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부터 D램·낸드 가격 상승 전망…반도체부문 ‘5조원대’ 영업이익 기대

반도체 대란으로 스마트폰·가전 생산 차질 빚을라…美·中 패권 경쟁도 변수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미디어SR 김다정 기자]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스마트폰과 가전이라는 ‘양날개’를 달고 훨훨 날았다.

올해 초 미국 텍사스주 한파 영향으로 공장 가동 중단 사태 등을 겪으며 주춤했던 반도체 사업부문의 부진을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부문이 충분히 상쇄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가 공시한 1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 매출은 65조원이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66조9600억원)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치인 8조9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9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5%, 영업이익은 44.2%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불이 옮겨붙은 펜트업(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수요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2분기 반도체 본격 회복 기대…5조원대 영업이익 기대

이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내놓을 다음 성적표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1분기 시장 예상치를 4000억원 가까이 뛰어넘은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2분기에는 영업이익 10조원대를 찍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난 1분기 기대에 못 미쳤던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2분기 전망은 긍정적이다.

1분기에는 3조원대 중반 수준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년 동기 3조9890억원과 비교하면 3890억~6890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연초부터 D램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이뤄졌지만 극자외선(EUV) 등 공정개선 전환으로 인한 비용 증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가동 중단, 원화 강세 기조 지속 등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5조8000억~5조9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서버, PC 및 통신장비 수요 증가로 반도체 고정 가격은 4월부터 상승 전환해 2분기에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 바닥을 확인하고 2분기에는 5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은 올해 연중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반도체 실적으로 끌어내린 파운드리 부문 손실까지 2분기부터 미국 오스틴 공장 재가동과 선단공정 수율 확보 등으로 회복세를 타면 반도체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분기부터는 기습 한파로 가동을 멈췄던 미국 오스틴 공장이 풀가동을 재개하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통 효자’ 반도체 부문이 호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다.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가격도 2분기부터 본격적인 가격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서버용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대비 제품별로 2∼5%가량 상승했다.

PC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다른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보합세를 보였지만, 내달부터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 2분기 D램 가격은 10~15% 가량 인상되면서 당초 전망치(8~13%)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그동안 큰 가격 변동이 없었던 낸드플래시 가격도 2분기부터는 제품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랜드포스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며 “‘2분기 서버용 D램의 경우, 고정거래가격이 1분기보다 약 20% 높아지고 3분기 말까지 높은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현우 연구원은 “PC·서버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메모리 업황 개선으로 D램과 낸드 평균판매가격(ASP)도 오를 것”이라며 “2분기에는 반도체가 실적을 주도하면서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10% 늘어난 10조2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아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 속 대외변수

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불확실한 ‘대외환경’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반도체 대란’이 스마트폰과 가전 생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샤오미가 스마트폰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부족으로 일부 모델 생산 중단을 공식화한 가운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고동진 사장도 지난달 1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도체 부족에 따른 스마트폰 생산 차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당장 이번 분기부터 반도체와 인쇄회로기판(PCB) 같은 핵심 부품 부족으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 생산 차질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분기는 주요 반도체의 공급 차질로 스마트폰 출하 감소가 예상된다”며 “2분기는 1분기와 달리 세트 사업부(IM+CE)의 실적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첨단 반도체 공장 유치를 두고 줄다리기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역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간 반도체 패권다툼이 격화될 경우 양국을 주요 생산기지와 시장으로 삼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난감한 처지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 백악관이 오는 12일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을 초청한 것과 관련, 바이든 미 행정부가 미국 현지 추가 투자 등이 담긴 ‘청구서’를 들이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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