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배송·익일출고'...택배업계 경쟁력 핵심된 E-풀필먼트서비스

축구장 16개 규모 거대한 풀필먼트센터 만들어 배송단계 축소

풀필먼트서비스 위해  공격적 투자 및 온·오프라인  협력 중요

[미디어SR 박민석 기자]

# 1인가구 직장인 김OO(29)씨는 세탁세제나 강아지 사료 등 다소 무거운 제품이 동나도 걱정이 없다. 인터넷 주문만 하면 하루만에 문 앞에 주문한 물품들이 도착하기 때문이다. 

#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서 화장품을 판매중인 A사는 대한통운의 E-풀필먼트서비스 도입 후 주문량이 25%이상 늘었다. 국내 최대 물류센터인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 센터'를 통해 안정적인 배송이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주문시간도 길어진 덕분이다. 

풀필먼트서비스(Fulfillment Service)를 경험한 고객사와 소비자의 반응이다. 이처럼 인터넷 클릭 한 번으로 '당일 출고·익일배송'이 가능하다는 점이 소비자들과 고객사가 이 서비스에 열광하는 이유다.  

풀필먼트서비스는 물류 업체가 온라인 주문부터 포장, 배송, 반품, 재고 관리를 총괄하는 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를 말한다. 

풀필먼트서비스의 시초는 미국의 초대형 유통업체 아마존이다. 아마존이 2006년 최초로 자사 이름을 내건 FBA(Fulfillment By Amazon)를 공개하면서, UPS, 페덱스 등 물류업체들이 속속 도입하기 시작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쿠팡 또한 2014년 물건을 보관해 배송하는 풀필먼트 서비스 '로켓배송'을 선보였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월 국내 택배업계 최초로 'E-풀필먼트' 라는 풀필먼트서비스를 선보였다. CJ대한통운은 네이버 쇼핑과 협약을 맺고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내 입점한 12개 업체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풀필먼트는 이용업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했다. 대한통운에 따르면, 한해  이용업체 가운데 70%이상은 판매량이 25% 이상, 일부 업체는 100% 이상 늘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 내 20개 브랜드와도 풀필먼트 센터 입점을 확정하고 일정을 협의 중이다. 

국내 최대 물류창고·택배허브터미널 구축해 '배송단계 축소'  

CJ대한통운 e-풀필먼트 서비스 체계도 사진.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e-풀필먼트 서비스 체계도 사진. CJ대한통운

이러한 E-풀필먼트의 핵심은 '배송단계 축소'에 있다. 과거의 물품 배송단계는 '생산→ 판매자 유통창고 → 배송창고 → 고객' 순으로 이루어졌다.

E-풀필먼트는 대규모 물류센터를 설립해 '판매자 유통창고' 단계를 없앴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CJ대한통운이 2018년 설립한 국내 최대규모의 물류센터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 센터(이하 곤지암 메가허브)'가 큰 역할을 했다.  

곤지암 메가허브 내부에는 3개 층의 대규모 e-풀필먼트 센터와 1개 층의 택배터미널로 구성돼 있다. 풀필먼트 센터는 국제 규격 축구장 16개에 맞먹는 규모고,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있는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에서는 하루 170만 상자를 분류할 수 있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센터 내부설명 사진. 미디어SR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곤지암 메가허브 풀필먼트센터 내부설명 사진. 미디어SR

따라서 별도의 집화 작업(발송자가 물건을 발송해 택배사로 물건이 전달하는 작업)이 필요 없다. 주문이 접수되면 창고에 있는 물건을 포장해 각 지역에 있는 서브터미널로 보내 배송하면 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서 화장품을 주문하면 곤지암 e-풀필먼트 센터에서 허브터미널로 상품이 바로 이동되고, 자동화물 분류기의 분류 과정을 거쳐 24시간 이내 전국으로 발송된다.

생략된 과정만큼 절감된 시간은 소비자에게 이점이 된다. 익일배송을 위해 과거에는 오후 3시까지 주문해야했지만, 이제는 자정까지 주문해도 문제없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의 지속적 성장과 물량증가에 따라 풀필먼트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을 예측하고 선제적 투자로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했으며, 관련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감으로써 소비자 편리 증진과 이커머스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 맞춤형 배송' 위해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 협업도 필요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온라인 물류의 핵심인 풀필먼트 서비스 경쟁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은 지난 1월 택배업 재진출과 함께 적극적인 투자로 풀필먼트서비스 제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현재 국내 30개 이상 도시에 1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갖췄다. 우리나라 인구의 70%가 쿠팡 물류 센터에서 7마일(11.3km) 이내에 있다는 게 쿠팡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지난달 IPO(기업공개)를 통해 모인 자금으로 국내 100만평 이상의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전국을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0㎞ 이내’로 둔다는 배송 전략을 완전히 실현한다는 목표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은 미디어SR에 "이커머스업계인 쿠팡과 전통적인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서비스 출발 자체가 다르지만, 풀필먼트서비스로만 따지면 쿠팡이 규모나 시스템상으로 훨씬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이어 "실시간, 3시간내 배송 등 원하는 시간에 배송하는 소비자 맞춤형 배송 서비스가 업계 관심사로 부각되면서, 도심 내 작은 규모의 매장을 풀필먼트 센터로 가동하는 '마이크로 풀필먼트(Micro-Fulfillment)' 개념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 뿐 아니라 오프라인 배달대행 업체들과 협업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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