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주) 대표이사. 사진. 구혜정 기자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주) 대표이사.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다정 기자]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60% 상승한 ‘따상’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모처럼 상승 흐름을 탔다.

SK바이오사이언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9%대 상승한 12만7000원대의 장중 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상승세에 힘입어 다시 시초가 13만원에 근접한 상태다.

아스트라제네카(AZ)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세계적으로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백신 개발기업이 주목받은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연매출 1000억원을 올리는 자사의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생산을 중단하고 당분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올인’을 선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보다 시급한 백신이 무엇인가 고민했다”며 “질병관리청과의 논의 하에 올해는 코로나 백신에 주력하자는 판단을 내렸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스카이셀플루와 코로나19 백신은 동일한 세포배양 방식이고 생산라인이 똑같기 때문에 백신 생산시설인 안동 L하우스의 생산 역량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CMO) · 위탁개발생산(CDMO)하고 있다. 노바백스 백신은 기술이전을 받아 생산 중이다.

자체적으로도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임상 1상에 머물러 있어 당장은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독감 백신 포기한 ‘통 큰 결정’

업계에서는 이같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격적인 위탁생산사업 확대가 향후 회사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22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백신 제품 매출은 전체 매출의 65.69%(1482억원)를 차지했다. 여기서 스카이셀플루 3가·4가의 매출은 639억원으로, 전체 백신 제품 매출의 43%에 달한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수익성 측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에 올인한 판단이 합리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도 지난 2월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백신시장 규모는 10조~15조원으로, 백신 단일 품목 중 가장 규모가 크다”며 “항체역가 유지 기간 탓에 지속 접종이 필요한 만큼 CMO·CDMO의 사업 지속성과 확대 기회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노바백스 백신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서근희 삼성정권 연구원은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 판매 가격은 미정이지만, 판매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평균 가격인 20달러(약 2만2300원)로 추정하면 8억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계약이 가능하다”며 “노바백스와 이익 배분 50%를 가정하면 2억달러(약 2230억원)의 영업이익 반영을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한 후 여유 생산능력을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활용할 경우 추가 CMO 수주도 가능한 상황이다.

EMA “AZ백신, 혈전과 인과관계 있어”…불확실성 커져

하지만 마냥 핑크빛 미래만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을 두고 잡음이 새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혈관 속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 등의 부작용 발생 위험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어 향후 글로벌 백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는 고령층 이외의 연령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중단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7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시 매우 드물게 혈소판 감소가 일어나는 혈전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은 증상은 주로 접종 후 2주 이내, 60세 미만 여성에게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MA는 여전히 코로나19를 예방하는 전반적인 이점이 부작용의 위험을 능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접종 연령을 따로 규정하지 않고 지속 접종을 권고했다.

하지만 백신과 혈전 생성의 연관성을 인정한 탓에 각국에서 쉽사리 접종 재개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국 정부도 이날 EMA 발표 이후 30세 미만의 아스트라네제카 접종을 중단키로 했다.

국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재개 여부가 오는 주말 결정된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8일 “주말 중 일부 보류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재개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국내외 동향 및 이상반응 발생 현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독감 백신 생산을 포기하면서까지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집중하기로 한만큼 이번 혈전 논란으로 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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