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추위 숏리스트 '예상 밖 제외'로 행장 연임 확실시

주요 후보의 법률 리스크 지속 시, 차차기 가능성↑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오른쪽).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오른쪽).

[미디어SR 김병주 기자] 차기 회장 인선 문제로 관심의 표적으로 떠오른 하나금융그룹 안팎에서 ‘지성규 역할론’이 부상해 눈길을 끈다.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에서 제외되며 연임을 기정 사실화한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차기 회장 선임 이후에도 상당한 역할을 해내는 키맨으로 주목받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후보들의 법률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유력한 차차기 회장 후보로 지성규 행장이 떠오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회장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가동하고 최종 후보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회추위가 공개한 4인의 최종후보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그리고 외부 인사인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및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의 세부 평가기준에 따른 면밀한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숏리스트가 공개됐을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두 가지 사실에 주목했다. 그동안 4연임에 비판적이었던 김정태 현 회장이 또 다시 후보에 포함됐다는 점, 그리고 유력 후보군 중 한명으로 분류됐던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이름이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 김정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일찌감치 거론됐던 부분이다. 유력 차기 회장 후보였던 함영주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이 나란히 법률 리스크 해소에 실패한 상황에서 마땅한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하나금융 내규 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다는 점은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의 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1년 임기의 연임 후, 내년에 다시 회추위를 가동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오히려 금융업계에서는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이름이 숏리스트에서 빠진 부분에 더 주목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회추위가 선정하는 숏리스트에는 최종 선임 가능성에 관계없이 전현직 은행장이 이름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은행이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데다가, 대다수 지주 회장들이 관례처럼 은행장직을 거쳐왔기 때문이다.

사진. 하나금융.
사진. 하나금융.

하지만 이번 숏리스트에서 지성규 행장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박성호 부행장 이름이 포함되는 이변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박성호 부행장을 더 신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관계자들은 오히려 이번 후보 제외가 지성규 행장의 차차기 행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예상대로 김정태 현 회장이 1년 임기로 재선임 된다는 가정하에. 그 기간 중 지 행장이 하나은행의 안정화와 실적 개선을 이끈다면 차차기 유력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유로 소위 ‘지성규 행장의 역할론’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향후 1년간 순항을 한다면, 1년 임기의 회장 역시 불완전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지주사를 운영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일각에서는 함영주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의 법률 리스크가 1년의 시간 동안 해소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며 “이렇게 될 경우, 하나은행의 성과에 따라 지성규 행장이 차차기 회장의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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