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9일 '토스뱅크‧카카오손보' 인허가 심사

이미 핀테크 업계에서 인정받은 혁신성이 강점

기존 금융업계, '메기효과' 가능성을 예의주시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카카오의 첫 디지털손해보험사 ‘카카오손해보험(가칭)’과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뱅크’를 둘러싼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심의를 앞두고 금융업계에서는 카카오손해보험(이하 카카오 손보)과 토스뱅크 출범이 가져올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양사가 핀테크 분야에서 혁신성을 입증한 만큼, 금융권에 적잖은 지각변동을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9일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업 본인가와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카카오손보’ 예비허가, P2P 인허가 안건 등을 심의한다. 

역시 세간의 관심은 토스뱅크와 카카오손보에 쏠린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오래전부터 인터넷전문은행과 디지털손해보험 시장 진출을 공언해왔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인력 확충 및 인프라 구축, 관련 내규 마련 등의 작업을 수년간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금융업계가 토스뱅크, 카카오손보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들이 가져올 ‘메기효과(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경쟁자들의 잠재력과 경쟁력이 함께 올라가는 것을 일컫는 말)’ 때문이다. 토스와 카카오가 기존 금융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 일으킬 소위 ‘금융 메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토스뱅크의 등장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기존 양강체제에 적잖은 균열을 가져올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가장 큰 변화는 중금리 대출 분야에서 먼저 일어날 공산이 크다. 현재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업계를 중심으로 중금리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나선 형국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실제로 지난달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오는 2023년 말까지 신용대출의 30% 이상을 신용등급 4등급 이하 차주에게 내주게 하는 중금리 대출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오는 2023년 말까지 중금리 대출 잔액을 전체 신용대출의 30% 이상으로 맞춰야 한다.

토스뱅크 역시 금융당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통해 출범 후 올해 말까지 중금리 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34.9%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오는 2023년 말에는 중금리 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에 절반 수준인 4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이러한 방침에는 금융당국의 정책적 기조에 발맞추겠다는 표면적 목표에 더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는 여러 모로 다르다는 '차별화 전략'을 꾀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존 인뱅 역시 사업 초기 계획서를 통해 중금리 대출 비중을 3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실제로는 10% 수준에 머물렀다”며 “고신용자 대출에 다소 집중해온 기존 인뱅들과는 명확히 차별화 하겠다는 토스뱅크의 초기 전략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업계 진출 역시 눈길을 끈다. 사실 이전에도 ‘캐롯손해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 등이 디지털손해보험 업계 진출에 나선바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기존 보험사에서 자회사 형태로 파생된 디지털 손보사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동참하기는 했지만 사실상 전통적인 보험업계의 주도로 탄생한 디지털 손보사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카카오 손보는 이들과는 결이 다르다. 사실상 국내에서 처음으로 탄생하는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이기 때문이다. 기존 손보사가 ‘보험’에 기술이 붙는 형태였다면, 카카오손보는 ‘기술’에 보험이 따라붙는 방식으로 출범한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카카오 손보의 출범이 확정될 경우, 국내 보험업계에는 상당한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게다가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카카오톡’ 은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자 무기에 다름 아니다. 보험업계 내 경쟁력은 곧 ‘가입자 규모’로 판가름 난다. 특히 사업 초기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느냐 여부가 안착의 밑거름이 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손보가 카카오톡의 방대한 사용자 풀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고객 유치활동에 나설 경우, 기존 손보사와는 차별화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구나 핀테크 특유의 빅데이터 수집 및 활용 능력이 더해진다면, 단숨에 기존 손보사들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미 카카오 손보는 생활밀착형, 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명확한 방향성도 설정해놓은 상황”이라며 “보험업계 내부에서 메기효과 그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9일 정례회의에 올라온 안건이 통과될 경우, 토스뱅크는 오는 하반기 공식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허가 심사로 안건이 상정된 카카오손해보험의 경우에는 예비허가 심사 통과 시, 오는 연말께 본인가 심사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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