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진영 KB금융그룹 브랜드ESG그룹 상무

KB금융의 ESG경영 ... 최고 경영진의 지지로 힘받아

ESG경영 원년맞아 ‘저탄소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사진. KB국민은행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기관 투자자 대상의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국내 4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관련 성적표를 공개했다.

국내외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양 사의 결과에 금융업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성적을 받아든 곳이 바로 ‘KB금융’이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ISS와 KCGS 양쪽에서 모두 최고등급인 1등급(ISS), A+(KCGS)를 받았다.

최근 ESG가 경영 전략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KB금융이 받아든 이같은 성적표는 금융업계 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KB금융의 ESG전략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김진영 KB금융 브랜드ESG그룹 상무는 16일 미디어SR과의 인터뷰에서 “ESG경영의 성과는 눈에 보이는 단기적인 결과 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전략에 반영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할 때 달성된다”며 “ESG위원회를 중심으로 전사적인 역량을 결집해 지속적으로 ESG경영을 확산한 결과가 이같은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최고 경영진이 밀어주는 KB의 ESG

김진영 상무의 말처럼 KB금융은 ESG를 그룹 차원의 중장기 경영전략의 한 축으로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기 보다는 넓고 긴 호흡으로 차근차근 ESG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KB금융그룹의 경영철학이자 원칙이다. 실제로 KB금융은 그룹은 지난해 중장기 경영전략의 한 축으로 ‘ESG 리더십 강화’를 선정하고 2020년 전 계열사가 함께 ‘ESG 이행원칙’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ESG경영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신설한 ‘ESG위원회’는 금융업계의 큰 이목을 끌었다. 사실 아무리 ESG경영 강화를 내세운다 하더라도 이를 힘있게 추진할 동력이 부족하다면 그저 말뿐인 공염불이 될 수 밖에 없다. 김 상무는 이러한 동력이 결국 ‘최고 경영진의 관심’이라고 강조한다.

김진영 상무는 “ESG경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 경영진의 관심이 중요하다”며 “KB는 지난해 3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ESG위원회를 신설하며 ESG를 이사회 차원의 어젠다(Agenda)로 격상,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평가요소다. 매출, 수익, 기업규모 같은 수치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 그런 까닭에 ESG경영을 추구하는 많은 기업들은 ESG요소가 담긴 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이며 ESG경영 의지를 외부에 알리고 있다.

KB금융도 ESG요소를 담은 각종 금융상품을 통해 자사의 ESG경영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흔히 ‘녹색금융’이라고 부르는 친환경 금융상품이 대표적이다.

KB금융 녹색 금융상품의 핵심 키워드는 ‘고객 참여’와 ‘저탄소 사회’로 압축할 수 있다. 환경문제가 한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만큼, 국민이 함께 인식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KB금융의 경영철학이다.

김진영 KB금융그룹 브랜드ESG그룹 상무. 사진. KB금융그룹.
김진영 KB금융그룹 브랜드ESG그룹 상무. 사진. KB금융그룹.

김진영 상무는 “예를 들어 국민은행에서 출시한 ‘KB맑은하늘 패키지’는 고객이 대중교통 이용 등 미세먼지 저감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경우 우대금리와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며 “이처럼 고객이 금융상품으로 친환경 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KB금융은 고객과 임직원이 환경보호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必환경 캠페인’, 고객과 함께 진행한 기부 챌린지를 통해 조성된 기금을 활용한 ‘KB국민의 맑은하늘 숲 조성사업’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저탄소 사회는 금융사들이 강조하는 ESG전략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다. 특히 ‘자금 중개를 통한 산업 육성’이라는 금융업의 특성을 살려 국내외 친환경 사업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김진영 상무는 “KB국민은행은 아시아 최초로 외화 후순위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도 발행했다”며 “녹색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재원은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등 국내 저탄소 녹색 사업을 지원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향후 KB금융그룹은 ESG 상품, 투자 및 대출규모를 50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 상무는 “신재생에너지, 녹색산업 등 친환경 산업과 인프라에 대한 투·융자를 확대하겠다"면서 "고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금융상품 라인업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 관점으로 ESG요소 철저 관리

국내 금융업계는 최근 수년간 각종 사모펀드 사태로 큰 홍역을 치렀다. 일부 금융사들은 이 여파로 금융당국의 제재심과 이에 따른 징계로 부심하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사안은 ESG경영 평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사태로 인한 고객 피해는 ESG 요소 가운데 ‘S(사회)’ 부분을 평가하는 부정적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ESG평가 과정에서 사모펀드 사태를 부정적 요인으로 꼽고 있다.

KB금융은 타 금융지주사와는 달리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되지 않은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곧 ESG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을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은 소비자 리스크관리를 포함한 S요소 강화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소비자 리스크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현재 KB금융그룹은 소비자인 고객의 권익 보호와 함께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규정 수립·소비자 소통채널 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보호 정책 방향 및 제도개선 사항 등의 의결사항도 신속하게 실천에 옮기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진행한 학습멘토링 ‘대학생 봉사단’ 온라인 발대식. 사진. 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진행한 학습멘토링 ‘대학생 봉사단’ 온라인 발대식. 사진. KB국민은행

김진영 상무는 “현재 그룹차원에서 은행, 카드, 손보, 생명, 저축은행 등 계열사들의 소비자보호와 관련한 다양한 사안의 의사결정과 민원의 예방 및 공정한 처리를 위해 ‘금융소비자 보호 협의회’를 주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KB금융그룹은 금융지주사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 2명’을 보유하는 등 여성의 역량강화와 양성평등 문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 상무는 “KB금융은 ‘한국적 한계를 뛰어넘는 편견없는 인재양성’을 모토로 ‘WE(Womans Empowerment) STAR’를 지향하는 여성인재 육성 정책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실상 ESG경영의 원년이 될 올해 KB금융그룹 ESG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저탄소 경제로의 실질적 이행’이다.

기후변화가 글로벌 공통 어젠다로 떠오르면서 금융부분에서도 환경 리스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KB금융그룹은 기후변화 대응전략 고도화를 통한 환경 리스크의 효과적 관리와 친환경 금융상품 투자와 대출도 확대하고 있다.

김진영 상무는 “올 초 환경·사회적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책임 이행을 위한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에 가입하며 객관적 데이터에 기반한 탄소 감축 목표를 설정할 예정”이라며 “이같은 노력은 이행 선언의 수준을 넘어 저탄소 경제로의 실질적 이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KB금융그룹이 정의하는 ESG경영은 전통적 관점의 ‘경영’과 글로벌 트렌드인 ‘ESG’의 가치를 융합해 지속가능한 발전과 장기적 가치 창출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인 ‘KB 그린웨이브(GREEN WAVE)’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7년 대비 25% 감축하고, 현재 약 20조원 규모인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진영 상무는 “환경을 위한 기후 변화 전략 고도화(E), 사회를 위한 책임 경영 내재화(S),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산(G)의 3가지를 큰 틀의 ESG 전략 방향으로 설정했다”며 “탄소배출량 감축 및 에너지 사용 효율화, 미래세대 육성 및 소상공인과의 동반 성장, 건강한 지배구조문화 확산 등의 세부 과제를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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