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박 규제 확대 예상...독보적 기술 경쟁력으로 수주 랠리

LNG선. 사진. 삼성중공업
LNG선. 사진. 삼성중공업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조선업계가 1월 선박 수주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올해 실적이 순항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세계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며 조선업황 역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선박 발주량 180만CGT(Compansated Gross Tonage, 표준화물선환산톤수) 중 93만CGT를 수주하면서 발주량의 약 52%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월 약 7만CGT(2척)에 그친 것보다 12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 1월 전체 선박 발주량도 전년(143만CGT) 대비 25.8% 늘어난 가운데 한국은 수주량과 수주액 모두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특히 1월 발주된 대형 컨테이너선(1만2000TEU급 이상) 8척, 대형 LNG운반선(14만㎥ 이상) 2척, 초대형 유조선(VLCC) 2척 등을 모두 수주하며 주력 선종에서 100% 점유율을 보였다.

정확한 수치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인 클락슨리서치의 집게에서도 한국 조선업체들이 절반 이상의 발주량을 차지했다. 한국의 뒤를 이어 중국이 30% 발주량을 기록해 2위에 올랐고, 일본이 16%로 3위를 기록했다.

클락슨리서치는 글로벌 선박발주가 올해 956척에서 내년 1276척, 2023년 1504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엔 올해의 2배인 1841척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 조선업계 올해 수주 '청신호'...10년간 호황 지속된다는 전망도 

조선업황의 전망이 이처럼 긍정적인 것은 최근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의 종식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경기회복의 기대감도 커져서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해상물동량이 지난해 113억톤 대비 5% 포인트 증가한 119억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을 도입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선박 노후화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도 세계 조선업황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일각에선 10년간 지속될 조선업 호황이 시작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IMO(국제해사기구) 규제에 따라 2025년부터는 기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이상 감축하지 않은 배는 운항이 금지된다. 장기적으로 이같은 규제는 점차 확대돼 2030년에는 배출량 감축이 40%, 2050년에는 50~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조선업황에는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지난해 한국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종의 수주 계약을 쓸어 담으면서 중국을 압도한 바 있다.

이른바 ‘조선 빅3’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전 세계에서 발주한 17만4000㎥급 이상의 대형 LNG운반선 21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6척을 모두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1만2000TEU(1TEU는 6m 컨테이너 1개)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 16척 가운데 10척(62.5%)도 한국 조선업계가 계약을 따냈다.

2월 들어서도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LPG(액화석유가스)선과 LNG(액화천연가스)선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10일 창사 이래 처음 건조한 중소형 LNG운반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5일 삼성중공업도 홍콩계 선사에서 최대 1조5000억원 규모 LNG 추진 컨테이너선 10척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그간 삼성중공업은 원유운반선 시장에서 총 22척의 LNG 추진선을 수주하며 압도적인 시장점유율(73%)을 보여 왔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기본적으로 LNG를 추진 연료로 사용하면 기존 연료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저감되는 친환경 선박”이라고 설명하면서 “올해 노후 선박 교체를 중심으로 친환경·고효율 컨테이너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십 솔루션 ‘에스베슬(SVESSEL)’을 통해 운항 최적화로 경제성을 높이는 등 차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선제 개발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독보적인 친환경 선박 기술력,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

이처럼 친환경 선박의 수요 증가는 조선3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LNG선과 컨테이너선 등 부가가치가 높은 선종으로의 수주가 집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SR에 “현재 한국 조선3사가 LNG 운반선 수주에서 거의 독주하다시피 하고 있다”면서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간 낮은 국제유가와 경기둔화로 새 선박이 공급되기 어려운 상황과 함께 선박 노후화도 현재 진행형이었다.

또한 노후화된 선박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도 만족하기 어렵다. 결국 환경규제를 만족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대우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 절차를 진행 중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창서 첫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올해 개선되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라면서 “주력 업종의 시황회복과 잇따른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수익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6일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에 발맞춰 친환경 선박 개발과 생산 설비 구축에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소 및 암모니아 추진 선박 등 친환경 신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미래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부처도 조선업계의 선전과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산업부는 기술개발 지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한국형 야드 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해양수산부도 친환경 선박 분야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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