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의 현장 터치] 신영준 플랫포스 대표 “모바일 상품권 혁신 꿈꿔”

국내 유일의 클라우드형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 개발…해외서도 주목

신영준 플랫포스 대표. 사진. 플랫포스.
신영준 플랫포스 대표. 사진. 플랫포스.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성장한 시장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소위 ‘기프티콘’이라고 불리는 모바일 상품권 분야다. 비대면, 언택트 기조가 보편화되면서 특별한 날, 만남 대신 모바일 상품권을 선물로 전송하는 일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모바일 상품권의 흥행은 현금이나 카드 등 실물 결제수단을 직접 손으로 건네기 꺼려지는 시대상황과도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굳이 피부 접촉 없이도 화면 속 바코드를 리더기로 찍으면 바로 결제까지 되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지난해 기준 국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은 무려 5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거의 모든 상품을 ‘모바일 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 바로 모바일상품권의 특이한 ‘유통 구조’다. 사실 일반 소비자들은 흔히 치킨, 케익, 커피 등 각 상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어 각 유통 플랫폼에 입점해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기자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모바일 상품권 유통구조는 전혀 달랐다. 모바일 상품권의 판매권을 갖고 있는 곳은 상품 판매처가 아니라 바로 모바일 상품권을 만드는 제조사였다. 모바일 유통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회사들이 모바일 상품권 업계를 주도해왔다는 얘기다.

이들은 식음료, 생필품 제조사에 모바일 상품권 제작을 제안한 뒤, 이를 만들어 유통한다. 상품 제조사들은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없다보니 모바일 상품권 제조사들의 기준에 맞출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성장세에 비해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 말,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인근에서 만난 신영준 플랫포스 대표는 이처럼 고착화된 모바일 상품권 시장에 일대 혁신을 일으킬 플랫폼을 개발한 주인공이다.

신영준 대표는 “플랫포스는 중소‧중견 기업 및 자영업자들도 쉽게 자사의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어 유통시킬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라며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혁신을 가져올 플랫폼으로 평가받으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혁신기업

플랫포스는 누구나 초기 비용 없이, 손쉽게 자신들의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고, 여러 채널에 쉽게 등록‧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국내 유일의 '클라우드형 모바일 상품권 플랫폼'이다.

요컨대 기존에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고 유통하기 위해서는 소위 ‘대형 모바일 상품권 개발사’를 반드시 거쳐야 했다. 하지만 플랫포스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굳이 대형 회사를 거칠 필요없이 직접 상품권을 개발해 유통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신영준 대표는 “플랫포스 플랫폼에 접속해 간단한 상품 정보와 프로필 사진, 가격만 입력하면 바로 활용이 가능한 상품권을 만들 수 있다”며 “특히 플랫포스와 협업하는 유통채널의 경우에는 상품권 제작 과정에서 바로 해당 채널 상품 리스트에 상품권을 노출시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미 플랫포스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글로벌 IT박람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여했을 당시에는 굴지의 글로벌 유통 커머스 채널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기도 했다.

신 대표는 “현재 플랫포스는 글로벌 모바일 상품권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베이(ebay)와 직접 연동돼있는 회사”라며 “지난해에는 페이스북 기프트카드의 파트너가 되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가 모바일 상품권 시장에서 이처럼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풍부한 업계 지식과 노하우를 우선 꼽을 수 있다.

신영준 대표는 창업 전, 현 SSG의 전신인 ‘신세계몰’에서 근무했다. 그 곳에서 그가 맡은 역할이 바로 모바일 상품권 개발이었다.

신세계몰은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 중하위권에 속하는 쇼핑몰에 불과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성과와 달리 인터넷 쇼핑몰의 영향력이 미미하던 시절이었다. 그가 온라인 쇼핑몰의 영향력 확대 방안을 고민하던 어느날 갑자기 ‘신세계포인트’와 ‘OK캐시백’이 눈에 확 들어왔다. 신 대표는 마땅한 소비처를 찾지 못해 고민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해당 포인트를 활용해 구매 가능한 소액 상품을 하나씩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착안한 것이 바로 모바일 상품권이었다.

신영준 대표는 “이런 과정을 거치며 대기업 위주의 상품권만 다루다보니, 문득 소규모 회사나 자영업자들도 모바일 상품권에 대한 니즈가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신세계를 나와 다른 회사에 몸 담았을 때도 이러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결국 창업이라는 선택을 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플랫포스는 KB차차차와 상품권 서비스 관련 협업을 진행했다. 사진. 플랫포스.
플랫포스는 KB차차차와 상품권 서비스 관련 협업을 진행했다. 사진. 플랫포스.

금융권에서 기회를 잡다

흔히 기업들은 성장을 위해 몇 차례의 기회를 맞이하곤 한다. 그 기회를 살린다면 지속가능한 회사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그 회사의 미래는 불투명해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플랫포스 신대표에게 그같은 기회가 찾아온 시점은 2017년이었다. 당시 네이버가 론칭한 ‘네이버 선물하기’ 서비스에 플랫포스가 두 번째 파트너(첫번째 파트너는 KT기프티쇼)로 낙점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당시 플랫포스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 시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제품) 수준의 시스템을 막 론칭한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플랫포스의 불확실성 보다는 상품 확장성에 주목했다.

신영준 대표는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은 이후 다른 협력관계, 파트너사 확보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며 “이밖에 회사가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유지될 수 있는 추가 투자 기회를 확보하는 계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플랫포스의 안정적 출발을 도왔다면, 금융권에서의 러브콜은 플랫포스의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웰컴저축은행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플랫포스는 KB금융그룹과의 협업으로 성장과 도약의 기회를 거머쥐게 된다. 

실제로 플랫포스는 KB금융그룹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스타터스’를 통해 직간접적 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신 대표는 KB금융의 스타터스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을 꾀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공간, 자금, 회계 등 부수적인 업무 영역을 주로 지원하는 기존 금융그룹의 지원정책과 달리 KB금융은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돕는다는 얘기였다.

신 대표는 “KB금융그룹은 애초부터 ‘협업 가능성’을 기준으로 스타트업을 모집하다보니 스타터스에 선정된 이후, KB금융그룹이 운영하는 실제 사업에 참여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플랫포스는 KB금융그룹이 진행하는 O2O(Online to Offline)사업에 참여했다. KB캐피털이 운영하는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에서 구매가능한 차량용품 상품권을 직접 제작해 공급하기도 했다.

플랫포스와 신영준 대표 입장에서 지난 2020년은 매우 아쉬운 한해였다. 야심차게 준비했던 신사업은 코로나19의 벽에 가로막혀 걸음마 조차 떼지 못했다. 더욱이 해외 기업과의 협업도 올스톱됐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신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백신 공급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밟겠다는 것이 신대표의 구상이다.

신 대표는 “지난해에 준비했던 면세점 및 호텔 상품권 분야 진출과 더불어 상품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는 기존 시장에 없던 금융 상품권 등의 ’특수 업종 모바일 상품권‘ 도입도 추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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