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금융 상품‧친환경 전략으로 ESG경영 본격화

‘예산 및 인력 한계’로 일부 대형사만 적극 나서

‘범 저축은행업계’ 참여위해 중앙회의 지원 필요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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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SR 김병주 기자] 국내 금융권에 불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의 바람이 저축은행 업계로도 이어지고 있다. 친환경 금융 상품 출시 및 탄소중립 전략에 기반한 ‘녹색금융’을 키워드로 다양한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제1금융권에 비해 ESG경영 추진 동력이 작을 수밖에 없는 만큼 ‘범(凡) 저축은행업계’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저축은행들은 ‘선택과 집중’의 전략하에 ESG경영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SG경영을 추진중인 저축은행들은 ▲친환경 ▲탈석탄 ▲탄소중립 등 ‘환경(E)’요소에 방점을 찍고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저축은행은 지난 2019년무렵부터 ESG경영에 관심을 보여온 ‘페퍼저축은행’이다. 지난해부터 ESG경영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페퍼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에서 ESG경영을 선도하는 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페퍼저축은행이 운영하고 있는 '친환경 자동차 담보대출' 상품은 지난달 말 기준 신규 취급액이 110억원을 돌파했다. '친환경 자동차 담보대출 상품은 전기차와 수소차로 자동차 담보대출 신청 시 연 2~4%p, 하이브리드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경우 연 1~2%p의 금리를 인하해준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난해 4월부터 친환경 금융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 혜택을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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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페퍼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가 녹색인증을 받은 주거 및 사업 목적 건축물에 연 1%p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녹색건축물 금리 우대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또 기업금융 분야에서도 친환경 사업을 전개하는 기업고객에게 170억원의 대출을 내주는 등의 그린 파이낸싱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대표 저축은행 중 한 곳인 ‘OK저축은행’은 탈석탄과 탄소중립을 위한 전사적 노력을 기반으로 ESG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저축은행업계 최초로 '무공해차' 도입을 선언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민간 기업이 보유하거나 임차한 차량을 2030년까지 전기차 및 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100% 전환하는 ‘무공해차 전환10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를 위해 OK금융그룹은 2030년을 목표로 모든 업무용 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단순한 무공해차 도입을 넘어, 무공해차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한화저축은행은 올해 초 저축은행 중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지난 1월 한화저축은행은 한화그룹 내 금융 계열사(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와 함께 국내외 석탄발전 관련 투자와 대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한화저축은행은 향후 석탄발전소를 짓기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참여하지 않고 관련 특수목적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도 인수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반채권이라도 명백히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용도로 사용될 경우, 해당 채권을 인수하지 않는다. 또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친환경 관련 자산 투자와 친환경 금융상품 출시에는 적극 대응키로 했다.

이처럼 저축은행업계에서도 ESG와 관련된 경영 전략이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단계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 견해다.  실제로 1금융권 시중은행 및 금융사들은 일찌감치 ESG경영을 위한 조직 및 인력세팅, 금융 포트폴리오 강화, 예산 확보 등을 진행했다.

반면 저축은행권에서는 몇몇 대형사만 뛰어들었을 뿐, 여전히 상당수 저축은행들은 ESG경영 동참에 소극적인 태도로 좌고우면 하는 상황이다.

저축은행 ESG 경영선포식'에 참석한 박재식(앞줄 오른쪽 여섯 번째) 저축은행중앙회장과 저축은행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ESG 경영선포식'에 참석한 박재식(앞줄 오른쪽 여섯 번째) 저축은행중앙회장과 저축은행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저축은행중앙회

물론 최근 ESG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1금융권 업체와 저축은행업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ESG경영 강화에 필요한 기본적인 예산, 인력, 조직 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중앙회와 같은 업계 이익 대변기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대표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소수의 대형 저축은행 주도가 아닌, 모든 저축은행사가 ESG경영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재식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이 “저축은행 업계가 ESG경영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국민들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금융기관으로 발돋움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최근 저축은행의 ESG 경영 도입 방안 및 방향성, 저축은행의 ESG 운영현황 분석 및 ESG 컨텐츠 개발 등을 돕는 ‘ESG경영위원회(가칭)’을 중앙회 내에 설치하기로 결정한 것은 주목할만 일이다. 이를 통해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ESG경영이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일종의 선언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모든 저축은행이 ESG경영 강화에 나서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저축은행업계의 ESG경영 강화 바람이 미풍(微風)에 그치지 않으려면 업계 내부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주문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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