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의 현장 터치] 강귀선 위밋플레이스 대표 "글로벌 커뮤니티 플랫폼 도약이 꿈"

우리은행 ‘디노랩’ 통합 1기 선정돼 서비스 고도화 속도…‘약속의 시작과 끝 함께한다’

강귀선 대표가 서울 성수동 위밋플레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강귀선 대표가 서울 성수동 위밋플레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오늘 어디서 만날까?’

지극히 평범한 이 한마디에 가슴이 설레는 요즘이다. 자유롭게 약속을 잡고, 술 한잔을 기울이며 밤늦게 까지 이야기를 나눴던 평범한 일상이 그리운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그날을 상상해보자. 만나기로 한 사람 모두 이미 마음이 들떠 있을 공산이 크다. 그런 까닭에 장소를 고를 때도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메뉴의 음식점, 모두가 편하게 오고 갈수 있는 위치를 찾기 위해 검색창을 연신 살펴본다.

좀처럼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 경기도 일산과 수원, 서울 은평구와 송파구 등 사는 곳도 제각각이다. 어설프게 중간으로 정했다간 늦은 귀갓길 ‘대중교통 대란’에 다음날 새벽에야 가까스로 집에 도착할 수도 있다.

위밋플레이스는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모바일 서비스 플랫폼이다. 모임원들의 거주지, 교통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모임장소를 찾아준다. 벌써부터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고 있다.

2월 중순 방문한 위밋플레이스 사무실은 그 인기를 짐작케 하듯, 직원들이 모여 아이템 회의가 한창이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우리금융그룹에서 진행하는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의 통합1기 기업으로 최종 선정돼 협업을 위한 준비에도 한창이다.

강귀선 위밋플레이스 대표는 “위밋플레이스는 모임 참석자의 출발 위치를 기점으로 교통 데이터에 기반해 추론, 합리적으로 도달 가능한 최적의 모임 장소를 선별해주는 서비스”라며 “앞으로 ‘약속’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불확실성’에 올인하다

창업에는 언제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누구도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 하지만 창업자는 나름의 확신을 갖고 창업에 임한다. 좋은 아이템, 궁합이 잘 맞는 팀원이 함께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밑자락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감 하나로 소위 데스밸리(Deatg Valley‧초기 스타트업이 자금난 등의 문제로 생존의 위협을 가장 많이 받는 창업 후 3~5년의 시점을 일컫는 말)를 넘기고 성장 드라이브를 달리는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

강귀선 대표는 조금 달랐다. 그는 창업을 결심한 순간에도,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도중에도 불확실성의 늪에서 헤어나지를 못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이러한 불확실성을 즐겼다고 한다. 그 이유가 보통사람의 생각과는 달랐다. 

“사실 전 이 사업으로 돈을 벌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정말 돈을 벌 목적 보다는 평소 관심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창업을 했습니다. 실제로 초창기 위밋플레이스는 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1인 기업’이었어요. 팀원을 모으고, 투자를 받고, 사무실을 차리는 일련의 과정도 생략했습니다. 오로지 이 서비스를 한번 완성시켜보자는 마음 하나로 사업을 시작했죠. 그때를 돌이켜보면 제가 봐도 참 ‘무대뽀’ 정신만 가득 했었네요(웃음).”

그가 ‘장소 선정 플랫폼’을 떠올린 계기도 특이했다. 대학교 재학시절, 자격증 관련 스터디모임을 운영했던 강 대표는 우연히 구성원들의 거주지역을 듣고 깜짝 놀랐다. 경기도 인천, 부천, 일산 등 경기도와 서울 여러 곳에 제각기 살고 있었던 것이다.

매주 주말마다 번잡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각자 스터디 카페가 모여있는 강남으로 왔다는 것을 생각하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강귀선 위밋플레이스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강귀선 위밋플레이스 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그때 강 대표는 문득 ‘다양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공평하고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나 지역을 추천해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수요자 입장에서 서비스 필요성에 접근한 점이 여느 창업자와 달랐던 셈이다. 그후 강대표가 이를 구체화한 것이 바로 ‘위밋플레이스’다.

