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지난 1분기 순이익‧순이자마진 모두 개선

'실적개선' 미션받은 권광석 행장의 향후 행보 주목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우리은행이 지난 1분기 순영업이익과 순이자마진 모두 전분기, 전년 대비 개선된 성적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 증가와 자산건전성 강화 노력의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이끈 권광석 행장의 향후 경영 행보도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21일 발표한 1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분기 순영업이익 1조643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이자이익은 1조3801억원, 비이자이익은 263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비이자이익 부문의 성과가 눈에 띈다. 우리은행의 1분기 비이자이익 2637억원은 전분기 대비 무려 73.7%나 늘어난 수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지주사의 실적과 마찬가지로 은행 역시 비이자이익이 늘어났다”며 “유가증권 배당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통적 수익모델인 이자이익도 성장세를 보였다. 이자이익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이 정부 규제로 감소했지만, 기업대출이 늘어나며 이자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실제로 올해 우리은행의 기업대출은 전년 말 대비 4조원 이상 늘어났다.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한층 개선됐다. 우리은행의 1분기 NIM은 1.35%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1.29%보다 0.06%p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이어져온 하락세도 1년여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우리은행 순이자마진(NIM). 사진. 우리금융.
우리은행 순이자마진(NIM). 사진. 우리금융.

이밖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자산 건전성’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산건전성을 가늠하는 척도인 ‘충당금’은 1조33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 전분기 대비 1.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역시 0.27%로 전년 동기 대비 0.06%p 감소했다.

이밖에 우리은행의 1분기 영업이익은 7733억 39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9% 늘어났고, 당기순이익은 5917억 51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03% 개선됐다.

이처럼 우리은행의 전반적인 실적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올 초 연임에 성공한 권광석 행장의 향후 입지도 탄탄해질 전망이다.

물론 한 분기 실적만으로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 있다. 하지만 권 행장의 미션이 콕찝어 ‘실적 개선’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3632억원으로 전년(1조5050억원) 대비 9.5% 감소했다. 전체 계열사 가운데 우리은행의 실적 비중이 70~80%에 육박하는 우리금융그룹의 특성상, 우리은행의 부진은 매우 아플 수밖에 없었다.

다만 지주사는 이같은 실적 부진의 책임을 권광석 행장에게 묻지 않았다. 애초 권 행장은 일종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물이다. 해외금리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펀드 사태로 어수선한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는 것이 권 행장의 주된 임무였다.

그는 미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사모펀드 사태 관련, 금융당국이 제시한 분쟁조정안을 적극 수용하는 동시에 피해자 구제 노력을 이어가며 리스크 관리에도 탁월한 역량을 입증했다.

비록 수치상으로 실적은 감소했지만,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임직원에게 “혁신 D.N.A로 미래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하자”고 주문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임직원에게 “혁신 D.N.A로 미래 디지털 금융시대를 주도하자”고 주문하고 있다. 사진. 우리은행.

이런 상황에서 지주사측은 권 행장에게 ‘임기 내 실적 개선’이라는 명확한 미션을 부여했다. 신임 대표 또는 연임에 성공한 리더에게 콕 집어 ‘실적 개선’을 주문하는 사례는 금융권 전반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당시,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 역시 미디어SR에 “권 행장의 지난 임기는 어수선한 내부 조직을 안정화시킴과 동시에 실적 반등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시기”였다며 “자추위 역시 권 행장이 지난해 다소 부진했던 경영성과를 주도적으로 회복시킬 수 있도록 연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실적 상승이라는 성과를 내며 기대에 부응한 권광석 행장의 향후 발걸음은 더욱 가볍고 활기가 넘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실적, 나아가 그 이상으로 회복시킨다면 권 행장은 또 한번의 연임도 기대할 만 하다. 권광석 행장의 임기는 오는 2022년 3월까지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연임 이후, 권 행장은 현장경영과 더불어 디지털 혁신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등 성장을 위한 광폭행보를 보여왔다”며 “현재와 같은 성과를 유지한다면 또 한번의 연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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