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은 이용자 충성도 낮은 시장... 후발주자도 승산 있어

중개수수료 인하, 할인, 컨설팅 등 서비스 개선 여지 많아

배달은 전체 외식 산업의 7분의1 규모... 사업 확장 가능성↑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1', 주요 배달 앱/웹 이용자 1328명 대상 설문. 디자인. 김민영 기자.
모바일 리서치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1', 주요 배달 앱/웹 이용자 1328명 대상 설문. 디자인. 김민영 기자.

[미디어SR 권혁주기자]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3사 점유율이 90%가 넘는 배달시장에 새로운 사업자들이 뛰어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연내 배달 서비스 출범을 목표로 관련 인력을 채용 중이며, 신한은행은 140억을 투자해 배달앱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 특급은 12일 서비스 지역을 의왕시까지 확대한다.

기업들이 배달 사업을 시작하는 이유로는 △배달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하리라 예상된다는 점 △배달 앱 이용자의 플랫폼 충성도는 높지 않다는 점 △대출·지역화폐 등 기존 서비스와 연계가 쉽다는 점 △데이터·커머스·트래픽 등 서비스 확장성이 높다는 점 등이 꼽힌다.

4월 티몬이 채용 포털에 게재한 구인공고.
4월 티몬이 채용 포털에 게재한 구인공고.

배달은 이용자 유동성 큰 시장

한 배달앱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보통 배달 앱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에 다수의 배달 앱을 설치해둔다”면서 “이용자들이 쿠폰·할인 등 프로모션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배달은 고객 충성도가 비교적 낮은 시장이다”고 전했다.

이는 소비자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배달을 통해 사업하는 점주들도 플랫폼 수수료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공정배달'을 강조한 위메프오는 작년 9월 중개수수료 0% 정책(서버 비용 8000원만 부과)을 실시한 이후, 6개월 동안 월간 실 사용자(MAU)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4%, 거래액은 153% 증가했다.

위메프오 관계자는 “꾸준히 공정배달 정책을 유지하면서 위메프오를 찾는 외식업 사장님이 늘어나고, 이에 힘입어 주문고객·거래액이 증가하는 선순환하는 구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거래액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배달특급은 중개수수료 1%, 결제수수료 1.2∼2.5% 책정 등 저렴한 수수료와 각종 소비자 할인 정책으로 지난 12월 출시 이후 반년만에 누적 거래액은 200억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일거래액 3억을 달성했다.

KT는 3월 지역화폐 연계 배달서비스 ‘울산페달'을 출시했다. 사진. KT.
KT는 3월 지역화폐 연계 배달서비스 ‘울산페달'을 출시했다. 사진. KT.

기존 사업과 연계 쉽고, 타사 대비 경쟁력 갖출 수 있어

KT는 지난 3월부터 자사 지역화폐 ‘울산페이’와 연계한 배달 서비스 ‘울산페달’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쿠팡이츠가 결제 수단을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쿠페이’로 한정한 것과 비슷한 사례지만, KT의 경우 단순 결제대행(PG)이 아니라 사전에 구축한 지역화폐 플랫폼에 배달 서비스를 연계해 중계∙외부결제∙서비스가입∙서버이용에 따른 수수료까지 대부분 무료로 책정하고 있다.

회사 측은 “울산페이는 정식 출시 이전부터 지역 소상공인들의 문의와 가입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모기업이 지역화폐, 대출 등 지역 소상공인과 밀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경쟁 배달앱 대비 우수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금융권의 경우 자영업자의 매출 정보를 기반으로 고도화된 소상공인 대출상품 개발하거나, 자사 결제 서비스와의 연계로 PG 수수료 경감, 소비자 할인 정책 등을 펼칠 수 있다. 배달 앱 운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유통 소비 정보도 매력적이다.

이미 플랫폼을 구축한 사업자 입장에서는 배달 서비스 출범에 큰 부담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정 이용자를 가지고 있는 커머스, 포털 사업자의 경우 구축한 플랫폼에 ‘주문’ 기능만 추가하면 되기 때문이다. 네이버 '스마트오더', 카카오 '주문하기'는 현재도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공유 주방 '고스트키친'이 공개한 고스트키친 '2021년 3월 주문통계자료'. 자료. 고스트키친.
공유 주방 '고스트키친'이 공개한 고스트키친 '2021년 3월 주문통계자료'. 자료. 고스트키친.

배달은 더욱 성장하고, 고도화되고 있는 시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개한 ‘2020년 O2O 서비스 산업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식 배달 거래액(음식가격+배달비)은 2019년 14조 36억원에서 2020년 20조 1005억원으로 약 43% 성장했지만, 이는 전체 외식업 산업 규모(138조, 2018년 기준)와 비교하면 1/7 수준이다.

‘모두의주방’, ‘고스트키친’ 등 공유 주방을 이용해 소자본 배달 창업을 돕는 스타트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홀매장 운영없는 배달 전문 창업을 지원하며 각종 컨설팅,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배달 비용이 높게 드는 원거리 주문이 많이 발생한다'면 '메뉴 당 마진을 높여 배달비 비율을 줄이자’고 제안하는 식이다.

쿠팡은 단건 배달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였고, 배민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자영업자의 HMR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아직 서비스 개선 여지가 많은 시장인만큼, 후발주자라도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떤 플랫폼 사업자든 배달앱 진출입이 가능한데다 공공앱 등장 얘기 나올 만큼 진입 장벽도 낮다”며 “음식배달 시장은 앱 외에 전화주문, 전단지 시장 등이 아직도 상당히 큰 상황”이라고 배달사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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