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로 '1년 임기' 마무리되는 권광석 우리은행장

비교적 선방한 실적과 성과 앞세워 연임가능성 '솔솔'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5대 금융지주의 은행장 인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금융권의 시선이 우리은행 권광석 행장의 연임 여부에 쏠리고 있다.

상당수 관계자들이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가운데, ‘2년’의 임기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이달 초 자회사임원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자 추천에 나선다. 지난해 3월, 1년 임기로 행장에 취임했던 권광석 행장의 임기는 오는 3월 말로 종료된다.

손태승 우리금융회장 포함 총 7명으로 구성된 자추위 위원들이 차기 행장 후보를 결정하면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주총회를 거쳐 3월말께 차기 행장이 결정된다.

은행업계에서는 권광석 현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포용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으로 각종 현안이 산적했던 우리은행을 비교적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권 행장은 취임 이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라임펀드 등 각종 사모펀드 사태로 홍역을 치룬 우리은행의 내부 안정을 도모하며 리더십을 입증했다.

특히 은행권 내에서 선제적으로 사모펀드 사태 관련 피해자 구제 노력을 이어간 부분도 돋보인다. DLF 자율 배상은 물론, 금융당국에서 제안한 라임펀드 사태 분쟁조정안을 적극 수용하며 소비자 보호에도 힘썼다. 최근 라임펀드 관련 제재심에서 손태승 회장의 징계 감경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점도 이러한 권 행장의 노력과 무관하지 않다.

실적은 다소 아쉽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3632억원으로 전년(1조5050억원) 대비 9.5%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사태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로 상당수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하락한 점에 비춰보면 나름 선방했다고도 볼 수 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우리은행.

은행업계 전반의 환경 역시 권광석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경기 불황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대다수 시중은행들은 CEO 연임을 선택해왔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 가운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허인 국민은행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한 바 있다.

특히 현재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 관련 제재심을 받고 있다. 징계 경감이 유력한 상황이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핵심 계열사의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사실 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권 행장이 추진할 수 있는 경영 전략에도 분명 한계가 존재했을 것”이라면서도 “악조건 속에서 보여줬던 디지털 혁신, 같이그룹(VG)제도 도입, 증권 및 IB역량 강화 등의 노력은 분명 임추위의 결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권 행장은 지난해 처음 행장에 부임하면서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으로 ‘1년 임기’를 보장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업계 내부에서도 ‘한번 더 1년 임기’와 통상적인 ‘2년 임기’의 가능성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분위기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향후 1년의 성과에 따라 2년 임기를 추가로 보장해주는 방안이 이미 논의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권 행장의 ‘1년 임기’는 분명 이례적이었다”라며 “그간의 성과가 나쁘지 않은 만큼, 지난해와는 다른 임기가 보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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