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김민영 디자인 기자
이미지. 김민영 디자인 기자

[미디어SR 김다정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최근 유통업계는 ‘정용진 신드롬’이 한창이다. 유통업계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그는 이제 ‘용진이 형’이라는 별명이 더 익숙하다. 멀게만 느껴졌던 재벌가 오너들과 달리 정 부회장은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면서 친근함으로 다가서는 캐릭터다. 

정 부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MZ세대와 직접 소통하며 소탈한 이미지를 보여준 덕에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인플루언서’로 통한다. 그가 인스타그램에서 소개한 노브랜드의 골프장갑, 청정 고창 소주 등은 온라인몰에서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다.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SNS 마케팅 행보의 중심에는 신세계그룹이 최근 인수한 야구단 ‘SSG랜더스’가 있다. 정부회장은 구단주로서 야구단에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한다. 그는 구단 인수 직후 음성기반 SNS '클럽하우스'에 등장해 “NC 다이노스 구단주인 김택진 대표를 ‘택진이 형’이라고 부르는 것이 부러웠다”며 “‘용진이 형’으로 불러달라”며 직접 전면에 나서 이슈몰이를 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할로윈코스튬 이라는 얘기 듣고 좌절함”이라는 글을 남기며 SSG 유니폼을 입은 채 정면을 응시하는 사진 한 장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전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가 댓글로 ‘지명타자입니까? 아니면 구원투수입니까?’라고 묻자, 정 부회장은 “응원단장”이라고 답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정용진 부회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한 신세계그룹은 최근 확실히 젊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트레이더스부터 스타필드, 노브랜드, 삐에로쇼핑, 부츠 등 신세계그룹이 추진한 국내 온오프라인 사업을 대부분 진두지휘했다.

다만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잡화점 ‘삐에로쑈핑’, 헬스앤뷰티(H&B)스토어 ‘부츠’, 소주 브랜드 ‘제주소주’ 등의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한때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은 적도 있다. 게다가 신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추진한 다양한 전문점 사업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경영 능력에도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다니는 형국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달라진 진면목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새해부터 ‘공격적인 경영’ 의지를 강조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올해 급변하는 유통시장에서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동시에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를 주도하면서 유통업계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프로야구단 인수를 시작으로 네이버와 지분 맞교환, W컨셉 인수 등 거침없는 행보도 탄력을 받고 있다.

올해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임직원들에게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는 한 해’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해 이목을 모았다. 그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 경쟁환경이 급격히 재편되는 올 한 해가 오히려 최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최태원

SK그룹 대표이사 회장. 최태원 회장은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을 선지급금으로 유용한 혐의 등으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뒤 경영전면에 나섰다. 횡령 사건으로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한 지 2년 만에 그룹 지주사인 SK㈜의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최근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경영계를 대변하고 았다. 재계에서는 ‘4대 그룹 총수가 회장을 맡아 대한상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내세운 키워드는 ‘미래’ ‘사회’ ‘소통’이다. 최 회장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사면 이후 SK그룹 전반에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조하는 경영철학을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ESG경영 요소를 사업모델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ESG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개막 축하 연설에서 “ESG 경영은 이제 기업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에 신세계그룹과 야구단 ‘빅딜’이 성사된 배경에도 ESG경영을 강조하는 SK그룹의 방향성이 바탕에 깔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기업 경영난이 이유였던 과거 사례와 달리 이번 야구단 매각은 재정과 무관한 상황이어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야구단 매각 이유를 “사회 발전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스포츠로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을 더 쏟고자 SK와이번스 매각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을 주축으로 그룹 차원에서 ESG경영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프로야구단 운영을 계속 이어가는 게 맞느냐는 고민이 깊어졌고, 때마침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을 내세워 프로구단 운영을 고려하던 신세계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빅딜이 성사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신동빈 회장은 2020년 4월 일본 롯데 회장에 이어 2020년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모두 장악했다.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진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며 “한일 양국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 신 회장이 자리를 공고히 유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뒤늦게 공개된 신 명예회장의 자필 유언장에도 ‘후계자는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가(家) ‘형제의 난’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계속해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잇단 고배에도 여전히 동생을 향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사실상 ‘롯데 원톱’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일본과 연관성, 총수일가의 경영비리 등으로 실추된 그룹의 이미지를 다시 되살리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롯데는 일본 불매운동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까지 잇따라 여러 악재와 맞서 싸우는 모양새다. 롯데측은 주축사업인 유통, 호텔, 식품 등이 모두 ‘직격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사업체질 개선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야심차게 출시한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선 상황이다. 롯데 입장에서는 이베이를 품을 경우, 이커머스업계 ‘빅3’로 단번에 올라갈 수 있지만, 경쟁사가 인수한다면 온라인 시장에서 더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숙명의 라이벌’ 신세계도 가세하면서 더욱 치열한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초 신세계그룹의 SK야구단 인수를 계기로 신세계와 롯데의 자존심 대결은 숨막히는 각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3월 SSG랜더스 창단을 앞두고 “롯데가 본업(유통)과 야구를 서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롯데그룹을 공개 저격한데 이어 최근까지 아슬아슬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신동빈 회장도 최근 6년 만에 야구장을 찾아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등 심리전 양상도 엿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의 잇단 도발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신회장의 야구장 방문이 이뤄져 장군멍군식 공방이 예상되기도 한다.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 계열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도 함께 맡고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이 전문경영인 중심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어 정태영 부회장이 그동안 맡았던 역할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각자대표 체제 도입은 급격히 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정 부회장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그는 중장기적인 사업전략을 총괄하고, 이들 각자 대표이사는 회사 내 리스크 관리와 운영에 전반적으로 책임을 지는 구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각자대표 체제 전환이 현대카드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한 포석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정 부회장이 현대카드 IPO를 추진하면서 기업가치를 최대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과 같은 정성적 부문의 성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올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는 의미다.

