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반발에도 '기업규제3법' 등 강행..."기업 입장 반영 안돼" 무력감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사진=경총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사진=경총

[미디어SR 정혜원 기자]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상근부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영계가 강하게 반대했음에도 각종 규제 및 노동법 등이 잇달아 국회를 통과하게 된 데 대해 회의와 무력감을 느끼게 된 것이 임기보다 이른 사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5일 경총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김용근 부회장이 최근 사의를 표하신 것으로 안다”면서 “후임 선임과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으며 2월 말 총회에서 정식으로 사임을 발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설 연휴 전 손경식 경총 회장을 포함한 내부 인사들에 사의를 거듭 표명하고, 후임자 논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인 김 부회장은 2018년 상근 부회장으로 선임됐으며 지난해 2월 연임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을 맡았던 송영중 당시 경총 부회장의 후임으로 발탁됐다.

김 부회장은 최근 정기국회가 끝나면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정부와 여당이 이른바 '기업규제 3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을 연이어 통과시킨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를 주위에 피력했다.

경종 관계자는 미디어SR에 “반(反)기업법 입법을 반대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경영계의 입장이 미미하게 반영된 탓에 (김 부회장이) 무력감과 회의감을 토로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 등 주요 경제단체 부회장들과 기업 옥죄기 법안 입법에 적극적으로 반대 활동을 해왔으며, 노조법 통과를 막지 못해 회원사에도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총은 오는 17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김 부회장 후임 문제를 논의한 후 이르면 24일 총회에서 후임자를 선임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 후임으로는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 류기정 경총 전무 등이 거론된다.

다만 재계는 총회 진행 후에도 후임 선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재계에서는 “경영계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관련 법이 줄줄이 통과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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