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형 사업장 설립, 기업 의무고용률 충족 및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

출자총액 50%이상 투자, 고용부 인증 등 까다롭지만 지원금 혜택제공

LG디스플레이 '나눔누리', 롯데제과 '스위트위드', SK하이닉스 '행복모아' 등

[미디어SR 박민석 기자] 대기업들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장애인의무고용 이행과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두팔 걷고 나섰다.

기업들은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방식으로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업들이 장애인을 직접 고용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반도체, IT 등 전문성이 필요한 업종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른 적합한 직무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모회사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발행주식 총수(또는 출자총액)의 50%를 넘는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자회사에서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자회사에서는 표준사업장 설립을 위해 ▲ 총 근로자 중 30% 장애인 근로자 채용 ▲ 일정비율 중증장애인 고용 등 특정기준에 맞춰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아야 하기에 절차가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모회사는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줄일 수 있고, 정부는 이 사업장에 대해 최대 10억원의 지원금과 고용장려금도 지원하는 등 혜택이 있어 많은 대기업이 이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도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12월 기준 473개 장애인 표준사업장 가운데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은 112개소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증가하는 이유로 "모회사에서 어려웠던 의무고용률 달성뿐 아니라 기업이미지 제고, 지원금 등 여러 혜택이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LG디스플레이, 롯데제과,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은 장애인 고용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나눔누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보람 나누는 행복한 일터 

나눔누리는 LG디스플레이가 2012년 설립한 LG그룹 최초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경기 파주와 경북 구미 공장에서 위치하고 있으며, 스팀 세차, 카페, 헬스케어 마사지, 자판기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세차 작업에 한창인 나눔누리 직원들 사진. 나눔누리
세차 작업에 한창인 나눔누리 직원들 사진. 나눔누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고 보람을 나누는 행복한 일터 조성'이라는 경영철학에 따라, 전 사업영역에 걸쳐 장애·비장애인이 조화롭게 일하고 있다.

나눔누리는 직원 10명 중 4명이 중증장애인으로 이루어진 점이 주목된다. 현재 나눔누리의 상시직원은 563명, 이 가운데 286명에 나머지 222명(약 39%)이 중증 장애인이다.

또한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신규사업 발굴과 업종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1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장애인고용공단)과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나눔누리는 공단과 연계해 장애인 고용 직무를 개발하는 등 중증장애인 직무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중증장애인들이 입사한 후에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내 멘토링과 장애유형별 직무훈련 등 맞춤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롯데제과 '스위트 위드', 지역사회 장애인 취업기회 제공 및 산업안전교육 실시

2016년 롯데제과가 설립한 스위트위드는 높은 중증장애인 근로자 비율과 지역사회 장애인 취업기회를 제공한  우수사례로 이목을 끌었다. 

평택공장 부근에 위치한 롯데제과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스위트위드' 준공식 사진. 롯데제과
평택공장 부근에 위치한 롯데제과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스위트위드' 준공식 사진. 롯데제과

스위트위드는 과자, 스낵 등 제과류를 생산하는 업체로, 장애인 근로자는 테이핑, 박스포장, 핸드카 운반, 과자 분배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스위트위드는 롯데제과와 장애인고용공단이 20여억원을 들여 롯데제과 평택공장 기숙사를 장애인들이 생활하기 편리한 시설로 리모델링해 건립했다. 지상 2층·지하1층 등 총 800여평 규모다.

2019년 기준으로 장애인 수는 46명, 중증장애인은 44명으로 중증장애인 비율이 95% 이상이다. 

특히 장애인고용공단, 특수학교, 장애인복지관과 협약체결을 맺고 현장체험과 견학을 통해 지역사회 장애인의 취업기회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애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재해사고예방을 위한 화재 소방 및 산업안전 교육도 실시해 우수 장애인 고용 사업장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중 장애인 최대 고용.. SK하이닉스 '행복모아'

SK하이닉스는 방진복 제작 및 세탁 직무를 담당하는 '행복모아'를 설립해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행복모아는 국내 장애인 고용에 있어 최대 규모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또한 자회사 장애인 표준사업장 중 고용유지율이 가장 높고, 이직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8년 SK하이닉스 행복모아 준공식 사진. SK하이닉스 뉴스룸
2018년 SK하이닉스 행복모아 준공식 사진. SK하이닉스 뉴스룸

실제로 2020년 기준으로, 행복모아에는 임직원 456명 중 장애인 4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5%가 중증장애인이다.

행복모아는 장애인고용공단과 연계해 발달장애인의 직업능력개발 훈련지원 및 사내 사회복지사를 통해 장애 유형별 직무 맞춤교육 및 사례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 장애인 직원 위한 포상제도 ▲ 장애인과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 등 장애인 고용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행복모아 장애인 근로자들은 행복모아 소개 영상을 통해 "행복모아에서 일하면서 스스로 해낼수 있다는 자부심 느끼게 됐다"며 "좋은 환경에서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니 좋다"며 일터에 대한 만족감과 애사심을 드러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행복모아에서 나아가, 경기 이천지역에 제과제빵 관련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설립 추진 및 장애인 자립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통해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점은 기업과 장애인분들 모두에게 긍정적"이라며 "특히 표준사업장은 대부분 장애인이 근무하기 좋은 환경과 문화를 갖추고 있어 근무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우수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사례가 널리 알려져 '양질의 장애인 일자리'가 더욱 확산돼야 한다"며 "향후 한국형장애균등지수(KDEI)를 활용해 '장애인이 근무하기 좋은 직장'을 발굴한다면 장애인 고용이 의무가 아닌 기업의 고용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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