신용카드업계 ‘만년 4위’에 머무르던 현대카드는 최근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분야의 성과를 기반으로 업계 2위를 위협하는 카드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현대카드가 이베이코리아, 배달의민족, 스타벅스, 대한항공 등 소비자 기반이 탄탄한 기업들과 손잡고 내놓은 제휴카드가 인기를 끌면서 신용카드 고객 수와 신용판매액 이 크게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얘기다.  

정태영 부회장은 신용카드 제휴사 확보를 위해 단순히 업무적 관계를 맺는 데 그치지 않고 제휴사 CEO를 직접 만나 소통하며 사업전략과 마케팅 방식 등을 다방면으로 논의하는 적극적 행보를 이어갔다. 자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구글, 애플과 같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실천으로 옮긴 셈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특히 ‘현실 친구’인 정용진 부회장과의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며 활발히 협업 마케팅을 펼쳐나가고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 2015년 첫 선을 보인 PLCC가 바로 이마트 카드다. 이후에도 SSG닷컴, 스타벅스와도 협업을 통해 PLCC를 출시한 바 있다.

정태영-정용진 두 부회장의 우정은 신세계그룹 야구단인 SSG 랜더스를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현대카드는 SSG 랜더스와 스폰서십을 맺고 유니폼에 패치를 붙인 유일한 비(非) 신세계그룹 기업이다.

여기에 화답하듯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의 휴대전화 뒤편에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꽂고 경기장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언론에 노출될 것을 알고 미리 철저하게 계산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슈퍼 인싸’로 통하는 정용진 부회장의 '친구'답게 정태영 부회장 역시 SNS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은 클럽하우스에도 가끔씩 등판해 사업 설명 외 음악, 요리 등 취미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SNS를 통한 활발한 회사 홍보 덕에 별도의 홍보팀이 필요 없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지난 2월 정용진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볶는 놈 옆에 찍는 놈’이란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볶는 놈’은 중식 요리를 하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을 가리키고, ‘찍는 놈’은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정태영 부회장을 지칭한다.

그러자 같은날 오후 정태영 부회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용진 부회장이 요리하고 있는 모습을 여러 장 게시했다. 사진엔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 자체 브랜드 ‘피코크’ 제품인 진진멘보샤를 들어보이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과, 직접 요리한 중식을 권하는 모습 등이 담겨 눈길을 모은 바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이사회 의장을 내려놓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글로벌투자책임자(GIO)를 맡고 있다. 이해진 GIO는 일찍부터 글로벌 사업 확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국내 포털 업체로 시작해 해외로 무대를 넓히며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해진 GIO는 Z홀딩스(야후재팬 운영사)와 경영통합 절차가 마무리된 올해를 ‘글로벌 원년’으로 선언했다. 지난 3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도전 전략을 발표하며 “3~5년 뒤 제가 하자고 했던 해외사업이 망하면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2000년 ‘네이버재팬’ 설립 이후 10년간 진출과 퇴각을 거듭한 끝에 2011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공으로 비로소 의미있는 성과를 일궈내게 된다. 일본에서 네이버 '라인'의 영향력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현지 이용자만 8200만명으로 압도적 1위 SNS다. 여기에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이미 주요 메신저의 자리를 꿰찬지 오래다. 

네이버는 인수합병(M&A)과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북미·유럽 시장도 겨냥하고 있다. 지난 1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553억원을 들여 인수하며, 지식재산권(IP)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2월에는 스페인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 '왈라팝'에 1억1500만유로(한화 약 1570억원)를 투자하며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한국, 일본, 동남아를 넘어서 웨스턴 지역까지 플랫폼 사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만큼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서 재평가가 예상된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네이버는 메신저나 콘텐츠가 아닌 이커머스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노린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9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3월 1일 라인과 Z홀딩스의 경영통합완료와 함께 일본 스마트스토어 출시를 통해 글로벌 커머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뒤늦게 쇼핑시장에 뛰어들었지만 IT 플랫폼이라는 태생적 강점에 낮은 수수료 정책까지 더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판도는 네이버와 쿠팡 중심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최근 쿠팡이 미국 증시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하자 위기감이 커진 유통가에는 ‘동맹’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온·오프라인 절대 강자의 만남인 ‘네이버·신세계 연합군’을 꼽을 수 있다.

