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도권 대결 속....삼성전자에 ‘관심 폭발’

삼성전자 반도체 15라인의 내부 전경.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15라인의 내부 전경. 제공: 삼성전자

[미디어SR 김다정 기자]정부가 반도체 투자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공식화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경기도 판교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에서 열린 혁신 성장 빅3 추진 회의에서 “반도체 R&D(연구개발)와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반도체 투자와 관련) 올해 중 2800억원을 신규 조성해 추가 지원하고, 시설자금 장기저리융자 프로그램의 추가 조성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세계 각국의 공세 속에서 한국이 반도체 패권싸움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미국 정부는 인센티브를 앞세워 삼성전자 등 전 세계 반도체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반도체업체들을 상대로 정부 차원의 회유책을 제시하는 모양새로 관측된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은 우리 경제의 현재와 미래가 걸린 핵심 국가전략산업”이라며 “세계가 맞이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새로운 도약 계기로 삼아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부 차원의 과감한 지원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와 맥이 닿아 있다.

미국은 ‘반도체산업지원법’ 등을 통해 각종 연구개발(R&D)과 인프라에 최대 500억달러(약 56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관련 업체에 투자를 주문하기도 했다.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텍사스주와 뉴욕주 애리조나주 등이 1조원 가량의 세금 혜택을 약속했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은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 장비·원자재 등에 관세를 물리지 않는 혜택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반도체 자립’을 선언한 유럽에서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최근 “27개 유럽 기업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36억유로(약 4조8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계 각국의 공세 속에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정부에 지원 확대를 요구했다.

앞서 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진행한 간담회에서 국내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지원을 늘리고, 반도체 초격차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공급에 힘써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현재 대기업 세액공제는 일반 R&D의 경우 투자액의 0∼2% 수준이다. 신성장·원천기술 R&D 투자를 했다면 투자액의 20∼30%를 세액공제 받는다.

아직 세액공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세액공제 확대를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세액공제) 혜택은 연간 수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홍남기 부총리는 “우리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유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과는 획기적으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며 “종합반도체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K-반도체’ 벨트전략을 마련 중이며 금명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이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도 세액공제 확대를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가 어떤 선택을 할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TSMC, 인텔 등 라이벌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발표하면서 조만간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인 TSMC가 당초 미국 애리조나에 120억달러(약 13조원)를 들여 짓겠다고 밝힌 신공장 한 곳을 최대 6개로 확대하는 것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TSMC의 미 반도체 추가 증설 움직임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투자 확대를 요청한 백악관 화상회의가 끝난 지 3주 만에 나온 것이어서 삼성전자의 대응 방안도 주목받는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달 말 미국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로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이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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