창업을 결심했지만 그때부터 모든 것이 불확실성의 연속이었다. 일단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해 줄 개발자가 필요했다. 하지만 김 대표 주변에 서비스를 만들어줄 개발자는 단 한사람도 없었다.

무작정 일면식도 없는 개발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사업아이템을 설명하며 함께 해줄 것을 요청했다. 강귀선 대표는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에 들어가 회사가 아닌 개인이 만든 앱을 검색해 밑에 기재된 ‘문의 메일’로 다짜고짜 메일을 보내 동업을 제안했다”며 “놀랍게도 몇몇 분이 회신을 보내왔고 직접 만나 진지한 설명과 설득을 통해 함께 사업을 하기로 했다”면서 미소를 지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후 강 대표는 중소기업벤처부에서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사업의 영역’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저지르고 보자'라는 열정과 배짱만 가득했던 청년 창업가 강귀선 대표는 그 곳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가’로서의 역할을 하나씩 배우고 익혀나가게 된다.

◆미래형 커뮤니티 플랫폼 진화 노린다

위밋플레이스는 한마디로 '장소 추천 서비스'다. 예를 들어 위밋플레이스 플랫폼에 들어가 출발위치를 서울 송파구, 동작구, 은평구, 성동구, 경기도 수원시로 설정하면 시간과 거리를 고려해 2호선 신림역이나 봉천역, 또는 양재역 인근을 추천해준다. 이곳들 모두 대중교통 기준 평균 40~5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강귀선 대표는 “그동안 만나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만나는 방법을 고민하는 서비스는 없었다”며 “거리나 무게 중심으로 중간위치를 찾아줘 공평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추천해준다”고 말했다.

위밋플레이스에 처음 반응을 보인 건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였다. 그들에게 위밋플레이스는 하나의 ‘놀이’였다. 타인과 내가 가장 만나기 좋은 중간 위치는 어디인지 찾아보는 것 자체를 재미로 느낀 것이다.

그런 까닭에 별다른 홍보마케팅 활동도 없이 입소문만으로 성장세를 달리기 시작했다. 2019년 6월 베타서비스 론칭 이후, 단숨에 앱마켓 상위권에 올랐다.

4개월 후인 2019년 10월 정식서비스를 공개하자마자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2020년 올해의 앱’, ‘2020년 오늘의 앱’을 수상하며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현재 누적가입자 50만명, 누적 약속 참여인원 수는 320만명에 달한다”며 “MZ세대를 아우르는 장소 선정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달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위밋플레이스는 서울 성수동 카페골목 인근 공유오피스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우리금융그룹에서 주관하는 스타트업 양성 통합프로그램 ‘디노랩’ 1기로 선정돼 함께하게 된 것이다. 강 대표는 디노랩으로의 합류가 위밋플레이스의 기술적·비즈니스적 성장의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밋플레이스는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운영하는 '디노랩' 1기에 선정돼 성수동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위밋플레이스는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운영하는 '디노랩' 1기에 선정돼 성수동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사진. 구혜정 기자.

강귀선 대표는 말한다. “디노랩에 선정된 후 가장 달라진 점은 임대료 걱정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업무공간을 무료로 지원받다보니 소위 ‘방 뺄 걱정’ 없이 개발에 매진할 수 있죠.

특히 오는 3월 서비스 업데이트를 앞두고 저희 직원들 모두 눈코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디노랩의 다양한 지원 덕에 개발 및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었어요. 추후 플랫폼 내에 결제 서비스 탑재가 필요한 시점이 되면, 우리금융의 페이(Pay) 서비스 관련 협력을 위한 논의도 시작하고자 합니다.”

강귀선 대표가 꿈꾸는 위밋플레이스의 미래 모습은 ‘커뮤니티형 플랫폼’이다. 이를 위해 모임의 구성원들이 위밋플레이스 안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현재 서비스 고도화 뿐 아니라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며 “위밋플레이스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세계인들에게 ‘약속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하는 플랫폼’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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