앞서 지난 1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 네이버 사옥을 방문해 이해진 GIO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와 한성숙 대표도 함께 했다.

당시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양사가 유통과 온라인 비즈니스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인 대화를 하는 자리였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사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과 이 GIO의 회동이 단순한 만남 이상의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예측은 현실이 돼 회동 두 달 만에 네이버와 신세계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며 초강력 동맹을 결성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신세계·이마트와의 협력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신선식품과 의류·명품 관련된 것”이라며 “오는 8월 오픈할 신선식품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수장의 만남은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위기감’과 치열한 온라인 커머스 경쟁 속 ‘합종연횡’을 한 컷의 스틸사진처럼 보여줬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CJ그룹과도 6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성사시킨 바 있다. 네이버는 약점으로 꼽히는 물류망을 보완하고, CJ그룹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수출에 박차를 가하는 구도다.

이로써 삼성SDS 출신인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를 정점으로 네이버-신세계-CJ의 ‘삼각 동맹’이 결성됐다. 새로운 변화를 몰고올 삼총사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릴만 하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자 SSG닷컴 대표이사. 외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이마트의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2019년 2분기에 이마트가 창립 26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자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수장을 강희석 대표로 바꾸고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강희석 대표는 컨설팅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소비재 유통부문 파트너로 일하다 2009년부터 이마트 경영 컨설팅 자문을 맡으면서 정용진 부회장과 관계를 맺었다. 강 대표는 창고형 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편의점 이마트24, 온라인몰 SSG닷컴 등 정 부회장이 이마트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컨설턴트로 참여했다.

수익성에서 고전하던 이마트는 강희석 대표 선임 이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최초로 연매출 20조원 시대를 열었다. 역대 최고 실적이며 유통기업 중 최초다.

강 대표는 2019년 11월 이마트 대표에 선임된 뒤에 전문점 적자를 줄이기 위해 사업성과 수익성을 중심으로 모든 전문점사업을 재검토하면서 수익성이 처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이마트 잡화점 브랜드인 ‘삐에로쑈핑’을 완전 철수하며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동시에 이마트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600억원을 투입해 대형마트의 강점으로 꼽히는 신선식품 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월계점을 필두로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을 단행했다.

경쟁사들이 일부 매장을 폐쇄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는 ‘차별화’를 꾀했다. 결과적으로 강희석 대표의 오프라인 매장 강화는 코로나19 시대의 ‘신의 한 수’로 재평가됐다. 외식이 줄고 집밥이 늘어나며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이마트는 오프라인 매장 집객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저가 경쟁의 불씨를 지폈다. 이마트가 경쟁사보다 싸게 팔겠다고 선언하자 롯데마트에 이어 이커머스 업체까지 줄줄이 참전하면서 ‘출혈경쟁’의 서막을 예고했다.

정용진 부회장과 강희석 대표는 온·오프라인 통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도록 했다. SSG닷컴은 2019년 3월 이마트로부터 분리, 별도 법인으로 설립됐으나 이번엔 이마트와 SSG닷컴을 1인 대표 아래 함께 두었다. 이는 곧 정 부회장이 강 대표를 그만큼 신임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이마트의 야구단 인수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야구단 인수 이유에 대해 “온·오프라인 시장을 통합하고, 온라인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야구단을 인수했다”며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이 넓어 상호간 시너지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관중의 경우 관중 대부분이 젊은 세대가 많아 미래 고객 확보를 위한 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패션뷰티, 면세점 부문을 맡아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남매경영’을 펼치고 있다.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오빠와 달리 정 총괄사장은 재계에서 조용한 경영인으로 통한다.

정 총괄사장은 2015년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백화점, 면세점, 화장품 등을 빠르게 성장시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소비 양극화로 명품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면서 명품 브랜드를 빠르게 들여온 신세계백화점이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탄탄대로를 걷던 정 총괄사장의 경영행보에도 차질이 생겼다. 신세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8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1% 감소했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7조 7162억원으로 20.5%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61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로써 정유경 총괄사장의 경영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정 총괄사장이 ‘강남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면서 승부수를 띄웠던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3년 만에 폐점수순을 밟게 되면서 위기론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1호 명동점 역시 고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는 매장이 명동과 부산, 인천공항점 등 3개로 줄어들면서 면세업계 ‘3강’으로 자리를 굳힌 신세계면세점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신세계 면세사업 철수설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다만 신세계는 철수는 물론, 추가 축소계획도 없다는 입장이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국외여행 수요 증가세 속에서 면세점 등 정유경 총괄사장의 사업분야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가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며 부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전세계를 덮치면서 이들 남매의 평가를 완전히 뒤바꿔놨다.

남매경영의 성패는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연말이나 코로나 팬데믹이 지구촌에서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는 내년쯤 또한번 재평가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