 향후 다양한 종류의 맥주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24 관계자는 “현재까지 제품 출시를 결정한 것 외에 확정된 사실은 없다”며 “구체적으로 언제 출시할 것인지, 이마트24에서 독점 판매할 것인지에 대한 건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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