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미디어SR 박민석 기자]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확대와 정용진 부회장의 선을 넘나드는 SNS사용이 신세계그룹의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칠 새로운 '지배구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배구조(Governance)의 투명성은 근래들어 완전 대세로 자리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서도 매우 중시하는 가치 가운데 하나다. 

올해 12월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감시 대상이 대폭 확대된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 상장사(비상장사는 20%)였던 규제대상이 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상장사·비상장사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 회사가 지분 50%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도 규제감시 대상에 새로 포함되게 된다. 

일감 몰아주기는 ▲다른 계열사와 연간 거래금액 200억원 ▲내부거래가 전체 매출의 12% 이상 ▲정상가격과 거래조건의 차이 7% 이상 등 3가지 조건 가운데 하나라도 포함되면 해당된다. 

따라서 현재 총수일가 지분이 각각 28%에 이르는 이마트와 신세계도 규제 대상에 당연히 포함된다. 게다가 이마트와 신세계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나머지 16개 자회사도 규제 대상에 새롭게 오르게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마트 지분은 정용진 부회장이 18.55%를 보유하고 있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10%를 보유하고 있다. 두사람의 보유분을 합하면 지분율은 28.55%에 이른다. 신세계 지분은 이명희 회장이 10%를, 정유경 총괄사장이 18.56%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에도 현재와 같은 계열사 간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마트와 신세계의 총수일가 지분율을 20% 이하로 낮춰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린 셈이다. 다만 이마트나 신세계가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지분을 낮추는 방안도 있기는 하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내부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검토와 준비는 하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대기업 그룹내 지배구조 개편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공정거래법 개정안 취지 자체는 전체주주에게 돌아가야 할 부(富)를 일부 지배주주에게만 빠져나가는 것을 막자는 취지”라며 "일감몰아주기 감시 대상 기업들이 계열사 지분율 조정 등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다면, 시장에서 주가 등 기업가치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SNS사랑....지나치면 '오너리스크'로 번질 우려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거침없는 SNS상 발언도 신세계그룹 입장에서 '오너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사실상 그룹 오너의 자유분방한 발언이나 입장이 자칫 정치적인 해석을 거쳐 관련 계열사 제품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국내 CEO 중 SNS을 활용해 소비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본인의 SNS를 스스로 관리하고, 직접 댓글을 남기면서 대중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누고 자기 주장을 펴는데 거침이 없다. 하지만 가끔 내용이 지나쳐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문제가 되는 사례도 적지 않아 보인다. 

최근에는 우럭요리와 랍스터요리에 ‘미안하다 고맙다’고 게시해 문재인 대통령 '저격 논란'을 일으키는 바람에 일부 네티즌들에게 빈축을 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저격 논란'을 낳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 관련 글과 사진.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문재인 대통령 저격 논란'을 낳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 관련 글과 사진.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논란이 된 문구는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이다. 이는 대선 후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팽목항을 찾아 방명록에 썼던 글귀와 같다. 이에 정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표현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파장은 진영 싸움으로 번진 바 있다.

보수 성향의 일부 유튜브 채널은 신세계그룹 공개 지지에 나섰고, 반대 편에서는 '고인 모독'이라며 불매운동을 언급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논란에 정 부회장은 지난 8일 SNS를 통해 “홍보실장이 오해받을 일 하지 말라고 한다”고 게시하며, 앞으로 논란이 될 만한 표현을 쓰지 않겠다는 의중을 우회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정 부회장의 다소 부적절한 SNS 활용 사례는 트위터를 통한 가상화폐 관련 발언으로 논란의 인물로 자주 거론되는 미국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비견되기도 한다.

지난 2월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높다"라는 일론 머스크의 돌발성 발언에 테슬라 주가는 9%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CEO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워가 있고 영향력이 강한 CEO의 발언일수록 영향력도 정비례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직까지 CEO의 SNS활용이 직접적으로 주가에 반영된다고 볼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CEO의 한마디 한마디는 매우 중요해 이를 CEO리스크의 하나로 볼 수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CEO의 일거수 일투족은 사안에 따라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 뿐 아니라, 기업평가에도 일부 반영 될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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