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토스 대표의 경영철학...최고의 업무 효율성은 '충분한 휴식'에서

사내 헤어샵에서 헤어컷을 하고 있는 토스 직원의 모습. 사진. 토스
사내 헤어샵에서 헤어컷을 하고 있는 토스 직원의 모습. 사진. 토스

[미디어SR 임은빈 기자] 토스의 놀라운 성장세와 함께 남다른 직원복지가 요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대표 이승건)가 운영하는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는 2015년 2월 공인인증서 없이 쉽고 빠르게 송금할 수 있는 간편 송금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불과 6년 만인 4월 현재 누적 가입자 1900만명, 누적 송금액 130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토스는 지난 6일 발표한 실적 공시에서 지난해 매출 3898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30%나 껑충 뛴 놀라운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영업손실은 725억원이지만 전년 대비 37% 줄어든데다 앞으로 더욱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토스 특유의 힘은 바로 회사측의 특별한 복지정책에서도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직원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각도의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이것이 그대로 업무 성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토스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직원들은 헤어컷을 하기 위해 '사내 헤어살롱'을 이용한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헤어살롱 내에 전문 헤어 디자이너분들이 풀타임으로 근무하고 있어 원하는 시간만 예약하면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헤어살롱은 전직원이 언제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예전에는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한 달에 한번은 주말에 시간을 내서 미용실을 방문하고 30분~1시간씩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하곤 했는데 평일에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헤어 컷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토스의 파격은 사내 헤어살롱에 그치지 않는다. 토스는 5개 계열사로 나뉘어진 토스팀 사무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4곳의 커뮤니티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직원들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토스 직원들은 이들 커뮤니티센터에서 커피 사일로 음료 배달 서비스를 비롯해 개인 우편을 포함한 퀵 · 우편 대리 배송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회사로 도착하는 택배·우편 관리 서비스는 물론 마스크 제공, 우산 대여 등 실생활에 유용한 서비스들도 무제한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직원들이 업무 외의 일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도록 제도를 정착시킨 회사측의 세심한 배려가 감지된다.  

사진. 토스
사진. 토스

"힘의 원천은 밥심이 최고죠"

업무 의욕을 높이려면 잘 먹는게 기본이다. 직장인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도 좋은 먹거리와 여유롭고 윤택한 삶을 위한 행복찾기로 귀결된다고 보는 것이 토스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토스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회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루 두끼 식비까지 제공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모든 직원들에게 1인 1법인카드가 제공된다"며 "법인카드로 자유롭게 점심, 저녁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달에 돈 많이 썼는데, 밥값이라도 아껴야지'라는 쓸데없는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토스 직원들이 '최고의 복지' 가운데 하나로 꼽는 커피사일로 서비스. 사진. 토스
토스 직원들이 '최고의 복지' 가운데 하나로 꼽는 커피사일로 서비스. 사진. 토스

아울러 토스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총 3곳의 커피사일로는 직원들로부터 '최고의 복지'로 꼽히고 있다. 카페인부터 디카페인까지 100가지 넘는 음료 메뉴와 15가지 이상의 디저트 메뉴가 언제나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토스 직원들은 일반 직장인들이 출근길에 아메리카노 한 잔 하기 위해 별다방 사이렌 오더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자체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이용하며, 무료 모닝 커피와 함께 기분좋은 하루를 시작한다.

업무 관련 비용 100% 지원

토스 직원이 책이나 사무용품 또는 업무에 필요한 물품구매 시 회사측은 모든 비용을 100% 지원해준다. 특히 안내 데스크에 신청만 하면 빠른 속도로 구매가 이뤄진다.  따라서 비용 결제를 위한 보고서 작성 등 번거로운 절차도 아예 없다.

또한 6개월 이상 재직한 직원들에게 주택 전세·매매 자금을 지원해주며 1억원 한도에서 필요한 만큼 무이자 대출도 지원받을 수 있다. 토스의 한 직원은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요즘같은 때 회사에서 전세 자금까지 지원해주니 집 마련하는데 정말 큰 힘이 된다"면서 "회사의 이같은 배려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으며 더 열심히 일해야 겠다고 스스로 다짐하곤 한다"고 말했다. 

기업가치 1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핀테크 업체 가운데 최초로 유니콘기업이 된 토스의 가파른 성장 비결은 바로 직원들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배려하는 선진 근로 복지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토스는 매출의 83%를 은행, 카드, 보험 등 제휴 금융회사로부터 직접 수취하는 B2B 사업 모델을 확대해 오고 있다. 토스 이용자들은 여러 회사의 금융 상품을 비교해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고, 금융회사는 모바일 채널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9년 8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토스에서 출시한 '내게 맞는 대출 찾기' 서비스다. 11개 1금융권을 포함해 총 29개 금융기관의 신용대출 금리 비교 및 대출심사가 가능하며 4월 현재 누적 대출 실행액은 2조6000억원에 달한다.

간편송금을 시작으로 한 토스의 금융서비스는 현재 약 40여개 서비스로 확대됐다. 계좌, 카드, 신용점수 등 조회 서비스 뿐 아니라 적금과 대출상품 가입과 같은 뱅킹 서비스, 인증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점차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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