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의 현장터치] 장건영‧이상곤 고미코퍼레이션 대표

'올인원 서비스' 앞세워 미디어커머스 업계 신흥 강자 우뚝

풍부한 경험‧노하우 앞세워 동남아시장 '퍼스트무버' 꿈꿔

장건영(오른쪽), 이상곤(왼쪽) 고미코퍼레이션 공동대표가 미디어SR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장건영(오른쪽), 이상곤(왼쪽) 고미코퍼레이션 공동대표가 미디어SR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오프라인 위주였던 국내 유통시장이 주요 채널이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미 온라인 거래량은 오프라인 거래량을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 기조가 활성화하면서 온라인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도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 국가들의 상황은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다. 여전히 오프라인 영역의 점유율이 높은 국가도 상당수에 이른다. 여기에는 예상치 못한 시장도 있다. 예를 들어, 세계 1등 국가를 자부하는 미국은 여전히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비중이 높다. 인프라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지리적, 사회적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내 수많은 소비재 기업들이 주목하는 신흥 시장, ‘동남아시아’도 그 가운데 하나다. 동남아시아는 이미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시장 역시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여전히 온라인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시장이 여타 시장과 다른 점은 커머스 시장의 패러다임이 온라인‧모바일로 넘어가는 움직임이 뚜렷하고, 속도 역시 엄청나게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초 기자와 만난 장건영, 이상곤 고미코퍼레이션 공동 대표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소비재기업 상당수는 고미코퍼레이션의 파트너사”라며 “이 지역에서만큼은 온라인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인원 미디어커머스’로 동남아 공략 성공

고미코퍼레이션은 온라인 기반의 미디어커머스 플랫폼 업체다. 이들은 고객에게 자사의 상품을 판매하고 싶은 기업에 맞춤형 광고를 통한 마케팅 및 제품 판매가 가능한 유통 플랫폼을 제공한다. 당연히 커머스 플랫폼사와 협력관계를 맺는 파트너사 중 상당수는 기존 유통망에 진입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및 강소기업들이다.

하지만 고미코퍼레이션은 조금 다르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형 소비재 기업들이 고미코퍼레이션과 손잡고 있다. 장건영 공동대표는 “현재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블랭크코퍼레이션 등 소비재 분야의 대표 기업들이 고미코퍼레이션의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며 “이들과 함께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건영 고미코퍼레이션 공동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장건영 고미코퍼레이션 공동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고미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커졌다. 현재 고미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자체 플랫폼 ‘고미스토어’, ‘고미몰’은 운영부터 브랜딩 판매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올인원 서비스’를 지향한다. 일반적으로 베트남, 태국 현지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싶은 국내 기업들이 고미코퍼레이션의 주요 고객이다.

고미코퍼레이션의 지원은 제품의 ‘수출입 허가 심사’에서부터 시작된다. 현지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현지 법무법인의 제품 검토와 수입허가 서류 접수, 필요할 경우 현지 식약처의 제품 등록까지 담당한다.

수출허가를 받은 이후, 본격적인 현지 마케팅 작업이 시작된다. 고미코퍼레이션의 진가는 여기서부터 발휘된다. 이상곤 공동대표는 “제품 론칭부터 제품 상세 페이지의 번역 작업, 마케팅 콘텐츠 제작 및 운영의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며 “특히 현지에서 고미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은 제품 마케팅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미코퍼레이션이 지금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SNS 기반의 '마케팅 커머스' 역량이다. 관련된 경험과 축적된 노하우가 없었다면 미디어커머스 과정에 필요한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조차 없었을지 모른다.

장건영, 이상곤 공동대표가 기억하는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아모레퍼시픽과의 협업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사에서 운영하는 미쟝센, 메디안, 일리윤 브랜드의 베트남 시장 진출 과정에서 고미코퍼레이션과 손을 잡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랜 기간 ‘오프라인에 강력한 회사’로 불려왔다. 소위 ‘방판(방문판매)’이라고 불렸던 판매 방식과 방대한 대리점‧총판 채널은 아모레퍼시픽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으로의 변모를 꾀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같은 DT전략의 첫 시도가 바로 고미코퍼레이션과의 협업이었다.

이상곤 고미코퍼레이션 공동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이상곤 고미코퍼레이션 공동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협업의 첫 단계는 ‘비포 앤 애프터(Before & After)’ 콘텐츠 제작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이 현지에 출시 예정인 화장품을 현지 인기 인플루언서가 미리 직접 써본 후, 사용 전후의 변화를 촬영해 짧은 ‘숏컷(Short Cut)’영상으로 제작·공개했다.

해당 콘텐츠는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특정 영상은 단기간 내에 조회 수 2000만 뷰를 넘어서기도 했다. 장건영 공동대표는 “고미가 제작한 광고성 숏컷 영상의 평균 조회 수는 50만 뷰를 넘어섰다”며 “이같은 조회 수를 근거로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도를 확인한 제품의 경우 곧 바로 ‘바이럴 마케팅’, ‘온라인 도매 입점’ 등의 작업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고미의 플랫폼을 활용해 베트남, 태국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올리브영에 입점한 중소브랜드 중 30~40%는 고미의 플랫폼을 현지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미디어커머스의 ‘퍼스트무버’ 노린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아 왔다. 전자, 금융, IT, 소비재 등 수많은 기업이 이미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활발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사업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과, 현지 시장에서의 사업을 주력 비즈니스 모델로 삼는 것은 조금 다르다. 해외 사업은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현지 상황에 대한 완벽한 이해나 촘촘한 네트워크가 없다면 결코 쉽지 않은 것이 바로 해외사업이다.

그들의 도전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나름의 확신이 있었다. 현지 시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도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도전이었다.

장건영(오른쪽), 이상곤 고미코퍼레이션 공동대표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미디어커머스 분야의 퍼스트무버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장건영(오른쪽), 이상곤 고미코퍼레이션 공동대표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미디어커머스 분야의 퍼스트무버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장 대표는 “창업 전, 6년 정도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된 점은 미디어커머스에 대한 현지인들의 이해도가 굉장히 낮다는 것”이었다며 “국내에서 이미 자리 잡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 기반 마케팅이 거의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현지 시장 상황은 두 사람에게 창업의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태국과 베트남에서 미디어커머스 영역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가 될 수 있다면 분명 큰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확신도 생겼다고 한다. 

이상곤 대표는 “물론 여전히 베트남, 태국 등 시장에서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SNS 광고보다는 옥외 광고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점진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으로 흐름이 넘어오고 있는 만큼, 꾸준히 현지 사업을 진행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미코퍼레이션의 성장세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를 넘어 칠레 시장에도 진출했다. 칠레는 남미에서도 한류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는 대표적 국가로 꼽힌다. 최근 이니스프리와 물품 공급계약을 체결한 고미코퍼레이션은 향후 이니스프리 제품의 칠레 내 B2B, B2C 유통을 담당하게 된다.

장건영, 이상곤 공동 대표는 “남은 기간 동안 연초 설정한 목표 연 매출 300억원 달성과 최근 진출한 칠레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연착륙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미디어커머스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