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주가 93만1000원 박스권 붕괴, 증권업계 목표주가 낮춰

매출 80% 발생하는 리니지 IP 이용자 분노... 불매운동, 트럭시위 등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사진. 엔씨소프트

[미디어SR 권혁주 기자] 지난 2월 100만원을 돌파한 엔씨소프트 주가가 29일 종가 기준 83만 4000원으로 급락했다. 1달 동안 굳건히 ‘931(93만1000원)’ 박스권에 머물러오던 주가가 최근 1주일만에 거의 10만원 가량 떨어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SK증권, 신한금융 투자 등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105만원, 110만원으로 기존 120만원 선에서 하향 조정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단을 70만원으로 예측했다.

증권업계는 엔씨소프트 주가에 부정적인 이슈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 △리니지2M의 해외 흥행 부진 △리니지M 불매운동 △트릭스터M 출시 연기 등을 꼽았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는 문제 아니야

리니지M을 비롯한 엔씨소프트의 주요 게임은 모두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게임이다. 게임 제작진이 마련한 게임 속 가상세계에서 이용자들이 살아가는 장르다. 이 가상 세계에서도 부동산·자동차(탈것)·옷의 개념이 있으며, 가상세계 주민들은 남들보다 더 나은 아이템을 원한다.

아무리 확률이 낮아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용자들은 현금 결제를 통해 다른 이용자들보다 더 빠르고 쉽게 비교 우위를 점하고 싶어한다. 이때 결제 판단 기준은 ‘확률’이 아니라 ‘내 옆의 이용자가 얼만큼 결제를 하는지’가 된다.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리니지M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표. 자료. 리니지M 홈페이지.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리니지M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표. 자료. 리니지M 홈페이지.

실제 리니지 M은 게임 내 핵심 확률을 대부분 공개하고 있으며, 일부 전설·영웅급 아이템의 출현 확률은 0.002%, 0.00001%로 매우 낮다. 메이플스토리의 사례처럼 이용자들은 대부분의 미공개 확률 또한 경험을 통해 파악하고 있다. 리니지M 이용자들은 극도로 낮은 확률을 알고 있음에도, 이를 게임 요소로 인정하고 결제해온 셈이다.

한 리니지M 이용자는 “확률과 상관없이 게임 속 사회에서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서는 계속 결제해야 한다”라면서 “확률 공개로 엄청나게 낮은 확률이 드러나도 과금 결정을 하는 데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 IP가 20년 넘게 쌓아온 게임 내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는 한, 이용자들은 계속 게임을 즐기며 과금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출 80% 담당하는 리니지 IP… 수익 모델 한계?

하지만 막강하던 리니지M 생태계가 요즘들어 급속히 와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용자들은 '노 엔씨(NC)' 불매 운동을 벌이며 로스트아크 등 타 게임으로 이탈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배경에는 '문양 롤백' 사태가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27일 리니지M의 주요 과금 요소 중 하나인 문양 시스템에 중간 저장 기능을 추가한 업데이트를 실시했다"면서 "하지만 업데이트 전 고액 과금을 통해 문양을 최종 완성한 이용자들의 반발로 지난 2월 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리는 롤백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 기간에 문양 시스템에 과금한 이용자들에 대한 대처가 미흡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에따라 현재 불매운동, 트럭 시위 등 일부 이용자들이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이용자들. 이미지. '인벤' 갈무리.
엔씨소프트 불매 운동에 참여하는 이용자들. 이미지. '인벤' 갈무리.

일각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수익 모델이 한계에 직면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리니지M의 수익 모델은 ‘고과금 이용자들을 위한 새로운 아이템 및 기능 출시 →일정 시간 경과 후 해당 상품 가격 간접 인하(중과금 유저 친화 정책) → 다시 고과금 유저들을 위한 새로운 아이템 및 기능 출시’의 반복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관련,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과금 시스템을 공개할 때마다, 해당 시스템에 불만을 가진 이용자와 환영하는 이용자들 사이 균형을 맞춰가며 게임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방적인 게임 운영으로 게임 내 재산 가치가 급변하고, 이용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가 반복되면서 리니지M 이용자들의 트럭 시위· 불매 운동 등 단결된 저항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24일 자정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リネージュ2M(리니지2M). 이미지. 엔씨소프트.
24일 자정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リネージュ2M(리니지2M). 이미지. 엔씨소프트.

어느 리니지M 유저는 "최근 엔씨소프트의 미흡한 게임 운영으로 중과금 유저들이 하나 둘 떠나면서 고과금 유저들도 함께 공감하고 분노하고 있다"라면서 "분노가 표출되면서 금전적인 부분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들의 불편·불만을 직접 응대하는 고객소통 창구가 이제는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용자분들의 의견을 청취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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