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단독 후보에 김정태 현 회장 선임
안정적 조직운영 속, 차기 회장 후보군 리스크 제거는 과제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선택은 예상대로 김정태 현 회장이었다. 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회장이 과연 조직 안정화와 후계자 육성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금융업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24일 회의를 열고 김정태 현 회장을 1년 임기의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선임했다.
회추위는 지난 15일 총 4명의 최종 후보군(김정태 회장‧함영주 부회장‧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을 선정한 후, 후보자들에 대한 심층 면접을 거쳐 1년 임기 연장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단독후보자를 확정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업가 정신, 전문성과 경험 및 글로벌 마인드,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네트워크 및 기타 자질 등에 대한 질의·응답과 심층적인 평가를 통해 개별 후보자들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회추위의 선택은 김정태 현 회장이 연임이었다. 다만 회장의 나이가 만 70세를 넘을 수 없다는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규상 임기는 1년으로 정해졌다. 김 회장의 나이는 올해 만 69세다.
회추위가 이번 차기 회장 선임과정에서 내세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조직안정’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 유력 차기 회장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의 잇단 법률 리스크 등의 문제가 조직의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윤성복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도 “주주와 감독당국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후보자들을 평가했다”며 “그 결과 김정태 현 회장이 그룹의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사실상 예견된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정태 회장의 능력은 이미 수차례 실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에도 하나금융은 당기순이익 2조63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이상 성장세를 이어갔다.
김정태 회장은 조직 융합에도 강점을 보여왔다. 지난 2014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추진과 2015년 통합법인 출범을 이끌어낸 주인공도 바로 김회장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진통도 뒤따랐지만 양사의 물리적‧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데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호평을 받은바 있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가 1년으로 제한됐다는 점에서 큰 폭의 경영전략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유력 차기 회장 후보들의 법률 리스크 해소를 위한 시간을 부여하고 조직 안정화를 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 역시 1년 임기의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된 직후 “무거운 책임감으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 극복과 그룹의 조직 안정화에 헌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음 달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임기가 종료되는 일부 자회사 CEO의 인사를 통한 인적 변화의 가능성도 제기한다.
부행장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박정호 부행장의 하나은행장 부임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만약 이같은 인사가 현실화 될 경우, 지성규 현 하나은행장은 함영주, 이진국 부회장과 함께 지주사의 부회장직을 수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향후 1년 간 차기 후보군의 리스크를 제거하면서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후임자에게 물려주는 것이 김 회장의 당면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