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CSE 2021 온라인 설명회에서 'LG 롤러블'을 티저 형식으로 공개했다.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가 CSE 2021 온라인 설명회에서 'LG 롤러블'을 티저 형식으로 공개했다. 사진=LG전자 제공

[미디어SR 김다정 기자]‘만년 적자’ 스마트폰 악재를 떼어낸 LG전자가 2분기 도약을 예고,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LG전자는 급변하는 휴대폰 시장에서 사업의 영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 지난 5일 이사회에서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키로 결정했다.

당초 LG전자가 26년 만에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결정하자 현 LG스마트폰 이용자들은 기존 모델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사후지원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질지 불안해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3% 수준이었다.

이는 15세 이상 인구 4470만명이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약 760만명이 LG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다만 삼성전자(65%)나 애플(20%)보다 점유율은 낮지만, LG만을 애용하는 충성고객이 적지 않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LG전자가 모바일 사업 종료 후에도 자사 휴대폰을 사용하는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이전과 동일한 사후 서비스를 지속할 계획을 밝히면서 별다른 잡음없이 사업 종료 수순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LG전자는 “LG 제품을 마지막까지 믿고 구매한 고객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종료하지만, '질서있는 퇴진'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이다.

LG전자는 최근 휴대폰 사업 종료에도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지원 기간을 기존 프리미엄 모델 2년, 일부보급형 모델 1년에서 각 1년씩 추가해 프리미엄 모델 3년, 일부 보급형 모델 2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출시한 LG벨벳과 LG윙의 경우 2023년까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대다수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2년 이내임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 신제품을 구매해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LG전자는 기존 사용자는 물론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사업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센터와 콜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한다.

모든 고객은 사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고객들이 불편함 없이 LG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 및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배터리와 충전기, 전원 케이블, 이어폰 등 LG전자 모바일 제품의 소모품은 사업 종료 이후에도 서비스센터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LG전자는 판매 제품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고 사후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가치를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의 경우 휴대폰 A/S는 제품의 최종 제조일로부터 4년 지원한다. 전국 120여 개 서비스센터를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인 LG 페이도 사업종료 후 최소 3년간 유지키로 했다.

‘선택과 집중’…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대 솔솔

스마트폰 사업 철수와 관련 가장 큰 복병으로 꼽혔던 소비자 불만도 큰 무리없이 마무리 되면서 LG전자 실적 상승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매각에는 실패했지만 사업 철수로 적자 부담을 줄여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긍정적인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창사 이래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 1분기 매출은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종전 최대치인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7월 말 사업이 종료되는 휴대폰 사업은 2분기부터 중단사업손실로 반영됨에 따라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이다.

올해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전후로 추정된다. 키움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을 1조1947억원으로 추산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휴대폰이 중단사업으로 처리될 예정이어서 영업이익 규모가 한층 상향되고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와 함께 이연 수요가 지속돼 가전과 TV 업황은 여전히 우호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는 전장부품(VS)과 로봇 등 신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바탕으로 전 사업부가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이 모두 흑자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VS 사업의 경쟁력을 확대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연관사업을 펼치는 그룹 계열사와 협력을 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기자동차는 위탁생산의 비중이 높아질 예정”이라며 “통합형태의 수주가 주축을 이룬다는 점을 감안하면, LG전자의 VS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매년 7000억~1조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던 MC사업부를 철수하기로 하면서 스마트폰 사업 리스크가 해소된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VS사업부의 턴어라운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용등급 잇따라 1단계 상향…무디스 이어 피치도

모바일 사업을 정리한 LG전자에 대해 신용등급도 잇따라 상향조정되는 분위기다.

피치는 LG전자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1단계 상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LG전자의 신용등급이 상향된 것은 8년 만이다.

피치는 “휴대전화 사업 종료에 따른 운영 안정성 개선 기대와 VS 사업부 흑자전환, 가전 사업에서의 한 자릿수 후반 마진 유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무디스도 지난 2월 7년 만에 LG전자의 신용등급을 1단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무디스의 LG전자 신용등급은 ‘Baa2’,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무디스는 “LG전자의 영업이익이 2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감내 가능한 수준의 설비투자를 고려할 때 차입금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손실을 내고 있는 모바일 사업을 철수할 경우 이익 및 사업 특성의 추가적인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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